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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추석 택배전쟁 “대란은 없다”

택배노조 파업 철회…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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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0.09.19 10:42:14

추석을 앞두고 택배전쟁이 시작됐다. 사진은 한진 대전 허브터미널 자동분류기. (사진=한진)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어김없이 ‘택배전쟁’이 시작됐다. 물류업계에서 추석은 설날과 더불어 연중 가장 많은 물동량을 소화해 내는 시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업무가 가중된 택배노동자들의 파업 예고로 ‘대란’이 예상되기도 했다. 다행히 업무가 정상화 되면서 택배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CNB=이성호 기자)

 


물류대란 예고됐던 이번 추석
택배노조 극적으로 파업철회
전년比 물동량 10~15% 증가
본격적 택배전쟁은 지금부터


 


택배회사들은 매년 추석 약 2주 전부터 ‘특별수송기간(이하 특수기)’으로 정해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시즌에는 평소 대비 약 20%, 전년 추석대비 10~15% 택배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쇼핑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기 택배수량에 선물상자까지 더해지기 때문.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확대로 물동량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최근 집계한 2020년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보면 전년동월대비 15.8% 증가한 12조9625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배송해야할 박스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먼저 종합물류기업 한진은 물량 증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월 21일부터 명절 이후인 10월 5일까지 추석 특수기 비상운영에 돌입했다.

이 기간 동안 차량 확보 및 분류 인력 충원과 함께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급증하는 물량 증가에도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21일부터 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 특별 수송차량 추가 운영은 물론 고객 배송에 앞서 터미널 간 상품을 이동하는 간선 차량에 대한 정시성을 강화하고 필요시 본사 직원도 택배현장에 투입해 분류작업, 집배송 및 운송장 등록업무 등을 지원키로 했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 역시 추석을 맞아 특별 상황실을 가동해 현장 물동량을 세심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현장 안전시설과 차량·장비 등을 사전에 점검하는 등 철저한 대비를 마쳤다. 특히 하루 170만 상자의 분류가 가능한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과 소형 택배 분류 전문시설인 27곳의 멀티포인트(MP) 등 선제적 시설투자를 통해 분류능력을 강화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전국 170여개 서브터미널에 휠소터라는 첨단 현장 분류 자동화 설비의 설치를 완료해 상품 인수작업에 들어가는 시간과 수고도 대폭 줄여 차질 없는 배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9월 21일부터 10월 8일까지 24시간 비상 상황실을 운영하고 전국 집배점에 택배차량을 추가 투입해 긴급 배송지원하며, 물류센터 분류인력 및 콜센터 상담원도 각각 증원해 추석 물량 처리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택배사들의 바쁜 일정은 추석 특수기 이후에도 계속된다. 업계 관계자는 CNB에 “기존 물량에 가을 수확철을 맞아 농산물 등이 얹히고 김장철도 앞두고 있어 물량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노조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해”



한편 이번 추석을 앞두고 택배사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택배노동자들이 지난 17일 파업을 선언했다가 다음날 이를 다시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태는 최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택배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최고조에 달한데서 비롯됐다. 코로나 사태로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 올해에만 7명이나 과로사로 사망했을 정도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택배연대노조’는 특히 배송 전에 시행되는 분류작업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대책위·노조는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적인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중 절반을 분류작업 업무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택배사들은 분류작업 인건비를 별도로 책정하지 않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

 

  기사 속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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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민주노총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택배노동자 공짜노동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 (사진=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택배연대노조’는 정부와 택배사를 상대로 추석 물량 폭주기부터 분류작업에 대한 추가인력 투입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택배노조에서는 분류작업 전면거부 총투표를 진행, 그 결과 전국의 4358명의 택배노동자(조합원 및 비조합원까지 투표에 참여) 중 4160명이 찬성(찬성률 95.5%, 반대 175명, 무효 23명)했다며 21일부터 분류작업에서 손을 뗀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대책위·노조는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적인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중 절반을 분류작업 업무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분류작업 거부로 인해 추석 택배 배송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운송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더 이상 과로로 인해 쓰러지는 택배노동자는 없어야 한다는 심정을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국민들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즉, 분류작업 인력투입이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는 것.

앞서 국토교통부에서도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쿠팡, 마켓컬리 등이 참여한 택배업계 간담회를 열고, ‘추석명절 성수기·코로나 대응 택배물량 관리강화 및 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사항’을 적극 준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권고사항은 ‘분류작업 인력 한시적 충원’ 뿐만 아니라 ▲일정기간 물량증가시 택배차량 및 기사 충원 ▲택배종사자 적정 근무량 체계 마련 ▲일일 휴게시간 보장 및 휴게시설 확충 ▲지연배송 사유로 택배기사에게 불이익 금지 등이다.

국토부는 9월 21일~10월 5일까지 정부·택배사·협회 간 비상연락체계(상황반)를 구축해 권고사항에 대해 이행실적을 매일 점검해 이행여부 등을 확인키로 했다.

점검결과는 매년 택배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서비스평가에 반영하고, 권고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회사에 대해서는 일정기간동안 택배차량 신규증차를 불허하는 등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A택배사 관계자는 CNB에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작업을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지난 7월부터 택배기사 증원에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또한 추석 특수기를 맞아 허브터미널·서브터미널을 추가로 확대·운영하는 등 인력·시설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분류작업 추가인력 투입 등은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전 업계 공통사안으로 다뤄져야 하는 부문”이라며 “회사와 노동자 모두의 상생방안을 찾아 원만히 해결되는 게 최선”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분류업무가 기계자동화로 진행되는 추세에서 택배기사가 본인 화물차에 싣는 인수(분류)작업은 필수라는 시각도 있다.

당장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초점은 배송이 늦어지는 등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지 우려로 모아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택배노조가 파업을 선언했지만 전체 택배노동자 중 비노조원이 상당수를 차지(약 90%)하고 있고, 이에 얼마나 동조할지 여부도 지켜볼 일이지만 심각히 염려되는 배송 대란이라고 할 정도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국토부와 고용노동부는 지난 16일 있었던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경동택배, 쿠팡, 프레쉬솔루션 등 택배업계와의 간담회 내용을 공개했다.

간담회에서 택배업계는 추석 성수기 동안 허브터미널 및 서브터미널에 분류인력·차량 배송 지원 인력 등 일 평균 약 1만명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한 것.

택배업계의 조치 계획과 관련해 국토부는 9월 21일~10월 5일까지 2주간 비상연락체제(국토부-노동부-택배사-통합물류협회)를 구축(SNS)해 차량 및 인력 추가투입 등 현황을 일일점검하고 각종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키로 했다고 알렸다.

이러한 제안과 관련해 노동자 측은 일단 받아들였다.

파업을 선언한 다음 날인 18일에 대책위는 아쉬움은 있지만 정부의 노력과 분류작업 전면거부로 인한 국민들의 불편함 등을 고려해 예정돼 있던 계획을 변경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곧바로 각 택배사와 대리점에 분류작업 인력투입에 따른 업무협조요청을 발송하고 분류작업 인력투입에 따른 출근시간을 9시로 조정(각 터미널 별로 2시간 이내의 지연출근)키로 했다.

다만 대책위는 정부와 택배업계가 약속한 분류작업 인력투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다시 한 번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분명히 하면서 정부와 택배업계, 대책위 간의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협의할 기구 혹은 TF를 구성해서 실태점검 및 제도개선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역제안했다.

갈등이 일단락된 모양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추석 특수기에 따른 한시적인 방안인 탓에 택배기사들의 장시간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놓고 또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잠재돼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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