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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호황 맞은 조선 ‘빅3’, ‘카타르 대박’ 낼까

‘LNG 100척’에 걸린 한국조선업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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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9.10.21 16:06:00

현대중공업이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건조, 인도한 차세대 LNG선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호.(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조선업계의 관심이 아라비아 반도의 에너지강국 ‘카타르’에 쏠리고 있다. LNG 생산량 1위인 이 나라가 글로벌 조선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LNG 운반선 최대 100대의 발주를 연내에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국내 조선업계 ‘빅3’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수주 달성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중국 조선사들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아 최종 결과는 연말에 가서야 드러날 전망이다.(CNB=정의식 기자)

LNG운반선·추진선 잇달아 수주 성공
중국·일본 제치고 한국 조선사 ‘독식’
카타르 물량 100척, 수주 가능성 높아
강력한 글로벌 환경규제, 재도약 ‘기회’


불황에 허덕이던 한국 조선업이 ‘LNG(액화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LNG 운반선은 물론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 연료추진선 분야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일본의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덕분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조선해양 계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달 포스코로부터 수주한 18만톤급 LNG 연료추진 벌크선 2척을 건조 중이며, 현대제철에서도 LNG 연료추진 벌크선 2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달 그리스 선사 캐피털마린타임과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해 15억달러 규모의 LNG 연료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4척을 수주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만 12척의 LNG 연료추진선을 이미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그리스 마란가스에 인도한 LNG운반선.(사진=연합뉴스)

삼성중공업도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선사인 MISC로부터 17만4000㎥급 LNG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오세아니아지역 선사로부터 아프라막스급(11만3000DWT) LNG 추진 원유운반선 10척을 7513억원에 수주했고, 9월에는 러시아 국영조선소 즈베즈다와 쇄빙 LNG 운반선 설계 계약을 따내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대우조선도 최근 미주지역 선주가 발주한 17만4000㎥급 초대형 LNG 운반선 2척, 4465억원 상당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대우조선이 올해 수주한 LNG 운반선은 총 9척이 됐다.

이처럼 국내 조선사들이 LNG 운반선 및 연료추진선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건 관련 건조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와 일본의 이마바리조선, JMU(Japan Marine United Corporation), 가와사키중공업, 미쓰비시중공업 등 4개사, 중국의 중국선박공업(CSSC) 산하 후동중화조선,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 등 2개사 만이 LNG 운반선 건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기술력이 부족하고, 일본은 단가 경쟁력이 약해 지난 2018년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76척 중 66척을 한국 조선사들이 독식했으며, 올해 1월~9월 발주된 36척 중에서도 28척이 한국 몫이었다.

꿈의 ‘100척 수주’ 목전에…

특히 올해들어 국내 조선업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은 카타르다. 세계 최대의 LNG 생산국인 카타르가 연말까지 초대형 LNG 운반선을 최대 100척가량 신규 발주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발주처는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으로, 이미 지난 6월 40척을 발주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물론 중국, 일본 조선사들이 견적서를 제출했다. 향후 4년 동안 연간 10척씩 인도하는 조건이다.

카타르페트롤리엄 측은 1차 물량 40척의 건조 현황을 검토한 후 추가 물량 40척, 노후화로 인한 교체 물량 20척 등을 포함해 최대 100척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1척 당 가격이 약 2200억원이어서, 100척을 모두 수주할 경우 총 수주액은 약 20조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알리 빈 아흐메드 알 쿠와리 카타르 통상산업부 장관과 '제5차 한-카타르 고위급 전략협의회'를 진행하고 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 사업의 성사를 위해 한국은 지난 7월 이낙연 국무총리가 카타르 현지를 방문해 압둘라 빈 하마드 알 싸니 부국왕과 압둘라 빈 나세르 빈 칼리파 알 싸니 총리를 만났으며, 지난 13일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현지에서 ‘제5차 한·카타르 고위급 전략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특별한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연내에 한국 기업의 카타르 발주 성공 소식이 들려올 전망이다. 이미 해외 몇몇 언론은 한국기업의 수주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2004~2007년 카타르가 발주한 1차 LNG 운반선 53척을 싹쓸이한 전례가 있고, 이번에 카타르페트롤리엄이 요구하는 건조방식이 국내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멤브레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LNG 운반선 건조방식은 LNG를 적재하는 화물창의 구조에 따라 ‘모스’와 ‘멤브레인’으로 구분되는데, 모스는 선체에 공 모양의 화물창 여러 개를 실어놓은 방식이며, 멤브레인은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구조다. 멤브레인 방식은 선체 크기에 관계없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어 최근 이 분야의 대세가 됐다.

다만 일본 조선사들이 해운업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수주에 나선 상황인데 비해 국내 조선사들이 해운사들과 별다른 협력방안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규제, 국내 조선사 ‘반사이익’

여기에 더해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초강력 환경규제 ‘IMO 2020’을 발효할 계획인 것도 국내 조선업계의 호재로 지목된다.

IMO 2020은 선박용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유율을 현행 3.5%에서 0.5% 미만으로 낮추는 규제다. 이 규제에 저촉되는 선박은 174개 IMO 회원국의 항구 입항이 불허된다. 현재 선박용 연료유로 주로 사용되는 벙커 연료의 경우 평균 황함량이 2.5% 수준이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친환경 규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운업계는 IMO 2020 준수를 위해 ▲스크러버(Scrubber, 배출가스정화시스템)을 설치하고 고유황 연료유(HSFO)를 계속 사용하거나 ▲해양경유(MGO) 또는 ▲황함량 0.5% 미만의 초저유황 연료유(VLSFO) ▲LNG 등을 선박 연료로 사용해야 한다.

스크러버 장착비용과 저유황유의 높은 가격 등을 감안하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LNG 연료 추진선이라는 것이 국내 조선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이 처음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 연료추진선(오른쪽)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LNG 벙커링 선박(왼쪽)으로부터 LNG를 공급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 글로벌 조선·해운업계는 주요 선박들을 LNG 추진선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LNG 추진선 발주량은 2017년 40억달러로 전체 발주량 대비 7.6%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160억달러(17.5%)로, 2025년엔 1085억달러(60.3%)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고유황유를 사용하지 않거나 LNG 등 이중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발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이 분야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76%에 달한다”며 “2025년 이후의 규제까지 고려하면 이중연료나 LNG를 사용하는 선박의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며 가장 큰 수혜국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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