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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롯데·이마트·아모레 “용기 냈다”…‘친환경 연합군’의 리필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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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11.28 11:26:38

통 그대로, 내용물만 돈내고 충전
플라스틱량 대폭 줄어 ‘친환경적’
이마트 등 리필구역·매장 확대中
세제 소량 리필 안되는건 아쉬워

 

최근 유통·뷰티업계에서 친환경을 목적으로 용기를 재사용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초 구매한 용기를 다시 가져오면 보다 저렴한 가격, 또는 증량해서 주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은 샴푸 등을 채워주는 아모레스토어 광교 내 '리필 스테이션' (사진=선명규 기자)

 

“포장 용기 말고 재사용 용기에 사용할 만큼만 담아오세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 대형마트를 상대로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 감축을 요구하는 ‘용기내’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배우 류준열 씨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세제 용기 재사용을 시작했다는 기사의 일부를 함께 게재하며 이처럼 권했다. 통은 그대로 두고 내용물만 바꿔 쓰자는 독려인데, 이를 실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반복해서 쓰는 데서 생기는 불편함은 없을까? 최근 유통·뷰티업계에서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리필 친환경’의 현장을 CNB가 찾았다. (CNB=선명규 기자)

 


플라스틱 줄이는 ‘용기내’ 캠페인



녹색과 연분홍 기계가 좌우로 놓였다. 구분은 색으로 한다. 나란히 놓인 양색(兩色)의 두 기기는 배출하는 품목이 다르다. 왼쪽은 세탁세제, 오른쪽은 섬유유연제. 이마트가 성수점 2층에 마련한 ‘에코 리필 스테이션’의 모습인데, 두 가지에 이롭다.

첫째는 환경이다. 플라스틱 통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나, 여기에선 용기를 일회용 취급하지 않는다. 다시 이곳에 들고 와서 내용물만 충전해가며 계속해서 쓸 수 있다. ‘속’이 소진될지라도 ‘겉옷’의 생명력은 유지되어 쓰레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둘째는 경제성이다. 처음 500원을 주고 용기를 사면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저렴하게 사서 채울 수 있다. 세제는 3L에 4500원, 섬유유연제는 동일 용량에 3600원이다. 일반 제품 대비 35~35%가량 싸다.

채우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 노즐에 입구를 맞춰 올리기만 하면 된다. 무인자판기라 ‘비대면 시대’에도 적합하다.

이 단순한 ‘용기 다이어트’ 체계로 줄일 수 있는 플라스틱은 얼마나 될까?

세제 리필 기계는 현재 성수점과 트레이더스 안성점에 있는데, 향후 이마트 왕십리점·은평점·영등포점·죽전점, 트레이더스 월계점·하남점에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렇게 이마트가 8개 지점에서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확대 운영할 경우 플라스틱 사용량을 한 해 약 8760kg(환경부 추정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보다 많은 이용을 위해 필요해 보이는 것은 양의 세분화. 비교적 큰 용량(3L)으로만 운영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기기 앞에서 머뭇거리던 한 60대 여성은 “세제나 섬유유연제는 보통 1~2L를 사서 쓰는데 3L는 무겁고 양이 너무 많다”며 “이건 집에 가져가서 소분해서 써야하기 때문에 불편할 것 같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적은 용량의 도입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이마트 성수점 2층에 마련된 '에코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각각 4500원(3L 기준), 3600원에 담아갈 수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조제관리사가 빈통 채워주는 아모레스토어



전문가가 채움을 도와주는 매장도 있다. 경기 수원시 아모레스토어 광교 내 ‘리필 스테이션’에는 자격증을 보유한 조제관리사가 상주한다. 맡은 것은 담는 역할 그 이상. 지난 19일, 매장에서 샴푸 등을 조제하는 분주한 손놀림을 살펴봤다.

“저 바디워시로 할게요”

얼핏 수십 가지 맛을 파는 아이스크림 가게의 기계 같다. 멀끔한 은빛 외관 위로 욕실 제품이 줄지어 섰다. 그 앞에는 손잡이와 수도꼭지를 닮은 관이 부착됐다. 한 제품당 하나씩. 방문객이 이들 중 하나를 고르면 담고 적느라 조제관리사의 손이 바빠진다.

먼저 꼭지 아래에 방문객이 가져온 통을 대고 손잡이를 당겨 내용물을 충당한다. 어림짐작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저울에 올려 정량을 측정한다. 통이 전부 차면 마개를 막고 최종 과정을 밟는다. 일종의 품질보증서 작성이다. 조제한 이의 이름, 제조번호, 조제일자, 사용기한, 용량, 판매가를 적어 해당 물품에 동봉한다. 용기 아래에도 제품명과 제조번호, 사용기한을 적어 제품의 정체성을 재확인 해준다.

최초 6000원에 판매하는 용기에도 친환경의 성질이 묻어 있다. 플라스틱이 아닌 코코넛 껍질로 만들었다. 경제적이기도 하다. 이 통을 한번 사두면 내용물을 본 제품 가격 대비 절반가량 저렴하게 구입해 채워 쓸 수 있다.

용기를 재차 사용하기 때문에 청결이 생명. 매장 안에 자외선 LED 램프로 살균 처리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과정은 1분이면 끝난다. 다만 세척과 건조를 해서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울 순 있다. 하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이런 수고는 감수할 만하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이렇게 한 번 리필하면 생수병 3개를 만들 수 있는 만큼의 플라스틱을 절약할 수 있다.

 

지난 19일 경기 수원시 아모레스토어 광교에서 조제관리사가 바디워시를 정량에 맞춰 담고 제조번호, 조제일자 등을 적는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친환경을 바라보며 등장한 대동소이한 두 매장은 성과를 빠르게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 16일 발표된 환경부 주최 ‘2020 자원순환 착한포장 공모전’에서 나란히 우수상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리필 용기에 샴푸 및 바디워시 내용물을 소분 판매하는 기기를 선보이며 ‘쓰레기 없애기’를 선도한 점, 이마트는 세제를 보충할 수 있는 재사용 전용 용기를 도입해 ‘포장재 감량’에 공헌한 점이 수상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 같은 현상은 유통업계에서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쓰레기 감축을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용기 재사용을 유도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롯데마트가 진행하는 ‘1일 1그린’ 캠페인이 대표적인 경우로 반찬용기를 텀블러처럼 쓸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용기를 다시 가지고 오면 반찬을 20% 더 담아주는 방식이다. 이는 마트 내 반찬코너인 ‘미찬/반찬 예찬’과 연계해 수도권 28개점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소 성가실 수 있는 리필 체계에 대한 반응은 어떨까? 약간의 귀찮음을 감수해서라도 착한소비를 행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NB에 “리필 스테이션 이용자가 하루 평균 30명가량”이라고 했다. 운영 한 달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관심이 높은 편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7월 반찬용기 재사용 체계를 도입한 이후 매달 이용률이 약 5%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필(必)환경이 대두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필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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