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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켠 기업미술관①] 김환기·박수근·이중섭, 거장이 한 자리에…‘포스코미술관’

작년부터 공 들인 전시, 이제서야 막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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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08.06 09:53:42

포스코미술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닫았던 문을 다시 열었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 거장들을 한 데 모은 전시 ‘텡 븨인 들녘’을 7월 27일부터 9월 22일까지 연다. 이후에는 포항으로 무대를 옮겨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선명규 기자)

오래도 움츠러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장기 휴업 상태에 빠졌던 기업 미술관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역사 깊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포스코미술관이 지난달 말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다. 문을 걸어 잠근 시간이 길었던 만큼이나 잔뜩 벼르고 나왔다. 진귀한 고미술품, 거장들의 희귀작 등을 망라해 선보이고 있다. CNB가 침잠의 시기를 보내고 기지개를 켠 기업 미술관들을 찾았다. 첫째는 4개월 만에 개문한 포스코미술관이다. (CNB=선명규 기자)

거인들의 발자취 따라가다 보면
작품세계의 흐름도 덩달아 읽혀
전부 개인소장품이라 더욱 진귀



‘김환기(1913-1974),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

적이 놀랍다. 따로 있어도 육중한 이름값들이 한 데 모여 무게감을 더한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미술관에서 지난달 27일 시작한 ‘텡 븨인 들녘’전은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이들을 한 곳에 소환한 전시다. 한국 미술사에 선연한 족적을 남긴 세 예술가의 작품세계를 정확히 짚는다. 탄생한지 100년도 넘은 세 거장의 역사에 점점이 남은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므로, 작품사(史)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전시 구성은 친절하다. 구상에서 추상으로 넘어가는 김환기의 흐름처럼, 발자취를 시간 순으로 따라가며 보여준다. 세월이 가면서 미묘하게 달라지는 화풍을 순차적으로 엿볼 수 있어 완상하기에 수월하다. 각 인물의 사진이 박힌 들머리로 들어가 공간을 돌고 나오면 작품관의 여로가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창밖에 빗줄기가 억세게 떨어지던 지난 3일, 전시장에서 만난 김윤희 포스코미술관 선임 큐레이터는 “작년부터 공 들인 전시”라고 했는데 이번에 나온 작품들만 봐도 그 ‘공’을 알 수 있다. 

익히 봤음직한 대표작부터 초면일 가능성이 높은 진귀한 작품들이 대거 내걸렸다. 이중섭의 ‘소’ 연작 중 2018년 최고가를 세운 일명 ‘피 흘리는 소’, 전시된 적 거의 없는 이중섭의 '새장 속에 갇힌 파랑새', 박수근이 작고하기 2년 전인 1963년 제작돼 내처 미국에 머물다 지난 6월 처음 국내에 소개된 ‘노상’이 대표적. 좀체 대면이 어려운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 전시에는 총 32점의 회화가 나왔다. 김환기 13점, 박수근 11점, 이중섭 8점이다. 출품작이 전부 개인 소장품이라 설득에 난항을 겪었을 것으로 짐작했으나 김 큐레이터는 “소장자들이 ‘포스코’라는 이름에 신뢰를 보이며 선뜻 마음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백미는 세 거장의 작품 한 점씩을 모은 공간. 오래 사랑받은 박수근의 ‘시장의 여인들’, 김환기의 ‘영원의 노래’, 이중섭의 ‘소’가 나란히 서서 거작의 풍모를 드러낸다. 다만, ‘소’는 사정에 따라 지난 5일까지만 내걸렸다.

 

이번 전시에는 개인이 소장한 총 32점의 회화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문헌자료 20점(맨 아래)이 나왔다. (사진=선명규 기자)


그 시절, 포스터·광고지도 나와

회화 말고도 볼거리가 또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문헌자료 20점이다. 1971년 김환기의 개인전 포스터, 1965년 박수근의 유작전 브로슈어, 1979년 이중섭 작품전 광고지 등 희소가치 있는 자료들도 엿볼 수 있다.

이 자료들은 궁금증을 풀어준 열쇠가 되기도 했다.

김 큐레이터는 1970년대 제작된 도록을 보고 의문을 풀었다고 했다. '새장 속에 갇힌 파랑새'를 보면, 확실하게 식별 가능한 것은 새장 속 새 한 마리. 헌데 철창 밖에도 새인지 아닌지 아리송한 형상이 여럿 있다. 합리적 의심만 가능했지만 이 자료를 통해 새가 맞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나온 사료들은 추측을 사실로 바꿔줬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한편 전시는 다음달 22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뒤 포항 포스코본사 포스코갤러리로 무대를 옮겨 10월 중 약 한 달 간 진행될 예정이다. 입장시 발열체크 및 방문기록 절차를 거치며 동시 관람인원은 50명으로 제한한다. 따라서 관람대기가 길어질 수가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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