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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읽기] ‘빵’이 아니라 ‘행복’을 보라

‘국민총생산(GNP)’ 보다 ‘국민총행복(GNH)’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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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구병두기자 |  2019.12.26 08:56:25

민생은 팽개치고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에만 혈안이 된 탐욕스러운 정치지도자들 때문에 안타깝게도 국민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날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OECD 사무총장 앵겔 구리아(Angel Guria)에 따르면 웰빙, 삶의 질, 평등과 지속가능성 등 삶의 여러 측면을 감안하는 지표들이 필요하다는 국제적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 국가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국민총생산(GNP; gross national product)은 상승하지만 행복지수는 떨어진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혁명(Jasmin Revolution)’이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격렬한 대정부 시위는 이집트, 리비아, 바레인, 요르단, 시리아까지 번져나갔다.

주목할 것은 이 국가들의 국민총생산이 증가하고 있었음에도 시위가 번졌다는 점이다. 이집트에서는 2005∼2010년 사이에 국민총생산 지수가 33퍼센트나 증가했고, 튀니지도 동기간에 경제성장이 높게 나타났으나 국민들의 복지가 아랍의 봄에 이르는 몇 년 동안에 급격히 하락한 것이 원인이 됐다.

이 시기에 두 나라에서는 스스로 삶에 만족한다는 사람들의 숫자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국민총생산이 증가된 만큼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기에 부(富)의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생겨난 것이다.

중국과 칠레의 경우도 비슷하다. 지난 20년 동안 GNP는 2배 증가했지만 장기적인 행복수준은 정체되었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부유한 국가와 개인은 그렇지 못한 국가와 개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행복하지만 경제가 번영하는 시기에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국민총생산이 증가한다고 해도 그 증가분이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고 나라가 부유해지더라도 새로 창출된 부의 대부분은 상위 10퍼센트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행복지수는 더 낮아진다는 것이다.

 

OECD 국가중 행복지수 1위는 덴마크이고 우리나라는 최하위 수준이다. 이런 현실이다보니 기업의 오너가 직접 나서 직원들에게 행복을 독려 하기도 한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성남시 한 음식점에서 분당지역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번개모임 형식의  행복토크를 갖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웰빙은 신뢰에서 비롯”

위 사례들과 달리 덴마크는 ‘행복도 조사’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통과 고난을 줄이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자는 국가의 보조금을 받고, 아픈 사람은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이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행복과 건강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행복은 우리의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건강한 사람이 계속 건강하게 살아나가도록 도와준다.

정부와 정치인들을 신뢰하는 국민이 많을수록 그 나라의 전반적인 웰빙수준도 높아진다. 덴마크에는 부패가 거의 없고, 이는 덴마크 사람들로 하여금 정치시스템을 신뢰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하여 더 행복하다고 한다.

또한 그들은 그 누구라도 정치적 신념이나 종교적 신념, 혈통, 성별 혹은 성적 취향 때문에 자유를 박탈당하지 않는다. 누구나 부모의 소득과 상관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성별과 상관없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유롭게 여행하며,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권리들이 모두 합쳐져서 덴마크를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덴마크인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자유시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과 소득 그리고 일과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능력은 그들을 행복조사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여러 이유 가운데 일부로 꼽을 수 있다. 덴마크인의 연간 휴가기간도 다른 나라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길다. 그들의 느긋한 일상이 행복수준을 높여주는 게 아닌가싶다.

우리 정부당국과 정치인들은 덴마크가 왜 세계 행복차트에서 항상 정상을 차지하는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하여 국민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사회복지모델을 개발하여야할 것이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당국과 정치인들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야할 것이다. 국민총생산도 증대시켜야 하지만 국민총행복(GNH; gross national happiness)도 중요하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 구병두(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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