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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핫] 삼성전자, 美 ‘20조원 투자’ 현실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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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1.02.02 09:31:13

인텔 반도체 위탁생산 ‘시동’
美현지 천문학적 공장 설립
매머드급 인수합병도 초읽기
반도체 1위의 꿈, 한발 성큼

 

삼성전자와 인텔 로고.(사진=연합뉴스)

최근 인텔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속사정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간 인텔이 반도체 시장의 경쟁자인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맡기지 않았지만, 대만 TSMC에 경쟁사 AMD, 엔비디아 등의 일감이 몰리면서 대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간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가졌던 삼성전자는 이번 기회에 파운드리 영역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CNB=정의식 기자)

 


인텔 협력설에 삼성전자 주가↑



지난 21일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Intel)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수주했다는 설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미국의 반도체 전문매체 ‘세미애큐리트’(SemiAccurate)는 관련 소식을 보도하며, 인텔이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을 활용해 올해 하반기부터 GPU(Graphics Processing Unit) 등의 위탁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선언(반도체 비전 2030)한 지 2년 만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인텔의 GPU는 물론 CPU까지 위탁생산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기대감이 커졌다. 21일 장중 한때 8만6500원(-0.80%)까지 하락한 삼성전자 주가는 오름세로 급반전, 전날보다 1.03% 상승한 8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21일(현지시간) 열린 인텔의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답변이 나왔다. 이날 인텔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팻 겔싱어는 “인텔이 7나노미터(nm) 공정이 안고 있던 문제점을 회복했다”며 “2023년 출시할 7나노 프로세서 제품 중 대부분을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의 주력제품인 CPU에 대한 ‘외주 생산설’을 일축하고 자체 생산 의지를 확실히 한 것.

다만 이날 겔싱어는 “우리 포트폴리오(제품군)의 범위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며 외주 생산을 늘릴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인정했다.

인텔의 기업 정체성이었던 종합반도체회사(IDM)로서의 위상과 입지를 ‘자체 생산’을 통해 유지하면서도 비주력 제품군에 대해서는 외부 파운드리 전문 기업의 도움을 받겠다는 것. 다만 외부에 맡길 제품과 대상 파운드리 기업 명칭 등 구체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인텔의 주력 사업분야인 x86 CPU 등 핵심부품은 대부분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GPU, SoC(System On Chip) 등 비핵심 부품은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TSMC는 GPU, 삼성은 메인보드 칩셋?



문제는 위탁생산 대상 기업으로 삼성전자만 거론되는 게 아니라는 것. 파운드리 분야의 최강 기업은 대만의 TSMC로, 이미 AMD, 엔비디아, 애플 등 쟁쟁한 IT기업들의 외주 생산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인텔 역시 차세대 GPU ‘DG2’의 생산을 대만 TSMC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가 수주한 건 인텔의 PC 메인보드 칩셋 일명 ‘사우스브리지’(SouthBridge)라 불리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PC의 메인보드에서 입출력 장치를 제어하고 전원을 관리하는 중요 부품이지만, GPU와 비교하면 제조 난이도도, 수익률도 낮다.

이렇게 된 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TSMC에 비해 생산능력이 딸리기 때문. 파운드리 전문기업인 TSMC와 달리 종합반도체회사(IDM)로 인텔, AMD, 애플 등과 경쟁자이자 협력사인 독특한 포지션도 파운드리 사업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 역량 강화에 많은 힘을 쏟아왔고, 그 결과 최근 들어서는 AMD,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파운드리 물량을 수주하는 등 성장세를 보여왔다.

 

대만 TSMC 사옥.(사진=TSMC)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인텔과 2년 전부터 인텔의 PCH(Platform Controller Hub)와 10∼14나노 5G 시스템온칩(SoC) 개발에 협력해왔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이들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삼성전자가 인텔의 CPU나 GPU를 맡아 대량으로 위탁 생산할 거라던 국내 증권가의 기대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 연구원은 “인텔이 하이엔드(i5∼i9)급 CPU와 서버용 CPU는 계속해서 자체 생산을 시도하고, 저가(i3) 혹은 모바일 제품은 단기적으로 TSMC,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에도 외주를 줄 수 있다”며 “GPU도 5∼7나노는 TSMC, 5나노 미만은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양산을 맡길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M&A, 투자 증대로 승부 걸겠다”



삼성전자 측도 인텔과의 협력에 대비해 다양한 전략을 강구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전략은 M&A(인수합병)와 공장 증설 등 파운드리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최윤호 사장(CFO)은 28일 4분기 실적 발표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017년 자동차 전장회사인 하만을 인수한 이후 M&A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글로벌 유망 반도체 기업 가운데 한 곳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경기도 평택캠퍼스.(사진=연합뉴스)

장비 구매 및 공장 증설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파운드리 수주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올해 최대 30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향후 3나노 칩까지 제조 가능한 공장을 오스틴에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애리조나, 텍사스 또는 뉴욕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70억 달러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오스틴 공장 증설에 대비해 지난해 12월 공장 인근에 매입해둔 부지에 대한 용도변경을 마친 상태”라며 “미국과 중국과의 정세도 살펴야겠지만 경쟁사들의 투자확대를 고려할 때 삼성도 조만간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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