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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난’ 금호석유화학 박철완의 비밀병기? 코스모그룹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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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1.03.02 09:37:08

숙부에 반기든 조카, 믿는 구석은 장인어른?
범GS家 코스모, 금호석화 내분 참전 가능성
코로나 위기 와중의 반란…업계 시선 ‘냉랭’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 (사진=CNB포토뱅크)

코로나 위기에도 영업이익을 2배 올리며 순항 중인 금호석유화학에 경영권 분쟁 이슈가 불거졌다.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 박철완 상무가 숙부인 박찬구 회장과의 ‘공동보유관계 해소’를 선언하며 사실상 반기를 든 것. 양측이 자웅을 가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 상무의 처가 코스모그룹의 역할에 재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CNB=정의식 기자)

 



금호석유화학의 내분은 지난 1월 27일 최대 주주인 박철완 상무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특수관계인 관계 해소’를 선언하고 경영진 교체,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박 상무는 지난달 8일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이에 법원은 금호석유화학이 박 상무에게 작년 12월 31일 기준 주주명부를 열람·등사하도록 했다.

 

금호석유화학 지분 구조.(자료=금호석유화학)

이는 ‘조카의 난’이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은 경영권 분쟁의 초기 수순으로, 이달 예정된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이기 때문이다. 주주총회까지 양측은 기관투자자, 소액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치열한 설득·영입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건 박철완 상무의 방대한 재계 인맥이다. 박 상무는 금호가(家)의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의 차남인 고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이며, 처가는 GS그룹의 방계 그룹인 코스모그룹이다. 박 상무는 지난 2014년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차녀 허지연 씨와 결혼했다. 최근 금호석화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며, 처가인 코스모그룹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GS 방계 허 회장, ‘마이너스의 손’ 오명



코스모그룹은 범GS계에 속하는 기업집단으로, 허경수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의 4남인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는 사촌간이다.

코스모그룹은 1981년 설립된 ‘정산실업’이 모체로, 2005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때 삼양통상, 승산 등 허씨 일가가 지배하던 여러 기업들과 함께 GS그룹의 방계회사로 편입됐다가, 2015년 GS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건설과 유통, 화학과 소재 부문에 특화된 소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주회사인 코스모앤컴퍼니와 주력기업이자 캐시카우인 코스모화학을 비롯해 코스모신소재, 코스모촉매, 코스모강소, 코스모에코캠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코스모그룹이 GS그룹에 속해있을 때부터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수식어가 거론될 정도로 지속적인 경영 부진에 시달렸다는 것. 코스모화학, 코스모정밀화학, 코스모에스엔에프, 코스모디앤아이, 코스모글로벌, 마루망코리아, 제비오코리아 등 허경수 회장이 관여한 수많은 기업들이 적자와 영업손실, 자본잠식 등 아찔한 상황을 겪었으며, 이 과정에서 계열사 부당지원,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급기야 지난 2015년 허 회장은 그룹의 주력사였던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앤컴퍼니의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800억원을 투자해 두 회사를 인수한 케이스톤파트너스와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는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 경영을 정상화했다. 그러자 2019년 허 회장은 지분매각대금을 활용해 재차 사모펀드로부터 두 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되찾았다.

이 과정을 두고 재계에서는 “사모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안전한 자리로 피신했다가 경영이 정상화된 후에야 다시 사들이는 무책임한 행태”라는 부정적 의견도 많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허-박 손잡나



허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았지만, 코스모그룹의 재무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주력인 코스모화학의 매출은 2018년 6781억원에서 2019년 4068억원, 2020년(9월 기준) 2422억원으로 감소세이고, 영업이익 역시 2018년 62억원에서 2019년 –52억원, 2020년(9월 기준) 38억원으로 저조하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은 2018년 –88억원, 2019년 –186억원, 2019년(9월 기준) -44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절실한 상황인 것.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2020년에 매출 4조8095억원, 영업이익 7421억원을 기록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3.1%나 늘어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살린 대표적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사옥.(사진=연합뉴스)

이런 앞뒤 사정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코스모그룹이 박 상무와 손잡고 박 회장과 대척점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허 회장 입장에서는 사위(박철완 상무)를 지원하는 댓가로 적자 상태에 놓인 코스모를 되살릴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박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군이 절실한 박 상무 입장에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기는 셈이 된다.

이런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허 회장이 사위의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쟁탈전에서 암암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관련 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재계 관계자는 CNB에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 위기에 안정적으로 대처해 높은 경영성과를 거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 과정에 크게 기여하지 않은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확보 시도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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