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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신동빈의 롯데號, ‘한일 통합경영 시대’ 연다

‘호텔롯데’ 상장의 두 가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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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9.11.06 09:30:05

최근 롯데리츠가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금융위가 지주사 체제 완성의 9부능선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을 승인하면서 롯데그룹의 숙원인 ‘한·일 통합경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남은 관문은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신동빈 회장의 꿈은 언제쯤 현실이 될 수 있을까. (CNB=도기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 지배구조 완성은 호텔롯데 상장
日영향 줄이고 ‘신동빈 원탑체제’ 구축
걸림돌 대부분 해소돼 상장에 ‘청신호’
실적부진은 극복해야할 또 다른 과제


“일본계 기업들의 지분 비율을 줄이겠다.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겠다”

신격호 창업주가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출항한 롯데호(號)가 반세기 만에 물길을 바꾸는 순간이었다. 2015년 8월 1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놓은 쇄신안은 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까지만 해도 롯데는 순환출자가 가장 심한 기업 중 하나였고, 일본 자본의 영향력이 커 롯데하면 일본이 연상됐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때부터 롯데의 시즌2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후 롯데는 기대 이상으로 약속을 지켰다.

2017년 10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 등 유통·식품 부문 42개 계열사를 분할합병하는 형태로 롯데지주를 창립해 ‘뉴롯데’를 출범시켰으며, 이후 롯데지주에 나머지 계열사들을 편입시켜 수만 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이제 시즌3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는 한일통합경영 시대를 의미한다. 현재 롯데그룹은 한국과 일본을 양대축으로 하는 과도기 상태인데 일본쪽 지배력을 줄여서 명실공이 신 회장 중심의 통합체제를 이루겠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의 상장(기업공개)이 필수적이다.

롯데는 ‘오너일가-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롯데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격이자 일본 롯데와의 연결고리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한일 통합경영의 물꼬를 트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전경. (사진=롯데호텔 제공)
 

신동빈의 도전 어디까지?

문제는 일본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 일본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 지분 100%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주주이므로 현재는 일본롯데가 호텔롯데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국내 일반주주의 지분율이 높이고 일본 자본의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이렇게 되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일본 기업’ 논란은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상장 환경은 과거에 비해 우호적이다. 롯데그룹은 2016년부터 상장을 추진했는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경영권 분쟁, 면세점 특혜 의혹 등에 휘말려 중단됐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걸림돌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신 회장은 경영비리와 뇌물공여(국정농단 사건) 혐의로 수년간 재판을 받아왔는데, 지난달 16일 대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비록 무죄는 아니지만, 구속을 피하게 되어 그룹 경영에는 별다른 차질이 없게 됐다는 점에서 호텔롯데 상장 또한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신 회장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된 상태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 무려 다섯 번이나 신 회장 해임안을 상정했지만 모두 완패로 끝났다.


법률상 요건이 갖춰진 점도 고무적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 외 일반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등이 보유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시장에 내놨고, 최근 성공적으로 매각이 성사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일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새주인이 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과 JKL파트너스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안건을 승인했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는 롯데가 완전한 지주사 체제가 된 뒤에 가능한 일이라는 점에서 상장 추진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리츠가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롯데그룹의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자신감이 한층 커진 상태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롯데리츠의 신규상장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롯데쇼핑의 부동산투자 자회사인 롯데리츠가 코스피 시장에 안착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롯데리츠는 지난달 초 실시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공모 리츠 사상 최고인 63.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30%)까지 뛰어오르는 등 진기록을 세웠다.

롯데리츠의 시가총액은 1조989억원(4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6개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중 최대 규모다. 이는 롯데리츠 보다 5~6배 가량 덩치가 더 큰 호텔롯데의 상장에도 청신호가 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조만간 기업공개(IPO)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내년초 기업설명회(IR)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인 실무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최근 롯데리츠 상장 행사에 참석해 “호텔롯데 상장을 빨리 추진한다는 기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여러 가지 경제상황을 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CNB포토뱅크))

 

종착역은 ‘한·일 통합경영’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롯데지주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호텔롯데가 한국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지분을 11.1% 갖고 있지만, 신 회장 측은 호텔롯데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호텔롯데 지분을 매입해 롯데지주에 편입시키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현재 롯데쇼핑 지분 38.80%를 가진 것을 비롯해, 롯데글로벌로지스(44.59%), 롯데칠성음료(24.94%), 롯데케미칼(23.24%), 롯데제과(48.42%) 등 주력 계열사에 대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한 상태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1.7%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계열사와 가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42.6%에 이른다. ‘신 회장-롯데지주-국내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거의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롯데지주가 호텔롯데와 합병하게 되면 한·일 롯데의 중심이 되는 거대 지주회사가 탄생하게 되고, 신 회장은 이 지주회사를 통해 한일 통합경영을 실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는 건 아니다.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면세점 분야가 고전하고 있는 점은 기업공개 시장에서 몸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롯데면세점 2분기 영업이익은 7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3%나 감소했다. 지난해 인천공항면세점 제1여객터미널 3개 매장 사업권을 반납한 후 절반 정도 차지했던 시장 점유율도 40%선으로 하락했다.

관세청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취소할 지 여부를 심사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관세청은 신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문을 검토한 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특허가 취소되면 호텔롯데 가치 또한 하락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NB에 “기업가치를 얼마나 제대로 인정받느냐가 기업공개의 핵심인 만큼, 관세청 심사 결과가 나온 후에 본격적인 상장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미 과거 한차례 상장이 추진됐었다는 점에서 주관사 선정, IR 등의 절차가 의외로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상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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