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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신세계 별마당도서관 ‘봄날의 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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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4.14 09:53:47

위로와 사랑 전하는 ‘별마당 전시회’
명사들 詩 읽으며 쇼핑 이벤트 즐겨
고단한 삶 잠시 내려놓고 문학 속으로

 

 

신세계 스타필드는 별마당도서관에서 ‘봄날의 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친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시집들을 선별했다. (사진=손정호 기자)

 

쇼핑을 하다가 사랑과 위로의 시간을 보낼 수는 없을까? 신세계는 별마당도서관에서 ‘봄날의 시’ 전시회를 통해 이를 추구하고 있다. 시(詩)가 흐르는 그곳에 다녀왔다. (CNB=손정호 기자)
 



“내가 달고 싶은 날개들이 반짝거리며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지닐 수 없는 무지개라고 아쉬워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맹문재 시인의 시집 ‘책이 무거운 이유’에 들어있는 ‘손목시계’의 한 구절이다. 신세계 스타필드의 별마당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봄날의 시’ 전시회에서 읽을 수 있다. ‘봄날, 시詩가 필요한 그대에게’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전시는 시 소믈리에로 불리는 정재찬 교수(한양대 국어교육학과)가 큐레이션한 것으로 별마당도서관 한쪽에 있는 강연장 무대에 섰거나, 시민들에게 권할 만한 시인들을 엄선했다.

별마당도서관의 중앙에 가로 모양의 책꽂이 6개를 배치하고, 청춘, 직장인, 부모, 연인 등 세대와 상황에 맞게 책들을 분류해 놓았다. 책꽂이마다 옅은 귤색의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며,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봄날의 시’  전시는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청춘, 부모, 직장인, 연인을 위한 시와 시집으로 구분되어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추천작들은 연분홍색 테두리의 작은 판넬에 적혀 있다. 기형도 ‘정거장에서의 충고’, 곽재구 ‘호두바람’,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이해인 ‘길 위에서’, 정호승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등이다.

이 시들은 다양한 감정을 불러온다. 도종환의 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라는 내용이다. 생명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다.

정호승의 시는 ‘잘 자라 우리 엄마 / 할미꽃처럼 /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 장독 위에 내리던 / 함박눈처럼’이라고 노래한다. 나이든 엄마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전해진다.

이를 앉아서 감상하는 공간은 꽃으로 장식했다. 설유화와 수선화 등으로, 시집을 읽다가 꽃을 보며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다.

오랫동안 이 책들을 읽고 있던 한 남성(28살)은 CNB에 “별마당도서관에서 시집을 읽고 있으니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삶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스타필드는 이번 전시를 아름답게 하기 위해, 책을 읽는 공간을 꽃으로 장식했다. (사진=손정호 기자)

 

신세계가 이런 전시회를 여는 이유는 뭘까.

우선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 위해서로 보인다.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장시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쇼핑, 영화나 연극 관람도 제한되고 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경우가 많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잠시 별마당도서관으로 외출하며 좋은 시를 읽으니, 그동안 마음에 쌓인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

짧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 편의 시는 짧으면 한 페이지, 길어야 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다. 스타필드로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러 나와서, 도서관에 앉아 잠시 읽기에 적당한 길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신세계는 이번 행사를 쇼핑과 연계하고 있다. 5만원 이상을 구입한 고객에게는 23권의 시집 중에 하나를 선물로 준다. 영풍문고에서 이번 전시에 나온 시집을 구입하면 10%를 할인해주고, SNS에 전시 사진을 올리고 필수 해시태그(봄날의 시, 별마당도서관, 스타필드 코엑스몰)를 적으면 할리스커피 쿠폰을 준다.

스타필드 관계자는 CNB에 “별마당도서관은 도심 속의 열린 공간으로 시민들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야외 벚꽃놀이 축제도 많이 취소되어 실내공간에서 힐링할 수 있는 콘셉트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시와 시집, 이를 활용한 전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노래라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지친 일상, 고단한 세상살이가 계속되는 한 이런 전시를 찾는 발길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예전처럼 문인들을 다시 초대해 삶의 지혜를 듣는 시간을 지속할 계획이다. (코로나 이전에 별마당도서관은 ‘열린 무대’라는 명사 초청 강연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신세계 관계자는 CNB에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를 꾸준히 제공할 것”이라며 “제3회 열린 아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설치미술 작품은 오는 5월에 배치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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