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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호언…‘언플’ or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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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12.07 09:34:59

최대주주 서정진의 자사주 급상승, 수조원 이익
언론 인터뷰 할때마다 주가 급반등…오비이락?
사측 “소설같은 얘기…투자는 투자자 영역일뿐”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tbs라디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최근 언론을 통해 “코로나 항체 치료제의 1상 임상을 마쳤으며, 2·3상을 진행 중”이고 “해외에서는 제값을 받겠지만 국내에서는 원가에 공급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주들이 환호했지만 일각에서는 서 회장의 호언이 주가 끌어올리기용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셀트리온 최대주주이자 국내주식부호 3위인 서 회장이 공개적 발언을 할 때마다 셀트리온 3사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에서다. 서 회장의 진짜 속내는 뭘까. (CNB=정의식 기자)

 


서 회장 “미국보다 느리지만, 유럽보다 빨라”



지난달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전격 출연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임상 2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으며, 한달 정도 후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연말 혹은 연초에 식약처에 조건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이날 서 회장은 치료제 개발 진척도에 대해 “미국의 일라이 릴리, 리제네론보다는 한달반 정도 뒤처졌다. 하지만 유럽의 글락소, 아스트라제네카는 우리보다 두서너달 뒤져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셀트리온은 전세계 생산시설 캐파의 7%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대한 설비를 가동하면 200만명분을 만들 수 있다. 이미 10만명분을 생산해놨고, 이 정도면 국내 환자는 모두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오른쪽).(사진=tbs라디오)

특히 “미국의 경우 1인 치료제 비용이 400~450만원 가량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원가 수준인 10분의 1 가격에 공급하겠지만, 해외에서는 제값을 받을 예정”이라며 “팬더믹 상황에서 자국 기업은 국가의 공공재가 되야 한다. 해외 수출의 경우에도 정부의 외교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밝혀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는 진단키트를 한달에 7000만개를 만들 수 있는 나라”라며 “정부가 결정하면 전 국민을 검사할 수도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치료제와 진단키트로 감염을 최소화하고, 내년 하반기쯤 검증된 백신까지 맞으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위기의 해법을 제시했다.

 


11곳 국내 기업 중 나홀로 ‘2상 완료’



서 회장의 장담처럼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을 추진 중인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성공의 문턱에 가까이 도달한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국산 항체치료제 임상 2상 시험이 18개 의료기관에서 시작됐는데, 해당 시험에 목표치 300명을 초과하는 327명의 환자가 등록했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난극복-K뉴딜위원회가 주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동향 및 임상결과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번달 즉 12월 말쯤 되면 국산 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방대본이 주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는 셀트리온의 ‘CT-P59(성분명: 레그단비맙)’다.

무려 11곳에 달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14건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셀트리온이 나홀로 2상을 마무리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지난 6·7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크리스탈지노믹스, 종근당 등은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국내에서 피험자를 한 명도 모집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주가부양 언플” vs “개발속도 빨라”



물론 서 회장의 발언을 평가절하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아직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것이 아닌데 ‘언플(언론플레이)’을 통해 성과를 과대포장해 주가 부양에 악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 분야의 신약·신물질은 개발도 어렵거니와 성공했다 하더라도 부작용 등으로 사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분야인데, 서 회장은 너무 자신있게 ‘치료제 개발 성공’을 공언하고 있다는 것. 이는 투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우려가 있고, 심하게는 ‘주가조작’으로 몰릴 수도 있는 사안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 주가가 서정진 회장의 발언 시기와 연동되는 모습이 많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1년간 셀트리온 주가 추이.(사진=네이버증권)

실제로 지난 3월 19일 셀트리온 주가는 13만8500원의 연중 최저가를 찍었지만, 같은 날 코로나19 치료제 우선 국책사업자로 선정되며 주가가 반등했고, 이어 23일 서 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7월 말까지 인체 임상이 가능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급등세를 보였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3월 27일 주총을 앞둔 성급한 발표”라는 지적이 나왔다.

tbs 인터뷰가 진행된 11월 24일 역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사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셀트리온의 종가는 전일보다 소폭 상승한 30만1500원에 머물렀지만, 다음날인 25일 장중 최고가인 37만6000원을 찍고 33만원의 종가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역시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제약은 국민 생명…신중 기해야”



이런 흐름 속에서 당연히 서 회장의 보유 주식도 크게 올랐다.

재벌닷컴의 집계에 따르면 11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서 회장의 주식보유액이 6조5847억원으로 삼성전자의 고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에 이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을 비롯,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주식을 갖고 있다. 셀트리온의 주가 흐름으로 추정해보면, 서 회장의 주식가치는 지난 1년간 약 141.9% 증가했다.

 

상장사 주식부호 순위.(자료=재벌닷컴)

하지만 이런 논란에 대해 셀트리온은 “소설같은 얘기”라며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항체치료제 개발은 순항 중으로, 개발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경증·무증상 환자에게 유용하며, 중증 환자에 대해서도 검증을 진행 중이다. 효과에 대해서는 검증 단계라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개발 속도 면에서 상당히 빨라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 발언과 주가의 연동 논란에 대해서도 “근거가 부족한 지적”이라며 “투자는 투자자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딱히 회사 차원에서 뭔가를 한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대형제약사 관계자는 CNB에 “제약은 국민건강과 직결된 민감한 것이라 제품 홍보에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으며, 보도자료 한줄도 매우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 따라서 제약사 오너가 직접 언론에 출연해 약품 홍보를 한다는 건 모양새가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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