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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갈지(之)자 남북경협주, 산으로 가나

평양정상회담 성공에도 무덤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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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8.09.25 06:42:28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남북경협주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남북이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세스에 일부 합의했기 때문에 향후 대북제재 해제 후 남북경협이 재개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평양 옥류관 오찬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남북한 간의 경제교류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대표적인 종목들은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연이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경협과 관련된 종목들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지만, 실제 주가는 갈지(之)자 행보다. 앞으로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CNB=손정호 기자)

남북회담 결과 좋아도 경협주 되레 하락
대북제재 해제 전까진 ‘롤러코스터’ 전망
트럼프 중간선거가 주가방향 분수령 될듯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했다.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영구폐쇄하고 추가적인 비핵화에 나서기로 했다. 

남북한 간의 경제교류도 재개한다.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한 착공식을 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적절한 시점에 재개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북한이 국제사회와 함께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고, 유엔(UN)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면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우리나라 공기업과 대기업 등의 대북사업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의 대표적인 수혜주로는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 건립을 위한 건설, 제철업종을 꼽을 수 있다.

그중 현대건설, 현대로템, 현대제철, 현대엘리베이터 등 범(凡) 현대가(家) 기업들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1998년 소떼를 몰고 방북해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후 현대그룹은 현대아산을 통해 북한과 교류해 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 길에 동행해 북한 내각 부총리를 만났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7대 대북사업 독점권(철도, 전력, 통신, 댐, 백두산 수자원, 통천비행장, 명승지 관광)을 갖고 있다. 2000년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를 통해 7대 사업을 30년 동안 운영할 권리를 5억달러(약 5350억원)에 얻었다. 그동안 개성공단과 금강산 등에 투자한 금액만 2조원에 달한다.

현대아산은 비상장사라서, 현대그룹의 상장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대신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은 북한 경수로와 ‘평양 유경 정주영 체육관’을 건설한 경험이 있다. 현대로템은 철도 전문기업으로 기대를 받고 있고, 현대제철은 철로의 재료인 철강을 생산해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3차 남북정상회담에도 남북경협주들은 무덤덤한 반응이다.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9일 이 종목들의 주가를 살펴보면 현대엘리베이터(-7.05%), 현대건설(-2.4%), 현대로템(-2.27%)은 전일에 비해 오히려 하락했다. 현대제철만 소폭 상승(0.37%)했다. 20일에는 냉온탕을 오갔다. 현대건설(-0.46%)은 떨어졌고, 현대로템(0.66%), 현대제철(0.91%), 현대엘리베이터(1.9%)는 소폭 반등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해당 종목들은 1차 남북정상회담(4월 27일) 이후 상승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5월 24일)하자 급락했다. 이어 2차 남북정상회담(5월 26일) 이후 다시 급등했다. 이후 북미 사이가 교착국면에 빠지면서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반도 정세에 따라 ‘상승→하락→상승’을 반복한 것.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사실상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남북경협주가 무덤덤한 반응이다. 이미 대형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고, 긴 추석연휴 중 악재가 발생할 우려 때문에 매도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을 방문하기 위해 삼지연공항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확실한 한방’ 없으면 안개속 

이렇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남북경협주는 앞으로 어떤 흐름을 보일까.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CNB에 “올해 초에는 남북,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한 남북경협이라는 대형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현재는 이 기대감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긴 추석연휴 동안 어떤 악재가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 자체는 긍정적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북미정상회담이 실제로 열리기 전까지는 호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한반도 비핵화를 실행하고, 이후 대북제재가 해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소한 미국 중간선거(11월 6월) 전까지는 극적인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북제재가 확실히 해제되는 시점까지는 롤러코스터 양상이 지속되고, 이후 경협 확대로 해당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하면 주가도 펀더멘탈에 따라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얘기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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