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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현대차 연합군 vs 테슬라…정면승부 치닫나

전기차 전국시대…정의선發 ‘배터리 동맹’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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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7.13 09:28:42

하반기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인 외국 브랜드 전기차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테슬라 모델Y,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 푸조 뉴 푸조 e-208, 벤츠 더 뉴 EQC 400 4MATIC.(사진=각사)

테슬라 모델3의 국내 보급대수가 빠르게 늘더니 최근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도 신형 전기차를 출시해 바야흐로 국내에서 전기차 백가쟁명이 시작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위시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외산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시장 잠식에 맞서기 위해 다양한 신형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지만, 당장 하반기에는 이렇다할 대응 모델이 부재한 상황. 이에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제조 3사와 ‘배터리 동맹’을 결성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3위를 노린다는 전략이다.(CNB=정의식 기자)

테슬라, ‘모델3’ 상반기 ‘돌풍’
국내 4사, ‘배터리 동맹’ 맞불
아우디·벤츠·포르쉐까지 가세
현대차·테슬라 전면전 초읽기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의 니로EV와 쏘울EV, 쉐보레의 볼트EV 등이 주를 이루던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앞세운 ‘테슬라’가 빠른 속도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보급량은 2015년 2907대에서 2017년 1만3826대, 2019년 4만6966대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8만 4000여대로 예상된다.

 

테슬라 모델3.(사진=테슬라)

두드러진 건 수입 전기차 브랜드의 빠른 성장세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신차등록 사용연료별 대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판매된 순수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27.0% 상승한 2만2080대다. 이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 테슬라 모델3로 무려 6839대가 판매됐다.

반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상반기에 4139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46.2%나 감소했고, 기아차 니로EV도 같은 기간 2072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7.6%나 줄었다. 한국GM의 볼트EV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5% 줄어든 1285대 판매에 그쳤다. 테슬라의 위세에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맥을 못추는 모습이다.

아우디·벤츠·푸조·포르쉐… ‘줄줄이 출시’

문제는 하반기에 수입 전기차 브랜드의 공세가 한층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난 1일 아우디는 첫 전기SUV ‘e-트론 55 콰트로’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95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7㎞이며, 모터 2개 합산 최고 출력 360마력과 최대 토크 57.2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SUV 차량이다. 배터리가 차량 중앙에 낮게 배치돼 안정성이 우수하며, 실제 거울대신 카메라로 주변을 살피는 ‘버추얼 사이드 미러’를 양산차 중에서 최초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1억1700만원대.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사진=아우디코리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도 지난달 30일 전기차 ‘더 뉴 EQC 400 4MATIC 프리미엄’ 모델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EQC는 벤츠의 전기차 관련 브랜드인 EQ의 순수 전기차다. 가격대가 955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약 8470만원에 구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브랜드 푸조도 순수 전기차 ‘뉴 푸조 e-208’과 ‘뉴 푸조 e-2008 SUV’의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50 kWh 배터리를 탑재했고, 최고 출력 136마력이다. 1회 완충시 환경부 기준 주행거리가 뉴 e-208은 244㎞, 뉴 e-2008 SUV는 237㎞이며, 급속 충전시 완충 시간은 30분이다. 가격은 4100만∼4900만원 사이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포르쉐코리아가 고급형 스포츠카 ‘타이칸 4S’를 연말 출시할 예정이며, 또, BMW는 전기차 세단 ‘i4’와 전기차 SUV ‘iX3’를, 폭스바겐은 전기차 ‘ID.3’를 내년에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도 보급형 SUV ‘모델Y’를 국내 시장에 연내 출시해 모델3로 확보한 우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중국, 독일에 이어 국내에 공장을 건설해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산 차세대 전기차, 내년 이후 출사표

이처럼 거센 외산 전기차 브랜드의 파상공세에 맞설 국내 기업들의 신형 전기차 모델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현대차 NE(이하 코드명), 기아차 CV, 제네시스 JW 등과 쌍용차 E100 등이다.

우선, NE는 현대차 투싼급의 콤팩트SUV로, 차체 크기는 투싼보다 크고 싼타페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e-GMP를 채택한 덕분에 엔진룸이 없이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추게 되며, 외형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전기차 콘셉트카 ‘45’의 디자인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전기차 콘셉트카 '45'.(사진=현대차)

CV는 기아차가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이매진’ 콘셉트를 바탕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CV 역시 콤팩트SUV로, 20분 이내 배터리 재충전 가능, 주행거리 483km 등의 제원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E100은 쌍용차가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차 콘셉트 ‘e-SIV’를 바탕으로 제작될 일명 ‘전기차 코란도’다. LG화학이 만든 61.5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최고출력 188마력 모터를 탑재하고 1회 충전시 약 420km를 주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모델들의 출시 예정 시기는 모두 내년 이후다. 올 하반기까지는 외산 전기차들과 맞설 뚜렷한 대응 모델이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은 외국 브랜드들의 주도권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4대그룹, 연합전선 구축할까

이런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최근 한달 사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모두 만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들과 만난 것은 각 그룹에 속한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강자들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배터리 3사와의 협력으로 안정적 배터리 공급 체계를 확보해 ▲현대차 2025년까지 전기차 56만대 판매 및 글로벌 3위 달성 ▲기아차 2026년 전기차 50만대 판매 등의 목표를 노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회동으로 3사는 현대차와 긴밀한 ‘배터리 동맹’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LG화학은 가장 오래된 협력사로, 현대차 코나 전기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e-GMP 플랫폼 기반 전기차의 2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두 회사가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지난달 22일 만난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은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참석한 경제인들. (오른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스위스로 수출한 수소트럭에도 SK 배터리를 납품했다. 또, e-GMP에도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만난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을 공유하고,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의 경우 아직 현대기아차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만간 납품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5월 13일 정 부회장은 배터리 3사 총수 중 첫 번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삼성SDI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전기차용 전지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 개발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 배터리 3사 동맹이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제패를 노리고 있지만, 테슬라를 위시한 해외 전기차 브랜드 역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어 바야흐로 정면대결 국면이 다가온 시점”이라며 “과거 아이폰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됐던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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