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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속 회사①] 벤처 꿈꾸는 신한카드 김 과장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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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3.31 09:20:09

‘아임 벤처스’로 아이디어 키워
라이브 쇼핑 앱으로 비상 준비
대기업-스타트업 ‘공생’ 시너지

 

신한카드는 최근 사내 벤처기업인 CV3를 독립시켰다. CV3 양진호 대표가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단지 사무실에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여러 대기업들이 ‘회사 속 회사’로 불리는 사내벤처를 지원, 육성하고 있다. 이에 CNB가 도전정신으로 뭉친 대기업 젊은이들의 꿈을 응원한다. 첫편은 신한카드의 ‘아임 벤처스’ 이야기다. (CNB=손정호 기자)
 


 


“36세 박 대리의 꿈은 걸어 다니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졌던 꿈이다. 하지만 김 과장은 경영학과를 택했다. 취업 때문에 현실적인 길을 택한 것. 하지만 꿈을 접은지 20여년만에 다시 날개를 펼치게 됐다. 이른바 사내벤처 덕분이다. 그는 어릴 적 못한 꿈을 다시 설계도에 펼친다.”

이런 사례는 김 과장만이 아니다. CV3는 신한카드에서 최근 독립한 사내벤처로,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비포 쇼핑(B4 Shopping)’이라는 앱을 운영하고 있다. CV3는 서울숲 인근에 있는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단지인 ‘스퀘어 브릿지’에 입주해 있는데, 신한카드가 약 2억원의 지분 투자를 했다.

“사내에서 벤처기업을 만들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했어요. 어플리케이션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인 설계부터 시장 조사까지 해야 할 일이 많죠”

 

CV3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비포 쇼핑’. 다양한 유통기업의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모두 볼 수 있다. (사진=전제형 기자)

컨테이너박스를 활용해 만든 이곳 사무실에서 CV3 양진호 대표를 만났다. 올해 38살인 양 대표는 2019년 7월부터 월급을 받으며 새로운 사업을 준비했고, 종합 라이브커머스(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 대표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라이브커머스 정보를 수집해서 잘 보여주고 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상품 판매와 해외 진출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포 쇼핑’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하면, 유통기업(롯데·신세계백화점, 현대H몰, 홈플러스, CJ 올리브영, GS샵, 11번가 등)의 라이브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매일 정리된 편성표의 시간대별로 쇼핑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데, 쇼호스트가 퀴즈를 내며 재미있게 상품을 판매한다. 기업별로 그날의 방송을 살펴볼 수도 있다.

이런 CV3를 키운 것은 신한카드의 ‘아임 벤처스(I’m Ventures)’ 프로그램이다. 신한카드는 2016년부터 내부 직원과 외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에는 단기 근로자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데이즈(Paydays)’, 수학 학습 관리 앱인 ‘매쓰 피티(MATH PT)’, 배터리 교환 플랫폼 ‘에임스(AIMS)’ 등이 지원을 받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CNB에 “아임벤처스를 통해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새로운 사업을 연구하도록 돕고 있다”며 “신입사원보다는 10년 정도 일한 중견급 직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아임 벤처스’ 프로그램을 통해 사내벤처를 지원한다. 2020년 5기 멤버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한카드)

 


모험이라는 이름의 가능성



이들이 ‘회사 속 회사’를 육성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좋은 아이디어를 본사의 기술 개발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CV3가 뛰어든 라이브커머스 앱은 비즈니스 전망이 밝은 편인데, 이를 신한카드의 기존 사업과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 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도 있다. 최근 ‘상생협력법(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 유용 의혹에 대해 입증하도록 하고,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물어주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회사 속 회사’는 이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떨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비즈니스 관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대기업 안에서 인큐베이팅을 할 때에는 많은 인력과 인프라의 도움을 받지만, 독립하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많은 시간과 자금을 들여 앱을 개발했다고 해도 실제로 수익을 올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회사의 규모를 키워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CNB에 “앱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수익 구조를 만들고 투자를 유치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며 “처음에는 설립자가 얻는 수입이 직원일 때보다 더 적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가령, 우아한형제들(음식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 운영사)은 연 매출 5600억원대의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은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했다.

양 대표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오는 2023년 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그런 가능성을 보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여러 가지 꿈들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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