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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핫] 반도체 대란에 ‘휘청’…현대기아차 ‘전기차 삼각편대’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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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1.04.13 09:33:36

전기차 3형제, 차량반도체 수급난 직면
테슬라, 생산 차질 틈타 보조금 ‘싹쓸이’
최대 1천만원 손해…구매예약자 발동동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X.(사진=현대기아차)

현대차 ‘아이오닉5’에 이어 기아차 ‘EV6’와 제네시스 ‘제네시스X’가 잇따라 공개되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심화되면서 예정된 수급 기일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작년처럼 테슬라가 전기차 보조금을 독식할 거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CNB=정의식 기자)

 


EV6, 역대급 사전예약에도 속앓이



지난달 30일 글로벌 공개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가 국내 사전 예약 첫날인 31일 2만1016대의 예약을 기록하며 전기차 시장에 돌풍을 예고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의 사전 계약 첫날 기록인 2만3760대에는 다소 못미쳤지만, 올해 국내 시장 판매 목표인 1만3000대의 162%에 달하는 수치이며, 기아의 SUV·승용 모델 기준으로도 역대 최다 사전 계약 기록이다.

 

기아 EV6.(사진=기아)

EV6는 아이오닉5와 마찬가지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개발된 차량이다.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채택해 18분 만에 10%에서 최대 80%까지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4분30초만 충전해도 100㎞ 이상(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이어 31일에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글로벌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전기차 기반의 GT 콘셉트카 ‘제네시스 X(엑스)’를 선보였다.

제네시스 X는 제네시스의 5번째 콘셉트카로, 제네시스를 상징하는 핵심 디자인 요소인 ‘두 줄’이 한층 더 강조됐다. 차량 전조등과 후미등으로 이어지는 두 줄 램프, 디지털 사이드미러와 측면 유리창 몰딩에 반영된 두 줄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후드와 펜더 부분을 하나의 패널로 구성한 ‘클램쉘 후드’를 적용했다.

 

제네시스 X.(사진=제네시스)

콘셉트카인 만큼 성능에 대해서는 거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E-GMP 기반인 만큼 아이오닉5나 EV6에 준한 성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현대기아차그룹은 아이오닉5와 EV6, 제네시스 X의 전기차 3종 라인업을 완성했다. 아이오닉5가 미래적인 디자인과 넓은 내부공간, V2L 기능 등 뛰어난 편의성을 내세웠다면, EV6는 제로백 3.5초 등 슈퍼카 수준의 고성능과 스타일리쉬한 디자인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제네시스 X의 경우 럭셔리한 디자인과 높은 주행능력을 겸비한 최고급 전기차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아이오닉5, 부품 없어 휴업 사태



문제는 이들의 출시일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 글로벌 규모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 때문이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포드, GM,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연초부터 줄줄이 일부 공장을 닫거나 생산을 줄이고 있다. 이들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지만, 국내 업체들 역시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이미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을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했다. ‘PE모듈’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 핵심 이유다. PE모듈은 전기차의 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 구동 부품 모듈로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에 해당하는 중요 부품이다.

 

아이오닉5.(사진=현대차)

이 때문에 현대차는 원래 예정됐던 4월 아이오닉5 생산 규모를 1만대에서 2600대로 크게 줄였다. 이달 말부터 실시하려던 아이오닉5의 고객 인도 역시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V6 역시 올해 7월 중 고객 인도를 실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콘셉트카 수준인 제네시스 X 역시 출시는 먼 이야기다.

 


‘보조금 대란’ 역이용한 테슬라



이렇다보니 작년과 마찬가지로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독식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월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체계를 크게 개편했다. 이전에는 테슬라 모델S 등 고가의 전기차에게도 보조금을 100% 지원했지만, 올해부터는 6000만원 미만의 전기차만 보조금을 100% 지원받을 수 있고, 6~9000만원대의 전기차에게는 50%, 9000만원 이상의 전기차에는 아예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내 전기차 출시가 주춤한 가운데 테슬라 등 해외 전기차들이 보조금을 싹쓸이하는 현상을 막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실제로 이후 테슬라는 6000만원 이상이던 ‘모델Y 스탠다드’와 ‘모델3 롱레인지’의 가격을 5999만원으로 약 500만원 가량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지난 3월 테슬라는 ‘모델3’만 3186대를 판매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 2위를 차지하며 본격적인 ‘보조금 싹쓸이’를 시작했다. 지난 2월부터 예약을 받은 모델Y도 이달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반면, 아이오닉5나 EV6 사전계약자들은 아직 고객 인도 일정이 전혀 정해지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문제는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에 한도가 있어 서울 등 전기차 판매가 많은 지역은 보조금 조기 소진이 예상된다는 것. 환경부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과 부산에 배정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약 70% 가량만 남아있다. 대수로 따지면 서울 1804대, 부산 476대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아이오닉5와 EV6 구매자들이 지자체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아이오닉5·EV6 구매자들은 약 1000만원 상당의 돈을 추가 부담하고 전기차를 구입하거나, 차량 인도를 내년으로 연기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추경’을 실시하는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하지만, 이 역시 쉬운 문제는 아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의 글로벌 강자임에도 한국의 보조금 정책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그에 맞게 공급 일정을 앞당겨 구매자 확보에 성공했다”며 “국내 자동차 업체들로서는 생산 일정을 앞당기는 것 외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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