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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청년 4명중 1명이 백수…‘나홀로 추석’에 빠진 대한민국

혼추·욜로·포미족…결론은 “나를 위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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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주경기자 |  2018.09.24 07:26:22

▲‘라운드키친7’에서 내놓은 추석 상차림세트. (사진=롯데쇼핑 제공)


식품업계에 1인가구를 겨냥한 미니 열풍이 불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명절음식을 간단하게 구성한 ‘한상 차림’과 간편식 세트로 고객잡기에 나섰다. ‘나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뭘까? (CNB=김주경 기자)

식품업계 ‘1인용 세트’ 봇물
‘나홀로 제사 세트’까지 등장
청년실업·비혼족 세태 영향

1인 가구 비중이 520만명에 육박하면서 명절 분위기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1~2인 가구를 공략해 명절 한 상 차림이나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식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1인가구는 요리 해야하는 신선식품보다 가공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지난 여름 폭염으로 인해 과일 등의 수확 부진으로 신선식품 값이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나홀로족들은 가공식품 세트를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추석연휴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매출을 집계할 수 없지만, 지난주까지 판매율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20% 가량 가공식품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동원홈푸드에서 운영하는 신선 가정간편식(HMR) 온라인 쇼핑몰 더반찬이 ‘프리미엄 한상 차림’을 내놨다.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상차림은 각종 과일을 포함해 수제 모둠전·갈비찜·잡채·소고기뭇국·명절나물 등 다양한 명절 음식을 소량으로 담았다.  

백화점·편의점도 1인 가구를 위한 상품으로 고객잡기에 나섰다.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든 생선구이.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에서 만든 ‘한끼밥상’은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스테이크 세트·한우 혼합세트·구이정육세트 등 소포장 세트를 내놓은 데 이어 ‘라운드키친7 상차림세트’는 추석 명절의 대표 요리인 전·나물·갈비·소고기뭇국 등으로 구성해 내놨다. 이 밖에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든 생선구이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반키친 명절한상 세트에 이어 벽제갈비 설렁탕&양곰탕을 내놓은 한편 혼술족을 위한 술방 미니어처 세트도 있다. 문배주·명인안동소주·이강주·감홍로·진도홍주 등 5가지 증류주를 125㎖ 미니어쳐병에 담았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명절용 가정간편식 종류를 늘렸다. 지난해 죽순떡갈비·찹쌀고기단자· 궁중식맥적구이 등을 비롯해 숯향불고기·한우불고기·LA갈비구이 등 양념육 3종을 더한 10종을 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가정간편식 브랜드 원테이블은 명인명촌 화식한우소불고기 등에 이어 연화식 가정간편식 그리팅소프트·더 부드러운 갈비찜 판매에 나섰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심플리쿡은 명절 음식(소고기버섯잡채·모둠전·취나물·도라지나물·고사리나물)을 고르게 담은 한상 차림 세트를 내놨다. 

▲‘추석을 부탁해 도시락’ (사진=GS리테일 제공)


‘혼밥족’을 위한 도시락도 준비되어 있다. 상당 수 편의점은 24시간 문 열다보니 명절음식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GS25는 27일까지 ‘추석을 부탁해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모둠전·불고기·잡채·나물 4종 등 총 9종 명절음식을 담았다.

CU는 ‘집밥은 씨유 국밥 시리즈’ ‘헤이루컵국’ 메뉴 중 선택해 한 끼 식사를 때울 수 했고, 세븐일레븐 PB브랜드 ‘소반’은 ‘꼬막장·연어장’ 등 14종의 반찬을 준비했다. 

11번가도 ‘나홀로 추석먹방’ 코너를 마련했다. 올반키친과 손잡고 내놓은 혼밥 한상차림 세트·송편 DIY 세트가 대표적이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 실업자 수는 34만 명으로 고용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불황의 씁쓸한 풍경

이처럼 1인 상품이 다양해진 이유는 뭘까? 이는 높아진 청년실업률과 무관치않아 보인다.  

지난달 통계청이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실업률이 10%에 달한다. 25~34세 사이 대졸 실업자는 34만명에 이른다. 실업자, 잠재취업가능자, 잠재구직자 등을 포괄한 청년 확장실업률은 무려 23%로 IMF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자인 셈이다.

실질소득(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소득) 감소도 한 몫 했다. 하위 20% 소득은 월 평균 12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만 6천원 줄었다. 최고치였던 2015년 월  평균 148만 7천원에 비하면 무려 21만원 감소했다. 

이처럼 소득이 줄거나 실업 상태에 직면한 20~30대들이 ‘나홀로 명절’을 택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1인용 먹거리 상품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젊은 직장인들도 ‘혼추(나홀로 추석)족’ 대열에 가세했다. ‘비혼족(독신주의)’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데, 이들은 명절 때 친척들 만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직장인 김모 씨(34)는 CNB에 “이번 추석 연휴는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해 혼자 명절음식을 사먹거나 영화관람을 하며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면 호캉스(호텔에서 휴가를 보냄)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혼추족들은 혼밥·혼술·혼여 등 혼자 보내는 시간이 일상화 되다보니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을 불편해한다”며 “더구나 온전히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욜로족·포미족은 이미 트렌드가 된 만큼, 명절에도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제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CNB=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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