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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오픈뱅킹 ‘오픈’한 증권업계, 걸림돌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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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2.20 12:43:40

한개 증권사 계좌로 전 금융사 이용
자금입출금 쉬워져 주식거래 활성화
기술 발전만큼 오류도 늘어나 ‘우려’

 

13개 증권사가 최근 오픈뱅킹을 시작했다.  한 투자자가 스마트폰으로 주식거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증권사들이 본격적인 오픈뱅킹 체제에 돌입했다. 한개 증권사 계좌에서 다른 금융사의 자금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투자자는 이전보다 쉽게 주식 거래를 할 수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CNB가 달라진 금융시장 분위기를 살펴봤다. (CNB=손정호 기자)


오픈뱅킹(Open Banking)은 고객이 원하면 한 증권사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은행 등 다른 금융사의 계좌에 있는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활용하면 투자를 하기 위해 다른 금융사의 어플이나 인터넷 사이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접근해 계좌 이체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현재 교보·대신·메리츠·삼성·이베스트투자·하이투자·한국투자·한화투자·키움·KB·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 총 13곳이 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작년 12월 22일부터 시작해 두 달 정도 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NB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지만, 점점 이용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진투자·현대차·SK증권, DB금융투자 등도 전산 개발을 완료하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은 오픈뱅킹 고객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수수료를 면제해주거나, 쉬운 기능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벤트를 통해 선물도 준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KB증권,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오픈뱅킹 마케팅. (사진=각 사)

 

오픈뱅킹은 증권가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을까.

우선 증권사별로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경쟁이 불붙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자사의 어플에서 다른 금융사 계좌끼리 이체할 때에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NH투자증권은 편하게 다른 금융사에서 자금을 이체할 수 있도록 ‘채우기’ 기능을 만들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서비스를 신청하고 다른 금융사 계좌를 1개 이상 등록하면, 스타벅스 커피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을 준다. 삼성증권은 추첨을 통해 스마트폰과 냉장고 등을, KB증권은 1만명에게 복권을 줬다. 초기에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서이다.

증시 자금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개인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자금)은 2월 17일에는 64조80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4일에는 74조455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직 동학개미운동(개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 매입하는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픈뱅킹이 이를 유지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NB에 “오픈뱅킹 자체가 거래 고객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금융사 사이의 장벽을 허물어줘서 플러스 알파가 되도록 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픈뱅킹으로 주식 투자가 이전보다 쉬워졌다. 하지만 MTS와 HTS 오류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가 여러 대의 컴퓨터 모니터로 금융투자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대와 불안 ‘공존’



오픈뱅킹은 앞으로 증권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먼저 개인의 증권사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주린이(주식+어린이의 합성어로 투자 초보자를 의미함)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으며,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를 하는 빚투(빚 내서 투자)라는 말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오픈뱅킹이 시작되면서 저금리에 묶인 은행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촉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CNB에 “은행은 오픈뱅킹이 시작된지 1년 정도 시간이 흘렀다”며 “마이데이터가 본격화되면 오픈뱅킹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투자자금의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오픈뱅킹이 시작되면서 개인의 자금이라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전산처리 작업이 더욱 복잡해졌다. 편리하기는 하지만 사고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한 증권사에서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존에도 MTS, HTS 오류로 투자자가 손해를 입는 일이 적지 않았다.

강민국 의원실(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해 6개 증권사(키움·한국투자·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하나금융투자)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스마트폰 주식거래)과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컴퓨터 주식 거래) 오류로 투자자들에게 배상한 금액은 91억3853만원이었다. 전년보다 843.5%나 급증했다.

오픈뱅킹이 시작되면서 MTS와 HTS 오류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CNB에 “기술의 혁신으로 전자금융이 더 활성화되면서 전산오류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피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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