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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우리 경쟁사는 구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디지털 혁신

핀테크 넘어 ‘금융·테크융복합’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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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9.12.27 10:05:10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연합뉴스)

올 한해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새해에도 과감한 혁신 드라이브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10월 그는 “미래에는 KB의 경쟁상대가 알리바바나 구글이 될 수 있다”는 말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엔 중국 최대의 민영보험사 ‘핑안’을 찾아 테크금융을 벤치마킹했다. 새해에 윤 회장은 또 어떤 도전에 나설까. (CNB=정의식 기자)

디지털 혁신 시즌2는 ‘금융·테크융복합’
‘핑안’서 본 미래… 테크기업들과 협업
‘10-10클럽’ 등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


올해 초 신년사에서 윤 회장은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초격차를 만들 방법론으로 ‘디지털 혁신’과 ‘인수합병(M&A)’, ‘해외시장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후 1년 동안 이어진 그의 행보는 3가지 방법론에 집중됐다. 연일 조직과 사업의 혁신 방안이 제안, 실천됐고, 동남아와 유럽, 북미를 넘나들며 연일 IR(기업설명회)를 열었고, 현지 시장 진출도 늘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단연 ‘디지털 혁신’ 분야에서 일어났다. 이미 지난해부터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전면적으로 선포하고, 조직과 영업방식, 플랫폼, 서비스 등 모든 부문에서의 디지털화를 추진한 KB금융은 올해도 여러 테크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선보였다.

 

10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론칭 행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등 참석자들이 론칭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최성호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사진=연합뉴스) 

지난 11월 KB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출시한 알뜰폰서비스 ‘리브엠(Liiv M)’이 대표적인 사례다. 리브엠을 통해 KB국민은행은 금융그룹 최초로 통신업에 진출한 기업이 됐다. 리브엠은 단순하고 저렴한 요금제와 함께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금융위로부터 혁신서비스로 지정돼 최대 4년간 해당 사업에 대한 독점권을 획득했다.

이외에도 KB금융은 올 초 NHN엔터테인먼트와 플랫폼 협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생활서비스 컨텐츠 강화를 추진 중이다. 4월에는 네이버와 인공지능(AI)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 AI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혁신금융 추진목표 102% 달성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는 것도 디지털 혁신 전략의 일환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운영 중인 금융권 최초 스타트업 금융지원 프로그램 ‘핀테크랩’의 명칭을 ‘KB이노베이션허브’로 바꾸고, 그룹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을 지속하고 있다. 12월 기준 KB이노베이션허브는 기술 스타트업 24개사에 276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성과는 이미 나오고 있다. ‘10-10클럽’이라 불리는 기업이 이미 두 곳으로 늘어난 것. ‘10-10클럽’은 KB금융 계열사로부터 10건 이상의 제휴와 1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달성한 스타트업에 수여하는 명예 호칭으로, 지난 5월 보안 전문 스타트업 ‘플라이하이’가 선정된 데 이어 12월엔 머신러닝 기반의 기업 데이터 분석 및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애자일소다’가 두 번째 ‘10-10클럽’ 회원이 됐다.

 

11월 13일 여의도 The-K타워에서 열린 ‘2019 HUB Day’에서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이혜민 핀다 대표, 정부석 EYL 대표, 최현길 메인라인 대표, Saeed Amidi PNP CEO가 함께 미래 유니콘 기업 출정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KB금융그룹)

KB이노베이션허브는 플라이하이와 애자일소다가 연구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고, KB금융 계열사와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연결해줬으며, 다양한 투자 유치도 주선했다. 윤 회장의 바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B이노베이션허브를 통해 해외 진출까지 성장시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KB금융은 다양한 혁신금융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혁신기업 금융 지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취업박람회 ‘KB굿잡’ 개최, 자영업자 창업 활성화를 위한 KB소호컨설팅센터 12곳 개소, 혁신기업 지원을 위한 7000억원 펀드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KB금융은 지난달 29일 ‘제3차 KB혁신금융협의회 회의’를 열고 “올해 혁신금융 추진 목표가 10월말 기준 102% 초과 달성됐다”고 밝혔다. KB혁신금융협의회는 윤 회장을 의장으로, 허인 KB국민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과 임원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혁신금융 추진의 컨트롤타워다.

“변하지 않으면 무서운 결과 초래”

이처럼 KB금융이 디지털 혁신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윤 회장에 따르면 이는 “패러다임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윤 회장은 지난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수다마루에서 진행된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기술 혁신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방심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KB의 경쟁자가 어디냐”는 직원의 질문에 윤 회장은 “미래에는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IT기업이 KB의 경쟁자일 수도 있다”며 “현재의 환경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더 디지털·IT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29일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수다마루에서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진행 중인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2020년 새해에도 윤 회장의 디지털 혁신 행보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윤 회장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심천을 찾아 핑안그룹을 방문했다.

중국 최대의 민영 보험사인 핑안그룹은 산하 11개의 기술 자회사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차량 수리비 견적을 평균 3분내에 뽑아내는 ‘초고속 현장 조사시스템’를 선보였으며, 2015년 내놓은 ‘핑안굿닥터’는 이미 3억명이 쓰고 있는 세계 최대의 원격진료 플랫폼이다.

윤 회장이 핑안그룹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에서 테크(기술)기업으로 변화하는 핑안의 모습을 살피고, 그 토대인 기술 변화 생태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면서 “윤 회장이 매우 디테일하게 변화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KB금융의 미래가 핑안과 유사한 ‘금융·테크 융복합기업’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쉬운 건 디지털 혁신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생명 등)와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올해는 다소 밀린 감이 있다는 것. 3분기 기준 KB금융의 누적 순이익은 2조7771억원으로 신한금융의 2조8960억원에 다소 못미친다.

윤 회장으로선 아쉬운 결과다. 2017년 KB금융지주 회장 중 최초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당시 KB금융이 9년 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순이익 1위를 차지했던 성과이기 때문이다. KB금융은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2017~2018년에는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등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운 게 1위 자리로 올라서는 동력이 됐는데, 올해는 디지털 전략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한 것 같다”며 “현재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아는데, 성공할 경우 리딩뱅크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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