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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화문 교보문고의 스노우볼과 똘레랑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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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9.12.12 12:11:38

교보문고 광화문점 핫트랙스의 스노우볼 (사진=손정호 기자)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의 국내출판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를 하고 있다. 문학을 사랑하고 종종 소설과 시를 쓰기도 하는지라, 이를 즐기고 취재하고 핫트랙스로 향했다. 음악이 흐르는 곳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색색의 알전구를 단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서 가족의 사랑에 대해 생각했고, 잊고 있던 사랑에 대해 희망을 가져보았다.

인상적인 것은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있던 스노우볼이다. 눈사람과 싼타가 있는 마차에 초록빛깔의 불이 들어오고, 하얀색 눈이 내리면서 은은한 정취를 풍겼다. 스노우볼 안의 세상은 작고 밝다. 성냥팔이 소녀의 소원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아기 예수님이 태어날 때 빛나던 별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누군가 사랑을 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주기에 좋은 스노우볼, 그런 이미지들이 쌓여서 스노우볼이라는 단어의 외형을 만들었을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에.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우리는 불우이웃을 돕자는 말을 많이 한다. 인간 세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왕정을 거쳐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실험을 거쳤다. 보다 많은 자유와 평등,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인간 고유의 추구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희생을 치렀다.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큰 행복을 누리는 것이라고 본다.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역사로부터도 우리는 많은 오류들을 발견한다. 비교우위를 통한 보다 이상적인 시스템의 정립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동양철학을 공부한 친한 교수님이 ‘똘레랑스’에 대한 책을 선물로 주셨다. 똘레랑스는 프랑스어로 다름에 대한 관용이다. 영국은 명예혁명을 통해 왕가가 의회에 권한을 스스로 내줬지만, 왕가를 처형한 프랑스는 보다 시끄러운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한 개념이 똘레랑스라고 이해한다. 이것은 1, 2차 세계대전을 거친 유럽 지식인들이 자신들이 만들어온 세계에 대해 반성하는 과정에서 형체를 정립해온 개념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우리에게도 똘레랑스가 필요하다.

최근 북한은 독자적인 노선에 대해 언급하며, 금강산 내의 남한 시설을 철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경제협력을 통한 새로운 평화 모색은 지정학적 특성상 인류의 오래된 실험의 끄트머리이자 새로운 시대를 여는 키워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이 결코 한순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친한 친구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얼굴을 보면 다시 가까워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듯이 이 트랙도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시간 속에서 스노우볼과 똘레랑스를 생각해보자. 그게 내가 올해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타임의 시공간이고,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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