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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이 온다②] 롯데·신세계·현대百…‘월간 백화점’이 바꾼 ‘구·도’ 씨의 일상

시간·돈·건강…삶이 ‘업’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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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10.02 11:17:44

백화점 구독 서비스의 특징은 경제성이다. 월 정액권을 구입하면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점에 있는 ‘겐츠 베이커리’. 이곳에서 월 정액(5만원)을 구매할 경우, 평균 4660원짜리 빵을 매일 하나씩 가져갈 수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일단 다 준비했다. 자기 취향을 자기도 모르는 것 같아 알아서 마련했다. 하나에 만족 못하는 당신, 결정장애 있는 그대를 위해 태어난 나의 이름은 ‘구독’. 별칭은 ‘아무거나’ 되시겠다. 당신의 기호를 가져다주기도 하고 준비해놓고 기다리기도 한다. 구독은 잡지나 신문에만 해당되는 거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 운동, 먹거리 등 무한한 세계로 안내한다. 이번에는 백화점 ‘구’독 서비스의 ‘도’움으로 하루가 바뀐 ‘구·도’ 씨 이야기다. (분야별로 연재 중입니다)

[관련기사] ① LG유플러스·카카오…재택운동 ‘스마트홈트’ 따라해보니

백화점서 먹거리 ‘월간 구독’
“시간 줄고 돈 줄고” 가성비↑
건강은 덤으로…경쾌해진 일상

 

 


#구도 씨의 하루

노원구에 사는 30대 싱글남 구도 씨는 하루에 두 번 이상 백화점을 찾아 무언가를 들고 온다. 퇴근길에는 빵을 가져온다. 아침 식사용이다. 강남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해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커피 한잔을 픽업한다. 귀갓길에는 내일 먹을 빵과 저녁 식탁에 올릴 반찬을 챙긴다. 도라지나물, 메추리알조림 같은 집밥 냄새 물씬 나는 찬들을 잔뜩 들고 집에 돌아와 밥만 뚝딱한 뒤 풍성한 한상차림으로 식사를 한다. 후식은 미리 주문한 과일. ‘귀차니즘’ 탓에 새어나가는 돈 많고, 끼니 거르기 일쑤였던 그의 일상은 백화점의 구독 서비스를 쓴 이후 체계적이고 경제적으로 재설계 됐다.

#구도 씨의 가계부

㉠ 평일 커피값=월 8만원→6만원

㉡ 아침용 빵값=월 15만원→5만원

+α 저녁 여가시간=2시간→4시간

가계도 살뜰해졌다. 평일, 고정적으로 들던 커피 지출 비용이 2만원 줄었다. 매일 아침식사로 먹던 빵값은 삼분의 일 가량 감소. 요리 같은 특별한 노동 없이 매일 저녁 다양한 반찬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덤이다. 설거지하고 치우는 시간은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다. 그만큼 퇴근 후에 활용 가능한 시간이 늘어난 구도 씨는 최근 외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과일·반찬, 식탁으로 직송



백화점 구독 서비스가 가진 편의성은 구도 씨의 일상을 슬기롭게 바꿨다. 그가 특히 만족하는 풍부해진 여가시간은 백화점들이 내놓은 ‘월간 반찬’ 시스템 덕분이다.

구도 씨의 일상을 슬기롭게 바꾼 백화점 구독 서비스의 첫째 특징은 편의성이다. 그중에서도 그가 특히 만족하는 시스템은 편하게 만찬을 누릴 수 있는 ‘월간 반찬’이다. 끼니 걱정을 더는 것은 물론 여가시간마저 풍요로워져 일석이조다.

특징은 방문해서 담아갈 수도 있고 정기적으로 받을 수도 있다는 점. 롯데백화점의 경우 노원점에서 반찬 수령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결제하고 한 달 이내에 매주 한 번, 반찬 6팩을 골라 가져갈 수 있다. 나물, 무침, 조림, 볶음류 등을 입맛 따라 골라 담으면 된다.

현대백화점은 식탁으로 옮겨준다. 지난 8월 유명 반찬 브랜드와 함께 한 달 동안 매주 1회씩 배달하는 ‘가정식 반찬 정기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점포별로 손잡은 브랜드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20년 전통의 '예향'(압구정본점·판교점), 퓨전 반찬 브랜드 '예미찬방'(압구정본점·신촌점·중동점·미아점·디큐브시티), 가정 간편식을 선보이는 '테이스티나인'(신촌점·킨텍스점)이 대표적이다.

‘월간 과일’도 있다. 롯데 노원점은 10만원을 내면 한 달 동안 다채로운 과일을 매주 한 번 가져가거나 가까운 거리에 한해 무료배송을 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복숭아, 바나나, 체리부터 요즘 인기 높은 샤인머스켓포도도 받아서 맛볼 수 있다.

구도 씨의 아침을 책임지는 ‘월간 빵’은 선택장애를 유발할 정도로 다양한 메뉴가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진행하는 빵 구독 서비스에는 지역 유명 빵집을 비롯해 이름난 베이커리가 대거 참여하고 있다. 특허받은 명란 바게트로 유명한 ‘이흥용 과자점’은 강남점과 경기점, 바톤슈크레, 몽블랑이 대표 메뉴인 ‘겐츠 베이커리’는 타임스퀘어점, 계란, 맛살 등으로 속을 채운 독특한 빵 공룡알을 선보이는 ‘궁전제과’는 광주점에서 구독으로 만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 식품관에 있는 '예미찬방'에서 방문객들이 반찬을 고르는 모습. 한번 결제하면 한 달 동안 매주 한번 다른 반찬과 국이 배달된다. (사진=선명규 기자)
 

추석선물도 ‘구독’해서 나눔



경제적인 이득도 봤다. 음식과 관련한 고정지출 비용이 크게 줄었다.

우선 ‘월간 커피’로 커피값이 슬림하게 다이어트 됐다. 40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예로 들면, 한 달 내내 살 경우 12만원이 들지만 구독하면 절반 가격에 마실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에 위치한 ‘베키아에누보’가 만든 구독권은 이전보다 50%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한 달에 6만원을 내면 아메리카노와 라떼 중 하나를 선택해 매일 가져갈 수 있다. 처음 결제하면서 만든 스탬프에 도장을 받으며 사용하는 방식이다. 한잔 마실 때마다 도장 한번 ‘꾹’으로 차감하는 것이다.

빵값의 감량폭은 더욱 크다. 신세계 ‘겐츠 베이커리’의 경우 구독하면 최대 72%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구독 품목인 빵 다섯 종의 평균 가격이 4660원인데, 5만원(월 정액권)을 내면 매일 하나씩 가져갈 수 있다. 신세계 ‘이흥용 과자점’의 빵들(평균 3320원)은 3만5000원의 정액권 구매 시 매일 하나씩 수령 가능하다.

한편 이 서비스의 맛을 본 구도 씨는 지난 추석 선물도 구독해서 나눴다. 정부의 명절 이동자제 권고에 따라 집에 머물며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 표시를 ‘비대면’으로 한 것이다. 고기, 과일 같은 스테디셀러부터 꽃에 이르기까지 품목이 다양해 상대에 맞춰 보냈다.

가령,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것은 한우세트 2종과 청과세트 1종으로 이뤄진 선물세트 구독권 3종이었다. 구매하면 선물 받는 사람에게 구독권이 등기로 발송되는 식으로, 받은 이의 거주지 인근 지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원하는 식물을 10월부터 12월까지 받을 수 있는 꽃·화분, 제철 과일 3~5종이 한 달간 매주 집 앞에 배송되는 두 구독권을 추석 선물용으로 판매했다. 명절이 지나도 감사인사의 여운이 이어지게 한 것이다.

 

올해 초 업계 최초로 베이커리 월 정액 모델을 도입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8월부터 빵 구독 서비스를 전국 주요 점포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카페 브랜드 2곳도 음료 구독 서비스를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구독’으로 충성고객 잡는다



백화점들이 구독 서비스를 활발히 도입하는 이유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 소비자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서비스로의 수요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를 노리기 위해서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 전에 탄탄한 고객층을 먼저 확보하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판매자 입장에서 구독의 장점은 계산이 선다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특정 기간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선지불하기 때문에 급작스런 대내외 환경 변화 같은 변수에 대응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도 이득이다.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면 정가 대비 30~50% 정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선불 개념이기 때문에 만료일까지 물품을 알뜰하게 전부 수령하는 것이 손해보지 않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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