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기자수첩] 공항 ‘입국장 면세점’ 추진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  

cnbnews 김주경기자 |  2018.09.24 14:28:26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이 개장 200일 만에 누적 여객 1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연간 해외관광객 3천만명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8월 제2터미널에는 면세점을 둘러보는 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입국장 면세점 도입 관련 세부계획이 추석 연휴 이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불편을 덜어주고 내수진작 차원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해외여행 300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민들이 시내나 공항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입국장 면세점을 만들면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그러나 정작 면세점 업계는 시큰둥한 분위기다. 

여행 내내 면세물품 휴대가 불편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면세한도다. 현재 국민 1인당 면세한도는 600달러에 그친다. 매년 25만 쌍의 부부들이 결혼하고 5백만 명이 넘는 해외여행객이 외국에 다녀오면서 명품시계나 명품가방 한 개쯤 구입하는 일은 숱하다. 

실제로 GNP(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도래하면서 면세품 600달러로 제한 한 것은 규제가 너무 지나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아시아권은 일본 20만엔(약 1800달러), 중국 8000위안(약 1165달러)로 면세한도가 우리보다 높다. 미국도 면세한도가 1600달러로 우리보다 높은 편이다. 여기에다 지난 4월부터는 신용카드로 해외에서 600달러 이상 물품을 구매하면 관세청에 통보되는 등 규제가 한층 더 강화돼 여러모로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무리 법을 강화해도 편법은 또 등장할 수밖에 없다. 해외여행객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외화반출 한도 1만 달러인 점을 노리고 해외명품은 외국에서 현금으로 사서 매 들어오고, 카드도 600달러 미만 선에서 나눠 결제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 등 중대형 면세점은 입국장 면세점을 만들기보다 인도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다 해외소비를 탓하지 말고 내수진작을 높이고자 국내 면세점 이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민 불편 해소가 1차적 이유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라리 면세한도를 높여 인도장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정부당국은 입국장 면세점을 중소중견 기업에게 우선 허용하겠다는 입장도 면세점 업계를 설득할 명분을 줄게 만든 요인이다. 실제로 인천공항이나 서울시내에 설치된 중소중견 면세점 상당 수 손실을 견디지 못해 손 뗀데다 중소·중견에게 입국장 면세점을 내준다 해도 해외 브랜드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한계 요인이다.

입국장 면세점은 추진된다 해도 담배·화장품·주류 등 일부품목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일부품목 자체가 마진이 크지 않다보니 임대료조차 부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제주에어 등 항공사가 운영하는 기내 면세점 경쟁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임대료 이득으로 인천공항공사만 남는 장사라는 얘기다. 

유통업계에서는 유독 ‘법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 종종 회자된다. 그만큼 편법이 자주 난무하고 부작용도 크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입국장 면세점은 ‘계륵’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추진해도 늦지 않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