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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자율주행’ 시대 열리나? 현대차그룹 제휴한 ‘앱티브’ 들여다보니

2022년 상용화…완성차 산업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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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9.10.01 14:06:10

앱티브의 자율주행 차량이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 중이다.(사진=앱티브)

현대차그룹이 세계 3위권 자율주행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 기업 ‘앱티브’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 합작회사 설립에 약 2조4000억원의 거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과연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은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현대차-앱티브의 전략을 짚어봤다. (CNB=정의식 기자)

‘추격자’에서 ‘선도자’ 되려는 현대차
레벨 4·5 완전자율주행 출시가 ‘관건’
실전에 강한 앱티브, 경쟁자 따돌릴까


지난 23일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앱티브(Aptiv) 사와 함께 약 40억달러(약 4조7천800억원) 가치의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회사를 합작 설립한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합작 계획의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현금 16억 달러(약 1조9100억원)와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약 4800억원) 가치를 포함한 총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 규모를 출자하고,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이르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합작법인에 출자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왼쪽)과 앱티브 케빈 클락 CEO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을 체결했다.(사진=현대자동차그룹)

양측은 총 40억 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을 각각 50%씩 갖게 된다. 이사회 동수 구성 등 양측은 공동경영 체계를 갖추되 최고경영자(CEO)는 칼 이아그네마 현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 사장이 맡는다. 합작법인의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두며, 2020년까지 최종 설립을 마무리한다.

합작법인의 목표는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공급이다. 양측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와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웨이모·GM크루즈와 자율주행 선두 다툼

현대차가 거금을 베팅한 앱티브는 어떤 회사일까.

앱티브의 전신은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 ‘델파이 오토모티브(Delphi Automotive)’다. 1994년 GM(제너럴모터스)의 계열사로 출발했지만 2000년 GM과 분리됐으며, 2017년 12월 차량용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전문 기업 ‘앱티브’와 파워트레인 및 애프터마켓 전문회사 ‘델파이 테크놀러지스 PLC’로 분사됐다. 앱티브는 2018년 기준 15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의 실적을 냈으며, 시가총액은 27조4000억원 규모다. 업계 수위의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셈이다.

그렇다면 앱티브의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시장조사회사 내비건트리서치가 집계한 ‘자율주행차 경쟁력 비교표’에 따르면, 앱티브는 최상위 기술력을 보유한 ‘선도자(Leaders)’ 그룹에 웨이모(Waymo), GM, 포드, 다임러-보쉬, 폴크스바겐그룹, BMW-인텔-FCA 등과 함께 포함돼 있다. 이 중에서도 앱티브는 순수자율주행 기술 측면에서 웨이모, GM-크루즈 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두 3강’ 기업으로 평가된다.

 

자율주행차 경쟁력 비교표.(자료=내비건트리서치)

자율주행 기술 3강 중에서도 1위로 꼽히는 웨이모는 구글(알파벳)의 자회사다. 2009년 설립된 구글 X-lab의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에서 시작돼 2012년 5월 미국 최초로 자율주행차 테스트 라이선스를 부여받았으며, 2016년 분사된 후 자율주행차를 일반인 가족에게 공짜로 빌려주는 ‘얼리 라이더(Early Rider)’ 프로그램을 미국 애리조나 지역에서 시행 중이다. 가장 큰 경쟁력은 미국내 6개 주 25개 도시에서 9년간이나 자율주행 테스트 드라이브를 시행한 결과 무려 800만 마일 이상의 방대한 자율주행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2위 GM 크루즈 역시 웨이모 다음으로 많은 테스트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다. 2013년 스타트업으로 설립한 이래 2015년 캘리포니아 교통국으로부터 자율주행차 테스트 승인을 받았으며, 2016년 약 10억달러 이상의 금액으로 GM에 매각된 이후 2018년 5월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2.5억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2018년 1월 핸들과 페달이 없는 볼트EV 기반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크루즈AV를 공개하고 200대를 생산했다.

 

앱티브의 라스베이거스 로보택시 서비스.(사진=앱티브)

3위 앱티브는 자동차부품 분야의 강자답게 하드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회사로 평가된다. 여기에다 2015년 텔레매틱스기업 콘트롤텍 인수, 2017년 커넥티드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무비멘토 인수, 2017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뉴토노미 인수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강화했다.

 

이미 2015년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3400마일을 자율주행기술로 횡단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2016년 8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행하기 시작했으며, 2018년 5월부터 30대의 자율주행차로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도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앱티브의 자율주행차는 복잡한 교통환경, 열악한 기후, 불안정한 지형 등 특수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여러 업체가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비가 내리는 날에 운행한 업체는 앱티브가 유일했던 것이 좋은 사례다.

‘중위권’ 현대차, 앱티브 인수로 급상승

한편, 위 비교표에서 현대차는 2순위 그룹인 ‘경쟁자(Contenders)’에서도 말석에 위치해 있는 상황이다. 선도자 그룹 추월은커녕 추격조차 쉽지 않은 구도다. 현대차가 앱티브와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합작을 통해 현대차는 토요타, 볼보-오토리브-에릭슨-제뉴이티, 바이두-BAIC, 재규어랜드로바, 르노-닛산 등이 포함된 2순위 경쟁자 그룹을 벗어나 선두 3강의 일원으로 경쟁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가 앱티브 제휴를 통해 빠른 속도로 글로벌 최상위의 자율주행 생태계를 갖출 수 있다면, 앱티브 역시 내연기관차·수소차·전기차 등 다양한 자동차 개발·제조 역량과 세계 5위의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이 매력적이다.

 

자율주행차 기술발전 단계.(사진=앱티브)

양사의 당면 목표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 가능한 레벨4~5(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차 조기 출시다. 사람이 주행환경을 모니터해야하는 반자율주행 단계인 레벨0~3단계 기술인 차선이탈경보장치, 크루즈컨트롤, 테슬라 오토파일럿 등과 달리 레벨 4~5단계는 사람의 컨트롤이 거의 필요없고 시스템이 모든 주행을 담당하는 ‘완전자동화’ 단계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합작사는 과연 계획대로 2022년까지 레벨 4~5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꿈의 자율주행차’를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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