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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뒤로 간 역사…단독보도 그후

새로 거듭날 ‘경찰역사관’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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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9.06.20 09:42:31

(CNB=도기천 편집국장)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일부 지역 경찰역사관 문제점을 지적한 CNB 단독보도 후 해당 역사관이 대대적인 개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지난 7일 보도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 기사가 퍼날라졌고 몇몇 유력 언론이 후속취재에 나서는 등 여론이 들끓었다. 해당지역 경찰은 신속하게 실태를 파악해 역사관을 임시폐쇄조치 했으며, 현재 전시 내용과 자료 등을 리뉴얼 하고 있다고 한다.

우선 이례적으로 신속한 조치를 취해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한다.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여러 절차와 과정이 필요했을 것임에도 과감한 결단을 내려준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또 취재 과정에서 상부의 예산지원 없이 단위 경찰서 자체적으로 해당 역사관을 운영해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경찰행정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경찰공무원들이 시간을 쪼개어 역사관을 관리해왔으며, 부족한 예산은 자체경비로 충당했다고 한다.

이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역사관을 운영해온 데는 시민들에게 친숙한 경찰, 다가서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실제로 역사관에는 ‘경찰 근무복 체험관’·‘과학수사 체험관’ 등 어린이들이 경찰업무에 대해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코너가 여럿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부 전시물이 역사평가와 인권교육에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사를 통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최초 경찰기관인 경무국이 1919년 4월에 창립되었음에도 이에 관한 기록과 사료가 전시되어 있지 않은 반면 1920년대 울릉경찰서 일제경찰들의 사진은 버젓이 전시돼 있는 점을 꼬집었다.

또 방패, 헬멧 등으로 무장한 전투경찰들이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는 모습, 교수형 당하는 죄수의 그림 등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우리는 이곳이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의 견학 방문지라는 점에 주목했다. 어릴 때 잘못 주입된 역사관·가치관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전시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주의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경찰 역사에도 기록해주길 바란다. <영화 1987>의 이한열 피격 장면.

 

민주주의와 인권, 역사바로세우기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4.19혁명에서 5.18광주항쟁, 6.10시민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는 수많은 젊은 피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운동과 민주화의 역사가 촛불혁명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지금의 경찰은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있다. 사람을 잡아가두고 고문하고 빨갱이라는 주홍글씨를 칠했다.

 

부끄러운 역사는 반성할 때 회복된다. 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새단장해 문을 열 ‘경찰역사관’은 달력에 표시된 국가기념일 정신에 충실하는 데서부터 답을 찾길 바란다.

4월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이다. 대한민국 경찰의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된 것임을 기록, 전시해 주기 바란다.

5월18일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진압 명령을 거부하다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해 8년 뒤 후유증으로 숨진 고 안병하 치안감을 기억하고, 기록하길 바란다.

6월10일은 6월항쟁 기념일이다. 경찰이 민주주의를 탄압했던 장면 대신 집회 참가자들을 보호하는 모습을 역사관에 담았으면 좋겠다.

경찰역사관은 경찰의 자부심이고 상징이다. 다시 태어날 역사관은 어린이·청소년들이 ‘경찰아저씨들은 늘 우리를 지켜준다’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공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CNB=도기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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