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캠코 엇박자? 8·4대책서 사라진 ‘옛 국방대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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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토부·캠코 엇박자? 8·4대책서 사라진 ‘옛 국방대 터’

1만 세대 가능한데…제외된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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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20.08.11 09:29:03

옛 국방대 부지의 10일 오후 모습. 기존 건물 철거가 완료돼 곧바로 개발이 가능한 상태임에도 지난 4일 발표된 ‘8·4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제외됐다. 사진 왼편 건물들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파크 단지. (사진=도기천 기자)

정부가 일부 지자체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수도권 주택공급에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정작 서울권역의 대표적인 유휴부지인 옛 국방대 터의 공공개발이 지연되고 있어 의문이 일고 있다. 3년전 국방대가 지방으로 이전해 현재 공터 상태인 이곳은 가장 빠르게 개발 가능한 부지로 꼽힘에도, 지난 4일 발표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빠진 것이다. 이유가 뭘까? CNB가 내막을 단독취재했다. (CNB=도기천 기자)

국방대 이전으로 비어있는 공터
부지조성 끝나 언제든 착공 가능
하지만 수도권 공급대책서 제외
덕은지구 분양가 논란 의식했나


옛 국방대학교 부지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파크 단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강북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꼽히는 곳이다. 행정구역은 경기도 고양시 덕은동이지만 상암동 생활권이라 ‘제2의 상암’으로 불린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인 덕은도시개발지구와 맞붙어 있다.

국방대는 설립 초기인 1956년부터 60여년간 덕은동에 있다가 2017년 충남 논산에 신축한 새 캠퍼스로 이전했다.

옛 국방대 터의 규모는 29만7천㎡에 이르며 국방대 이전이 결정된 2013년경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3652억원에 매입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공기업인 캠코가 매각을 대행하기 위해서다.

이후 캠코는 2025년까지 2400세대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부, 고양시 등과 협의해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을 완료했으며, 국방대가 이전한 후인 2018년 7월부터 10개월에 걸쳐 기존 건물 철거를 완료했다.

따라서 이 부지는 국토부와 캠코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첫삽을 뜰 수 있는 상태다. 토지조성이 완료된데다 워낙 입지가 좋아 민간건설사에 매각을 하든 캠코가 직접 개발하든 일사천리로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옛국방대 부지는 덕은개발지구 및 서울 상암동과 맞붙어 있다. 상암동은 이번 공급대책에서 무려 4곳이 공급대상지로 선정돼 주민반발이 거세지만, 국방대 부지는 이미 조성이 끝나 언제든 첫삽을 뜰 수 있는 상태임에도 공급대책에서 제외돼 의문이 일고 있다. (네이버 지도)
 

‘공급확대’ 아우성인데…왜 빠졌나

특히 이번 발표된 수도권 공급확대 방안과 관련해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방대 터와 마주한 서울 상암동에서는 무려 4곳이 공급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주민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상암DMC랜드마크 부지(2000세대), 서부면허시험장(3500세대), 상암자동차검사소(400세대), 견인차량보관소(300세대) 등 총6200세대를 상암동에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두고 지역 주민들은 인프라 부족, 교통 체증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곳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임대비율이 47%인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냐”고 반대했고,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상암동을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무리한 부동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상암DMC에 5000가구 공급 추진을 적극 반대합니다’ ‘상암 dmc 랜드마크 원래 계획대로 추진해 주세요’ 등 2개의 탄원이 올라와 1만명 가까이 동의했다.

서울 노원구(태릉골프장 1만가구)와 경기도 과천(정부과천청사 일대 4000가구)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반대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이처럼 곳곳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비하면 국방대 부지는 별다른 걸림돌 없이 개발이 가능한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공급대책에서 빠진 이유는 뭘까.

이와 관련 국토부 공공택지과 관계자는 CNB에 “이번 대책은 신규(추가) 공급 대상지 위주로 발표된 것이며, 국방대 부지는 이미 캠코가 개발계획을 확정한 곳이라 이번에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 캠코가 개발계획을 밝힌 터라 중복을 피했다는 얘기다.

 

국토부는 8.4공급대책에서 기존 개발예정지까지 포함해 무려 26만호를 공급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권역의 대표적인 유휴부지인 국방대 터는 공급대상지 명단에서 빠졌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캡처) 

 

국토부·캠코, 개발지연 ‘서로 네탓’

하지만 국토부가 배부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이번 공급방안은 신규공급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3기 신도시의 용적률 상향, 기존 개발예정부지 공급확대 등 이미 계획되어 있는 부지의 개발변경안이 포함돼 있다.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대상지의 용적률을 높여 2만 세대를 추가로 공급하며, 기존 개발예정지인 서울의료원과 용산정비창을 고밀화해 4200가구를 더 짓겠다는 것이다.

국방대 부지 또한 개발방식을 바꾸면 기존 계획보다 6~7천 세대 정도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 3500세대가 예정된 인근의 상암 서부면허시험장(약10만㎡) 보다 3배나 더 넓다는 점에서다.

정부가 가능한 수단을 전부 동원해 공급확대에 나선 상황임에도 국토부와 캠코가 아직 국방대 부지 개발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의문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캠코는 부지 정리가 끝나는 대로 민간건설사에 부지를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존 건물 철거가 끝난지 1년이 다 돼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캠코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CNB에 “종전부동산(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해 남겨진 부지)은 관련규정에 따라 계획에서 공급까지 모든 과정을 국토부 승인을 받아야 진행할 수 있다”며 “이번 공급확대방안과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일체 협의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국토부 관계자는 “캠코는 기재부 산하 공기업이라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으며, 국방대 부지는 이미 캠코가 개발 추진 중이라 조삼모사가 될 수 있어 이번에 제외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얘기를 종합하면 캠코는 국토부만 바라보고 있고, 국토부는 캠코 스스로 진행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

 

덕은개발지구와 옛국방대 자리는 위치로 보면 한몸이나 다름없다. 오른쪽 붉은 벽돌 담장 너머가 국방대가 있던 자리이며, 도로 왼편이 덕은지구다. (사진=도기천 기자)

 

‘로또 vs 고분양가’ 선택에 장고?

이런 가운데 현지 부동산업계는 국방대 터의 개발 지연을 덕은지구 분양과 연관짓고 있다.

덕은지구는 상암동 아파트 가격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분양가가 높아 논란이 일었다. 지난 4월 분양한 ‘DMC리버파크자이’(A4블록)와 ‘DMC리버포레자이’(A7블록)의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2583만원과 2630만원에 각각 책정됐다. 전용 84㎡의 경우 8억 8000만원 안팎이다.

이는 상암동 월드컵파크 단지와 맞먹는 수준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앱인 ‘호갱노노’를 보면 월드컵파크 9단지 전용 84㎡는 9억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특히 국방대 부지 인근인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의 분양 단지들과 비교하면 30% 이상 비싸다.

GS건설이 수색동 일대에 공급하는 DMC센트럴자이, DMC파인시티자이, DMC아트포레자이 총 3283가구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992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6억5천~7억원 선이다.

덕은지구 분양가가 서울보다 높아진 이유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사들에게 높은 가격에 부지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택지개발지구나 공공주택사업지구에서는 추첨제로 부지를 공급하지만, 덕은지구와 같은 도시개발사업지구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최고가 낙찰 방식이 가능하다.

LH는 2010년 덕은동 일대(64만㎡)가 도시개발지구로 지정되자 원주민과 외지인 소유 부동산을 사들인 뒤 부지를 정비해 경쟁입찰(최고가 낙찰) 방식으로 민간건설사에 넘겼다.

이런 과정이 알려지면서 “서민주거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공기업(LH)의 땅장사가 고분양가를 불러왔다”는 비난이 일었고,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LH 등 공공이 시행하는 도시개발사업의 택지공급 방식을 개선 하겠다”고 공언했다.

 

공사가 한창인 덕은개발지구의 10일 모습. 이곳의 고분양가 여파로 지구 내에 위치한 국방대 부지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공공개발 늘린다더니…주민들 울화통

따라서 캠코가 기존 관행대로 LH에게 국방대 부지를 매각하고, LH가 민간에 다시 부지를 팔게 되면 고분양가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 그렇다고 캠코가 직접 시행에 나서면 개발 진행 중인 덕은지구의 분양가보다 대폭 낮아져 시장에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결국 덕은지구 개발과 맞물려 국토부와 LH, 캠코 모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덕은지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CNB에 “종전부동산 개발은 LH가 주도해왔지만 이번은 사정이 복잡하다. 이미 LH가 덕은지구 고분양가의 원인이 된 터라 국토부 입장에서는 LH를 내세워 개발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고 매각대행사 역할인 캠코가 굳이 앞장설 이유도 없다”고 분석했다.

공공기관들의 이런 행태를 지켜보는 서민들의 심경은 답답하다. 12년간 아껴온 청약통장을 덕은지구에 쓰려 했다는 박상직씨(51)는 “덕은지구 분양가가 높아 포기한 뒤 국방대 자리에 (청약을) 넣으려고 했는데 공기업들 간의 밥그릇 다툼에 지연되는 것 같아 착잡하다”며 “공공물량을 최대한 확대해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여당의 말에 더이상 신뢰가 안간다”고 토로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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