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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식품업계, ‘십말이초’에 공들이는 까닭은?

겨울방학 시즌 절정…저마다 이유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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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0.01.27 07:26:51

올 겨울에도 식음료업계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외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안팎으로 친기업 문화를 조성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학생들은 도전의식 함양과 새로운 지식 습득, 적성 탐색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농구장 및 인근 계단에서 KT&G 대학생봉사단 '상상발룬티어'가 벽화봉사를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KT&G)

 

식음료업계가 앞다퉈 십말이초(10대 후반~20대 초반) 청년 세대를 대상으로 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체험형, 봉사형, 교육형 등 형태가 다양하다. 겨울방학을 맞아 절정에 이르고 있다. 기업들이 이들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뭘까. (CNB=전제형 기자)

체험·봉사·교육…‘기업-청년’ 한몸
다양한 경험, 인생 전환점 되기도
바늘구멍 취업 현실…씁쓸한 면도


현재 식음료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청년 대상 프로모션은 크게 체험형과 봉사형, 교육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체험형’에 주력하는 기업은 KT&G, 대상 등이다.

KT&G ‘상상Univ.(상상유니브)’는 전국 14개 지역 주요 거점도시에 연간 1000개 이상의 상상클래스를 원데이 클래스, 3주 미니 클래스, 5주 정규 클래스 형태로 개설하고 있다. 각각의 클래스는 15~25명 사이의 인원으로 구성되며 대학생들이 시간적 여유가 많은 학기 초와 방학 중심으로 상시 모집한다.

상상클래스는 크게 컬쳐(Culture)와 아트(Art)로 구분된다. 상상컬처학부에서는 바리스타, 캘리그라피, 쿠키, 베이커리, 바텐더, 플로리스트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클래스를, 상상아트학부에서는 댄스, 보컬, 난타, 연극, 랩, 마술, 뮤지컬 등 실력을 배양하고 공연을 통해 결과물을 선보이는 클래스를 운영한다.

KT&G 상상발룬티어 12기의 벽화봉사 활동 '만수동에 상상을 입히다'(위)와 대상그룹 주최 '제2회 E.T. Film Festival' 시상식에서 참가 소감에 대한 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이니코니(Innie-Konnie)'팀(아래). (사진=KT&G, 대상그룹)

 

대상은 2018년부터 한국과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이 문화와 음식을 주제로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E.T. Film Festival(E.T. 필름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이 ‘푸드 영화제’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문화적 충돌 없이 교류하고 자신들의 열정과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사전 오리엔테이션 교육 △실시간 화상회의 환경 조성 △왕복 항공료 △현지 체류비 등을 지원한다.

최근 열린 제2회 E.T. 필름 페스티벌에선 많은 업무에 시달리던 대학생이 한국과 베트남의 음식을 통해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이야기를 드라마 형식으로 담아낸 ‘폴리크롬(Polychrome)’ 팀의 ‘Have You Eaten’ 작품이 대상을 수상했다.

 

bhc치킨 해바라기 봉사단 3기 단원이 시각장애인 마라톤 대회서 가이드 러너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위)과 대학로 일대에서 환경정화활동을 진행 중인 스타벅스 청년인재의 봉사활동 장면(아래). (사진=bhc치킨,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다음으로 ‘봉사형’ 프로그램은 bhc치킨,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bhc치킨은 2017년 하반기부터 ‘해바라기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bhc와 사회공헌활동(CSR)을 결합한 ‘BSR’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대학생들이 직접 봉사프로그램을 기획해 우리 사회 속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 봉사단원들은 주기적인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직접 봉사활동 계획을 세우며 회사는 이들의 활동소요비, 물품 구입비 등을 전액 지원한다.

현재까지 △어르신 대상 스마트폰 교육 봉사활동 진행(1기) △호국보훈의 달 맞이 국립대전현충원 환경정화 활동 진행(2기) △시각장애인 마라톤 대회에서의 가이드 러너 참여(3기) 등을 통해 수료를 마쳤고, 이달부터 4기가 자체 기획안을 바탕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15년부터 NGO 파트너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청년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대학생들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돕고 있다. 스타벅스 청년인재들은 그동안 사회복지기관 방문, 멘토링 활동, 친환경 캠페인 등을 펼쳐왔다.

세부적으로 △대학로 일대 등지역사회 환경정화활동과 벽화그리기 △지역사회에 책꽂이 등 직접 제작한 ‘DIY(Do-It-Yourself)’ 기부 △독거노인 방문 △지역아동센터 아동 대상 멘토링 활동 등을 아우르고 있다.

 

대부도에서 진행된 워크샵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농심 '펀스터즈' 12기(위)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창업허브에서 개최된 '제4회 하이트진로 청년창업리그 파이널 대회'에 참가, 상패·상금을 수상한  참가자들(아래). (사진=농심, 하이트진로)

 

멘토링에 ‘역멘토링’까지…형태 다양

‘교육형’은 마케팅, 홍보, 창업 등 대학생들이 사회 진출·적응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각종 기법들을 재능기부 형태로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다. 농심과 하이트진로를 꼽을 수 있다.

농심은 2008년부터 재미있는 마케팅 미션을 수행하는 ‘농심 펀스터즈(Funsters)’를 운영하고 있다. 펀스터즈는 20대 대학생의 시선으로 농심 브랜드를 즐겁게 알린다는 컨셉을 기반으로 활동이 진행된다.

펀스터즈는 현재까지 △보육원 봉사, 사내 이벤트 등 오프라인 활동(1~4기) △바이럴 콘텐츠 제작 미션이 더해진 온·오프라인 활동(5~8기) △영상, SNS 활용 등이 강화된 온·오프라인 활동(9~10기) △영상·디자인 부문 별도 선발, 틱톡 활용 홍보, FUN 요소가 부각된 온·오프라인 활동(11~12기) 등을 통해 프로그램 개선 및 발전을 도모해왔다.

특히 농심 마케팅 담당 직원과의 소통에선 농심 제품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활용한 브랜딩 작업, 직무 관련 이야기를 듣는 등 직접적인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펀스터즈는 20대 동향과 트렌드 등을 현업 부서에 알리고 이에 대한 역멘토링을 진행한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소개된 적 있는 농심 ‘라면귀걸이’는 펀스터즈의 아이디어 제안을 통해 제품 제작과 판매가 이뤄졌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부터 청년들의 도전 의식을 높이고 청년 창업을 육성하는 취지의 ‘청년창업리그’를 열며 청년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대면 심사를 통과한 본선진출팀을 대상으로 창업 준비를 위한 멘토링, 자료 작성 및 투자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방법 등 총7회에 걸친 교육을 진행한다.

가장 최근인 ‘제4회 청년창업리그’에선 생태계 교란어종을 활용한 기능성 반려동물용 식품을 개발한 ‘밸리스’팀이 대상을 수상하며 2000만원 상당 창업지원금을 획득했다.

 

농심 '펀스터즈'의 아이디어 제안을 통해 제품 제작과 판매가 이뤄진 '라면 귀걸이'. (사진=농심)

 

‘경험쌓기’ 혹은 ‘스펙쌓기’

이처럼 식음료업계가 '십말이초' 청년들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은 △미래 주역인 대학생에게 다양한 경험 부여(KT&G) △세계 각국 청년들과의 교류 기회 제공(대상) △봉사프로그램을 통한 청년 리더 양성(bhc치킨) △장수기업 이미지에서 탈피해 회사 브랜드를 젊고 재미있게 만들기 위함(농심) 등 저마다 다양한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종착점은 소비자와 친근한 기업이 되고자 함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대학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KT&G 상상유니브의 상상클래스 가운데 베이커리, 마술 클래스를 중복으로 수강한 익명의 참여자는 “평소 도전해보고 싶었던 분야를 상상유니브 클래스에 참여하며 경험해볼 수 있었다”며 “이번을 계기로 다른 분야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bhc의 해바라기 봉사단 3기 최우수단원으로 선정된 이혜선씨는 “직접 (봉사활동) 기획부터 모든 일들에 참여하게 되니 조원들과도 정이 들어 끝날 때는 아쉬웠다”며 “앞으로도 사회공헌활동에 계속 관심 가지겠다”고 밝혔다.

농심 펀스터즈 12기 최우수 활동자로 선정된 임소영씨 역시 “즐겁고 재미있는 활동이라 지난 5개월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며 “실무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좋은 친구들을 사귀며 다양한 활동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취업을 앞두고 ‘스펙 쌓기’의 한 방편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명 식품회사의 대외활동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유모(27)씨는 “참여자 가운데는 한 가지 대외활동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문어발식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경우 팀 활동에 차질이 생기거나 활동 내용이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식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취업이 어려운 사회 현실 때문에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에도 지원자가 넘치고 있다”며 “지금보다 취업이 수월해진다면 앞으로 준비가 잘된 활동은 살아남고, 부족한 곳들은 자연스레 도태될 것”이라고 밝혔다.

(CNB=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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