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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화장품과 의약품 사이…제약업계 ‘코스메슈티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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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4.15 09:38:09

동국·동아제약, 백화점에 뷰티 매장
종근당·녹십자, 홈쇼핑·스토어 공략

뷰티산업 양극화로 전망은 불투명

 

 

제약사가 만드는 화장품이 주목받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이라는 합성어도 등장했다. 동국제약이 더현대서울에 오픈한 메이올웨이즈 매장(왼쪽), 동아제약이 롯데백화점에서 운영하는 파티온 매장. (사진=손정호 기자)

 

제약사들이 만든 화장품은 뭐가 다를까? 제약업계가 뷰티산업에 진출하면서 ‘약품’과 ‘화장품’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CNB가 현황을 들여다봤다. (CNB=손정호 기자)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제약의 기능성을 더한 뷰티 제품을 의미한다. 이런 용어가 등장한 건 최근 들어 제약사들의 뷰티 산업 진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동국제약과 동아제약(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이다. 두 기업은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더현대서울(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새로 만든 쇼핑몰)에 ‘메이올웨이즈’ 매장의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동국제약의 화장품 브랜드인 센텔리안24와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한다.

센텔리안24는 ‘마데카솔’의 주원료인 병풀 추출물(센텔라아시아티카)을 함유하고 있는 뷰티 라인으로, 크림과 미스트, 마스크팩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직접 바르며 체험해볼 수 있는데, 작은 유리병에 병풀을 넣어 볼 수 있게 해뒀다.

동아제약은 ‘파티온’ 브랜드를 갖고 있다. 여드름 흉터 치료제 노스카나의 주성분을 활용해 피부 건강에 좋도록 초점을 맞추었으며, 최근 가수 차은우(보이그룹 아스트로 멤버)를 모델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파티온 매장은 롯데백화점 관악점에 있다. 정면에 차은우의 얼굴을 담은 커다란 광고판이 보인다. 전문가가 성별과 피부 특성에 맞는 제품을 골라준다. 에센스와 크림, 클렌징폼, 남성용인 옴므 시리즈 등을 접할 수 있는데, 샘플을 사용해보고 내 피부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는 온라인과 홈쇼핑, 오프라인 편집샵을 통해 판매되기도 한다. 종근당건강은 ‘기생충’의 배우 박소담을 모델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종근당)

 


온라인·홈쇼핑·스토어…구석구석 스며들어



온라인과 홈쇼핑, 오프라인 편집샵을 통해 기능성 뷰티 제품의 판로를 확장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건강기능식품인 유산균 ‘락토핏’을 토대로 ‘닥터 락토’ 브랜드를 만들었다. 피부에 좋은 유산균을 추출해 로션과 크림, 토너, 마스크팩 등에 적용했다.

‘닥터 락토’는 영화 ‘기생충’의 배우 박소담을 모델로 마케팅을 하며, 계속 라인업을 넓혀가고 있다. CJ홈쇼핑과 올리브영(CJ그룹의 헬스&뷰티 스토어) 등으로 판매 채널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제품의 퀄리티를 위해 연구에 집중하기도 한다. GC녹십자웰빙은 선천 면역세포인 NK(Natural Killer, 자연살해) 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분자(BOONJA)’를 선보였다. 이 배양액이 피부 탄력을 유지해 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발현량이 높은 점에 주목했다. NK세포 배양액의 효과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콜마의 경우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주문자의 요구로 제품을 개발해 생산하는 것) 방식으로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본사의 종합기술원은 스킨과 로션 등을 연구하며, 최근에는 메이크업 스튜디오도 오픈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NB에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며 피부 트러블 고민이 늘어났다”며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이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연구에 집중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콜마는 종합기술원에 메이크업 스튜디오를 새로 오픈했다. (사진=한국콜마)

 


매출 비중 낮아…아직은 걸음마 단계


 

이처럼 제약사가 뷰티 영역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K뷰티’의 인기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한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외면하기도 했지만, 올해 초 다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화장품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3.9% 증가한 8억6700만 달러 규모라고 밝혔다.

신뢰감도 이유다. 화장품은 피부에 바르는 제품으로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드는 기업이 화장품도 잘 만들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제약사들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어떨까. 여기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일단, 시장 전망이 밝은 점은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P&S 인텔리전스는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매년 6.5%씩 성장해 오는 2024년에 763억 달러(약 92조8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내 뷰티업계가 양극화된 점은 위험요소다.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실적이 흑자를 보이고 있지만, 로드샵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중소형사 중에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도 있다. 팬데믹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에이블씨앤씨(미샤 운영사)의 경우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뷰티 산업이 어려워지면 코스메슈티컬 시장도 고전할 수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CNB에 “제약사들의 코스메슈티컬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는 않다”며 “이 사업이 성공할 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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