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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대학에 투자하는 기업들, 채용은 블라인드 “왜”

‘학력’ 안보는 게 아니라 ‘대학名’ 안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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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병화기자 |  2018.11.17 08:30:59

수능일인 지난 15일 아침, 서울시내 한 고사장에 수능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삼성(SAMSUNG)’ 마크가 새겨진 패딩 점프를 입은 한 회사원(사진 오른쪽)이 수능생들을 대상으로 기업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대입수능과 채용시즌을 맞아 기업과 대학의 관계가 조명받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이번에 수능을 치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에도 열심이다. 하지만 기업채용은 학력을 따지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왜일까. (CNB=이병화 기자)

기업들, 수능생 대상 이벤트 경쟁 ‘치열’
대학에 건물 지어 기부하고 기업명 알려
블라인드 채용도 더 나은 대졸생 뽑는 수단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르진 시점에 맞춰 수능생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BHC치킨은 수능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고객들에게 영화예매권을 증정했다.

CGV마산점과 울산삼산점은 수능생을 대상으로 오는 21일과 22일 특정 영화에 한해 무료 영화관람 혜택을 제공한다.

KGC인삼공사 배구단은 경기장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롯데시네마는 수능생에게 영화 관람비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수능생을 대상으로 요금할인과 경품을 제공하며 현대백화점의 전국 15개 점포는 영캐주얼 5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해피위크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중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초콜릿, 캔디 등 ‘수능 관련 상품’에 대해 ‘1+1이벤트’ 행사를 실시했다.

기업들이 수능생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대학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들이 학문탐구의 주체가 되어 기업의 경영철학을 배우고 인재양성 목적 때문. 또한 이들은 미래에 주소비층으로 부상하고 기업들은 대학을 한정해 건물을 지어주고 있는 것.

이런 차원에서 기업들은 수능생 뿐 아니라 대학생들을 상대로 치열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벤트 참여와 각종 대학행사 후원 등 일반적인 마케팅 차원을 넘어 아예 대학건물명을 사명으로 사용하는 기업들도 많다.

SK경영관(서울대), 연세삼성학술정보관(연세대), CJ식품안전관(고려대), 정몽구미래자동차센터(한양대), 이화신세계관(이화여대), 호암관(성균관대), 금호아시아나 바오로경영관(서강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대부분 해당기업이 대학에 건물을 지어 기부하고 건물명을 사명으로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업들은 대학건물에 사명을 붙여 하나의 홍보와 인재양성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이뿐만 아니다. 최근들어 대기업과 대학 간 연구 협력도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대학·연구기관과의 오픈이노베이션 체계를 구축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협업을 통한 혁신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 체계로 2025년까지 38종의 친환경차(전기차 14종, 수소차 2종)를 생산하는 ‘차량전동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시범운영하고 2030년까지 완전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와 수소에너지에 대한 대학과의 기술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도 대기업-대학 간 연구 협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지난달 31일 대기업-대학 간 연구 협력과 관련된 의견 수렴을 위해 대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대학과 기업의 공동연구 추진, 자체 R&D 중 기초연구 비중 확대, 기업 내 또는 외부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 발굴·지원, 관련 해외 기업 및 대학과의 협력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 정부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의거, 산학융합지구를 전국적으로 조성한 상태다. 산학융합지구란 기업의 수요에 따라 교육과 연구·개발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대학과 연구소를 집적하기 위한 곳이다. 최근 송도국제도시에 항공산업 육성에 따른 항공산업 인프라의 생산과 항공연구 교육시설의 조성을 위해 인천산학융합지구가 들어선다는 발표도 있었다.

‘대졸생’ 선호현상은 안 바뀐다?

이처럼 기업들이 대학과 대학생, 예비대학생(수능생)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인재채용은 학력 등과는 상관없는 직무중심 전형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국책은행·공기업들이 학력·외모·성별 등을 걷어낸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면서 민간기업들도 이런 추세에 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스펙을 초월해 직무 수행에 적합한 능력만을 평가해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인 ‘스팩태클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지원자에게 프로젝트 과제를 제시해 해결책을 심사하는 방식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전 계열사의 서류전형 심사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CNB에 “스팩태클 전형의 경우 지원자의 이름과 연락처만 명시될 뿐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심사하지 않는다”며 “지원자에게 제시한 프로젝트 과제에 대해 지원자가 제출한 해결책으로만 서류와 면접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의 블라인드 채용 전형인 '롯데 스펙태클'을 주제로 한 영상.(사진=연합)

 

CJ그룹도 올해 하반기 공채부터 AI 서류전형 평가툴을 도입해 직무 역량 중심의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 처음 도입된 ‘리스펙트 전형’(스펙을 입사지원서에 기재하지 않는 전형)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취지로 AI 면접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일부 신입사원에 대해 블라인드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사고와 행동의 기준인 ‘4F’(Fair, Friendly, Fresh, Fun) 중의 ‘Fair(타당성)’를 바탕으로 학벌·나이 등을 배제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경영컨설턴트인 정세현 인하대 겸임교수(경영학)는 CNB에 “기업이 대학에 엄청 공들 들이면서도 인재채용은 블라인드 방식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얼핏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지만 대학별로 차등을 두고 뽑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 대졸 취업자를 선호하는 현상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CNB=이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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