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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를 잇다③-LG유플러스] MZ세대 문화를 한곳에…‘일상비일상의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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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11.20 13:29:37

두달 만에 4만명 방문…강남 핫플레이스
체험존은 기본…카페·서점 등 두루 갖춰
놀거리·볼거리 얽혀 ‘MZ세대’ 취향 저격

 

서울 강남역 한복판에 문을 연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 외관. 개점 두 달 만에 약 4만명이 찾는 등 신흥 명소로 빠르게 올라섰다. (사진=선명규 기자)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가 ‘포스트 코로나’의 청사진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최근 강남, 홍대 부근에 잇달아 큰 규모의 공간을 열어 현재와 미래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체험공간’이라는 외피는 비슷하지만 들여다보면 각 사의 비전이 엿보인다. 어떤 차이가 숨어 있을까? CNB가 차례대로 방문해 봤다. 세 번째는 MZ세대의 취향에 ‘깔맞춤’한 LG유플러스의 ‘일상비일상의틈’이다. (CNB=선명규 기자)

[관련기사]
온·오프를 잇다①-SKT, 무인매장이 현실로…홍대 앞 ‘T팩토리’ 방문기
온·오프를 잇다②-KT, 방에서 모든 콘텐츠를…가로수길 체험매장 가보니

 


이 중 하나에는 혹할 것이다. 이 층에 없다면 다음에서라도.

LG유플러스가 지난 9월 강남역 인근에 문 연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은 집요하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0대후반~40대초반)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인 만큼 웬만한 취향저격 요소는 다 넣었다. 이국적 분위기의 카페, 독특한 구성의 서점, 이 회사의 가상·증강 현실과 게임, 이색 전시회,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까지. 이들을 층마다 달리, 다분히 개별적으로 배치해 속도감이 있다. 층계를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면 장르가 휙휙 바뀌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볼거리와 놀거리가 얽히고설킨 이곳을 찾았다.

 


평범과 비범 사이



‘일상비일상의틈’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따라서 전용 앱을 설치한 뒤 가입을 마쳐야 2층으로 입장할 수 있다. 1층은 휴식, 스마트 기기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의 열린 공간이다. 한층 올라가면 첫 번째 장르가 나타난다.

남국의 해변을 옮겨 놓은 듯한 카페가 2층에 있다. 금방이라도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이들이 서핑보드를 끼고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이는 과한 상상이 아니다.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양양에서 이름난 카페 ‘글라스하우스’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하나 더. 실제로 한쪽 대형화면에선 현재 양양 해변의 날씨와 파도 상태, 그리고 서핑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다.

3층은 과묵하다. 서점이 입점했다. 독립출판사인 ‘스토리지북앤필름’이다. 재미있는 건 도서 구분. 소설, 수필 등과 같은 일반적인 대분류 방식과 다르다. 가령 '반려동물, 키우기보다 같이 살아가기', '사회, 세상의 다양한 목적지들', '연애/이별, 만남도 이별도 돌아오니까', '여행, 떠나서 도착한 곳을 떠나다', '디자인,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다면', '도시, 살던 곳을 살고 싶은 곳으로'처럼 상세한 테마가 있다. 독특한 큐레이션으로 입소문 난 ‘아크앤북’이나 ‘이터널 저니’를 연상케 한다.
 

층마다 개성이 다르다. 2층(사진 위)은 강원도 양양의 해변을 그대로 옮긴 듯한 분위기, 3층은 탐독의 열기가 펼쳐진다. (사진=선명규 기자)
 

‘인생샷’ 남기고 게임 플레이



탐독을 끝냈으면 조명발 제대로 받을 차례. 4층은 곳곳이 포토존이다. 각양각색으로 발광하는 대화면이 즐비해 자체 ‘포샵’된다. 여기에선 대여해주는 ‘아이폰12’로 셀카를 남길 수도 있다. 찍은 사진은 문자 등을 통해 보내준다. 전문가의 손길도 느낄 수 있다. 비범한 증명사진으로 대표되는 ‘시현하다’가 입점해 여기 소속 작가와 함께 스냅샷 등을 촬영할 수 있다. 단, 이 서비스는 미리 예약해야한다.

5층은 LG유플러스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집약한 체험존이다. 대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VR 체험이 가능하다. 극장처럼 꾸민 별도 공간에서 영화관람도 할 수 있다.

눈길 가는 건 LG유플러스가 지난 8월 선보인 U+리얼글래스. 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안경 쓰듯 착용하면, 가상공간에 스마트폰 화면이 뜬다. 나에게만 보이는 빔 프로젝터 개념으로,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와 소통할 때 쓰는 장비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시현하다'가 입점한 4층(사진 위)은 곳곳이 포토존이다. 5층에서는 LG유플러스가 선보이는 게임, VR 등의 콘텐츠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선명규 기자)
 

한 층이 ‘개판’된 사연



‘개판’인 지하 1층의 전시회도 볼만하다.

반려인과 반려견(중형견 이하 입장 가능)이 함께 관람하는 ‘나의 이름은’전이 한창이다. 전시 제목을 ‘반려견의 이름은’으로 바꿔도 무방한데, 한쪽 벽면에 직접적인 표식이 있기 때문이다. 모카&순심이&구아나(이효리와 이상순), 두유(크러쉬), 꼬미(빈지노) 등 유명인들의 반려견 이름이 적힌 인식표가 나란히 붙었다.

동족을 다루는 그림, 영상 등의 작품이 많은데 어쨌든 개가 이를 감상할 리 없다. 사람이 관람하는 동안 반려견이 관심 갖는 건 따로 있다.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뼈다귀를 닮은 로봇이다. 설정해 둔 시간에 간식을 뱉어낸다 하여 ‘간식로봇’이다. LG유플러스의 펫케어 시스템 중 하나인데, 전시장에는 CCTV 성격의 AI맘카, 은은한 조명과 음악 재생으로 안정을 돕는 원격제어 ‘무드등’도 나와 있어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내준다.
 

지하 1층에서는 반려인과 반려견이 함께 보는 전시 ‘나의 이름은’이 진행 중이다. 사람이 작품을 보는 사이 '간식로봇'이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준다. (사진=선명규 기자)
 

“하나의 스토리 VS 문화 잡화점” 호오(好惡) 뚜렷



성공적인 안착이다. 개점 두 달 만에 약 4만명(11월1일 기준)이 방문했다. 강남의 신흥 명소로 빠르게 부상한 배경에는 큐레이션(타인의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분류하고 배포하는 일)의 힘이 있다.

LG유플러스는 MZ세대 성향과 니즈 분석을 통해 ‘전시’, ‘카페’, ‘독립서적’, ‘사진’, ‘모임’이라는 5가지 키워드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키워드마다 브랜드 인지도, 기획력, 전문성을 확보한 최고 수준의 제휴사를 찾았다는 것. 이렇게 서핑 성지의 카페, 젊은 세대가 환호하는 신개념 스튜디오, 흔한 책 이상을 다루는 서점이 두루 들어와 젊은층의 발길을 이끈 것이다.

LG유플러스 측은 “이 공간이 기술 체험 위주의 플래그십 매장이나 콘텐츠를 단순히 모아 놓은 편집숍이 아니라 자사 기술을 활용해 선호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즐기고, 취향에 대한 전문적 정보도 얻을 수 있는 MZ세대 소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나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이 같은 다채로움에 대한 호오(好惡)가 비교적 뚜렷한 편이기 때문이다.

“건물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 같다” “전에 없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의 탄생”이라는 호평이 있는 반면, 어수선하고 통일된 특징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방문 당시 만난 20대 대학생 한 모씨는 “처음 들어왔을 때 ‘문화 잡화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몽땅 준비한 듯한 기분이 든다. 정체성이 뭔지도 모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기존 플래그십 스토어와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여기만의 개성이 있어야 또 찾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또렷하게 각인할 만한 이미지 구축 역시 필요해 보인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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