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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이우환의 그림 얼마예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명작 판매 “왜”

CNB가 현장 돌아보니…곳곳서 ‘억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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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10.23 10:17:16

백화점이 예술 작품 판매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름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팔기까지 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10층에 위치한 특별 전시장 모습. 가운데 보이는 쿠사마 야요이의 57억원을 호가하는 작품 등 '억소리' 나는 작품이 즐비하다. (사진=선명규 기자)

재기발랄한 신진 작가부터 김환기, 이우환과 같은 거목까지.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가 세대를 뛰어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팔기 시작했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비롯해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희귀작들이 판매 목록에 올랐다. 코로나로 경제가 얼어붙은 시기에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려는 시도인데,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CNB=선명규 기자)

 


현대百, 판교점을 아트플랫폼으로
김환기·이우환 귀한 작품 한곳에
신세계는 ‘예술’ 키워드로 리뉴얼
정말 팔릴까? 호평 속 매출 껑충


 


“이거 얼마예요?” “3억9000만원입니다.”

“저쪽에 걸린 연작들은요?” “200만원부터 다양한데 대부분 팔렸습니다.”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10층에 위치한 특별 전시장. 두 중년 여성이 직원과 나란히 걸으며 벽에 걸린 그림들의 가격을 물었다. 짐짓 건조하게 대화가 오갔지만 그들이 언급하는 이들의 이름값은 대단했다. 김환기, 이우환, 박수근, 천경자 등 한국 미술의 거장부터 아트토이로 유명한 카우스를 비롯해 해외 예술계에서 이름난 작가들. 한 여성이 질문했다. “여기서 가장 비싼 작품은 어떤 겁니까?” 직원이 전시장 가운데를 가리키며 말했다. “쿠사마 야요이의 ‘All About Happiness’로 57억원입니다.”

이색적인 시도다. 현대백화점이 오는 25일까지 여는 ‘판교 아트 뮤지엄’은 내부 전체를 전시장으로 꾸미는 것은 물론 작품 판매까지 진행하는 행사다. 점포 전체에 날아든 예술작만 180여개. 돈으로 환산하면 총 200억원 규모다. 백화점 측은 각 층의 에스컬레이터 옆, 매장 사이사이에 규모 있는 조각품을 내걸어 백화점을 일순 미술관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문 판매장은 두 곳으로 10층과 1층에 있다.

정문을 지나 로비 중앙으로 들어가면 칸막이를 설치해 갤러리처럼 꾸민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입구에 ‘구입을 원하시는 분께서는 현장 큐레이터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란 안내문이 붙어 어떤 기능을 하는 곳인지 나타낸다.

여기에 들어선 작가들의 이름값도 쟁쟁하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유명세만큼이나 작품 가격이 대부분 만만치 않지만 관람만으로도 충분하다. 한 데 모이기 힘든 명화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한 방문객은 “(앙리 툴루즈)로트렉의 그림에 욕심이 났는데 2000만원을 주고 사기엔 부담이 커 마음을 접었다”며 “하지만 가까이서 세계적인 그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 호강이 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 열린 과장에 있는 예술 작품 전시 및 판매 공간. '작품 구입 문의'란 문구가 보인다. 여기서는 데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요즘 백화점 “예술이네”



‘김대수. like a virgin bmb2007051. 800만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6년 증축 이후 4년 만에 강남점을 재단장하면서 3층을 예술품이 가득한 ‘아트 스페이스’로 꾸몄다. 가득이란 말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발길, 눈길 닿는 곳 마다 작품이 있다. 엘리베이터 앞, 매장 벽, 통로, 고객 라운지 등 어디에도. 특이한 점은 작가명과 작품명 옆에 가격이 명기되어 있다는 것. 관람은 물론 구입해서 소장할 수도 있다.

장르도 다양하다. 회화, 사진, 오브제, 조각 등 250여점이 내걸렸다. 김혜나, 김환기, 버넌 피셔, 마크 스완슨이 대표적 작가. 신세계갤러리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상주하는 큐레이터가 작품 소개와 구매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돕는다. 크기 등 성격에 따라 현장에서 가져가거나 배송 받는 방식이다.

예술품 판매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새로운 시도를 한다. 상생이다. 오는 31일까지 강남점에서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 소속 신진 작가 18명이 제작한 가구, 액세서리, 테이블웨어 등을 판다.

이번 행사가 단발성은 아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 신당창작아케이드 소속 작가들의 예술품을 판매하는 정식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는 앞서 유명 작가의 작품을 팔거나 빌려주는 ‘프린트 베이커리’를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사진과 일러스트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363스튜디오갤러리아’를 4개 점포에 오픈하는 등 판매 중심의 아트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4년 만에 강남점을 새단장하면서 3층 전체를 하나의 갤러리처럼 꾸몄다. 눈길 닿는 곳 마다 예술 작품이 있는데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선명규 기자)
 

예술’이 ‘매출’ 일으켜



예술을 들이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반응도 크다.

예컨대 현대백화점의 전시장에 가면 작품 옆에 붙은 붉은 스티커를 볼 수 있다. 팔렸다는 뜻이다. 지난 14일 이곳을 찾았을 때 판매 완료된 작품을 적잖이 볼 수 있었다. 원하는 작품을 손에 넣으려면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팔린 작품은 25일까지 전시된 후에 구매자에게로 돌아간다.

수치로도 증명된다. 신세계는 ‘아트 스페이스’를 선보인 이후 한달 만에 작품 25%가 팔렸다고 밝혔다.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강남점 리뉴얼 이후 8월 21일부터 한달 간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1% 신장했는데, 백화점 측은 이를 작품과 명품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옷 하나를 사도 예술작품을 소비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는 고객 반응이 많았다는 것.

임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은 “강남점 3층이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새로운 공가능로 재탄생한 후 고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안전하면서도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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