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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그나마 애경그룹뿐? ‘아시아나 인수전’ 극심한 눈치작전 “왜”

‘시간과의 싸움’ 급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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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9.06.08 08:04:06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이 누구 품에 안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 한화, 신세계, CJ그룹 등 기존 인수 후보자들이 이를 부인한 가운데, 애경그룹이 부상하고 있다. 애경은 제주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누구 품에 안길까. 누가 이 회사를 인수하든간에 국내 항공업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물류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들은 모두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이유가 뭘까. (CNB=손정호 기자)

인수후보들, 현재는 한결같이 ‘손사레’
회계 불투명해 실사해봐야 윤곽 나와
자금력 약한 애경, 그나마 의중 비춰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면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의하면 애경그룹은 삼성증권과 함께 인수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인수합병(M&A)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가격과 조건 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는 것.

AK홀딩스(애경그룹 지주사) 관계자는 CNB에 “제주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보니 동종업계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K홀딩스의 1분기 공시자료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화학(애경유화, 애경화학), 생활용품(애경산업), 항공운송(제주항공), 백화점(AK에스앤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항공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30%(작년 기준)를 차지한다. 애경으로서는 ‘항공’이 핵심사업인 셈이다.

애경은 불과 6년만에 항공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경험도 있다. 제주항공은 2005년 설립됐다. 2010년까지 당기순손실을 보이다가 201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작년에는 매출 1조2566억원, 영업이익 1023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이 아시아나를 손에 넣으면 항공사업 규모가 크게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제주항공은 여객기 40대를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70대와 화물기 13대 등 83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 계열사인 에어부산(25대), 에어서울(7대)까지 포함하면 모두 105대를 갖고 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를 손에 넣게 되면 145대의 비행기를 운영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인수자금이 부족하다는 것. AK홀딩스는 1분기 연결 기준 유동자산이 1조3833억원 정도다. 이중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3550억원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추산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하지 않는다면, AK홀딩스가 갖고 있는 유동자산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CNB에 “현재로서는 자금 문제 때문에 애경이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재무적 투자자(FI)와 함께 추진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을 설립 6년 만에 흑자구조로 바꿔놓은 경험을 갖고 있다. 항공부문이 그룹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등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금성 자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와 부채 등에 비해 적어,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인수하는 방안 등이 금융투자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애경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애경은 항공 경험 풍부, 10대그룹은 실탄 풍부

한편 그동안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됐던 기업들은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은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SK수펙스추구협의회(그룹 내 최고의사 결정기구)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한 이후 꾸준히 후보로 꼽혔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160억원을 투자하고 항공엔진 제조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을 보유하고 있어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세계그룹은 면세점 사업, CJ그룹은 CJ대한통운의 물류사업과의 상관성이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아시아나 인수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처럼 인수전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뭘까.

우선 시간이 충분하다. 속으로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이 있더라도, 공식적으로 이런 계획을 외부에 알리기는 이른 시점일 수 있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딧스위스증권은 오는 7월 잠재적 인수후보자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하고, 8월까지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를 거쳐서 오는 9~10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때서야 실제 후보자들의 윤곽이 나오게 된다.

이는 매각 주체인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지분 33.47%)의 희망 일정이다. 실사가 길어지면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 매각자 측은 올해 안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입장이지만, 연내를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불투명해 매물로서 가치가 낮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아시아나의 총 부채는 수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월 작년 당기순손실이 104억원이라고 발표했다가 3월에 1050억원이라고 정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과정에서 삼일회계법인은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의견’이라는 감사의견을 내놨다. 회계장부 부실 등으로 적정의견을 낼 증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부채가 계속 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부채비율이 작년 별도 기준 815%(부채 6조1680억원, 자본 756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44%(각각 8조6471억원, 7561억원)로 올랐다. 연결 기준으로는 작년 649%(7조979억원, 1조931억원)에서 1분기 895%(9조7031억원, 1조841억원)로 상승했다.

원화 약세와 국제유가 상승도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비행기 도입, 원유 수입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 흐름은 국내 항공사에는 환차손(환율변동에 따른 손해)을 유발하게 된다. 국제유가는 작년 말에 비해 아직 고점인데, 이는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CNB에 “아시아나항공은 누가 인수해도 흑자구조의 경쟁력을 갖추게 하려면 추가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누가 나설지를 점치기 힘들다. 대기업은 자금 여력이 있고, 애경은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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