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테크&이슈] ‘전고체 배터리 전쟁’ 본격화…현대차, ‘게임체인저’ 될까

  •  

cnbnews 정의식기자 |  2021.04.29 10:04:19

화재·폭발 없고 용량 큰 ‘꿈의 배터리’
현대차, 2025년 시범양산 목표 ‘속도’
日토요타·파나소닉과의 한판승 초읽기

 

퀀텀스케이프의 전고체 배터리를 채용한 폭스바겐 전기차 예상도.(사진=퀀텀스케이프)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세대 전기차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과 달리 이 분야에선 토요타,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들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국내 기업들은 일본 기업들의 특허 방어막을 뚫고 전고체 배터리 시장의 일익을 차지할 수 있을까? (CNB=정의식 기자)

 


'기술장벽' 누가 먼저 넘을까



2000년대 중반까지 소니, 산요 등을 앞세워 세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BYD, CATL 등 중국 기업들의 기세에 밀려난 일본기업들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반전의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건 다름아닌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안정성이 높아 화재나 폭발 위험이 현저히 적고, 에너지 밀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용량도 크게 늘릴 수 있어 전기차 시대의 배터리로 적합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전고체 배터리(전지)는 말 그대로 전지의 주요 구성요소가 모두 고체로 되어있는 이차전지를 지칭한다. 여기서 전지의 주요 구성요소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4종류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은 모두 고체 소재를 사용하지만, 전해질이 액체나 겔(Gel) 상태다. 이 때문에 전해질이 온도에 따라 동파·기화·팽창할 수 있고, 외부 충격으로 유출될 경우 화재나 폭발이 발생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비교.(사진=연합뉴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이며, 이 때문에 분리막이 불필요해진다. 전해질의 양극과 음극을 물리적으로 차단해 전기적 단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분리막이 사라지므로 원가가 줄어들며 부피 역시 감소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재 위험이 없으므로 냉각장치가 제거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배터리팩 공간의 30%를 추가 공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배터리셀을 채워넣으면 에너지 밀도가 보다 증대된다.

여기에 더해 흑연보다 시간당 전류량이 10배에 달하는 리튬금속을 음극활물질로 사용할 수 있어 같은 크기로 보다 높은 배터리 용량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아직 풀지 못한 기술적 문제가 다수 존재한다는 것. 액체 전해질을 사용했을 때보다 전지의 출력이 낮고, 수명도 짧으며, 충방전 시 리튬금속(음극재)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으로 덴드라이트(Dendrite)라는 결정체가 생성돼 충방전 효율 저하와 수명 단축을 초래하는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기업들, 특허 최다 보유



현 시점에 가장 앞서있는 곳은 역시 일본 기업들이다. 유럽 특허청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관련 국제 특허의 국가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 54%의 일본이다. 미국이 18%로 2위이며, 한국은 12%로 3위다.

먼저, 토요타와 파나소닉은 2019년 1월 합작사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솔루션즈’를 설립해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당초 2020년 8월 도쿄올림픽에서 선수촌 내 자율주행버스 ‘e-pallette’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공개 일정도 지연됐다.

토요타는 올해 안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5년까지 양산 및 상용화를 완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무라타제작소, 히타치, 교세라,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등 소재기업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토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채용 자율주행버스 'e-pallette' 컨셉트.(사진=토요타)

미국의 경우 솔리드파워라는 스타트업이 2023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2025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차량 양산이라는 목표를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이미 BMW, 포드 등 여러 기업들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최근 GM(제너럴모터스)이 1억3900만달러(약 1545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배터리 업체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도 주목받는 기업이다.

한편,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주목받던 미국기업 ‘퀀텀스케이프’의 경우 폭스바겐이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투자해 화제를 모았으나, 최근 ‘기술력 사기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이외에 중국에서는 ‘칭타오에너지’가 칭화대학으로부터 약 1800억원을 투자받아 2018년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공장 건설을 완료했다. 대만에서도 프롤로지움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이노베이트, 니오(NIO) 등과 공동으로 전기차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K-배터리, 주도권 이어갈까



국내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2020년 3월 전고체 배터리의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발표했다. 음극 두께를 줄이고, 은·탄소 나노입자를 코팅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덴드라이트 생성을 억제하는 기술이었다.

LG화학도 2019년 4월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해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2020년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무인기를 고도 22km 성층권에 올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2020년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인포그래픽.(사진=삼성전자)

완성차업체인 현대차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22일 열린 현대차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구차용 현대차 전무는 “당사 주도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2025년 시범 양산을 진행하고 2027년에 양산 준비를 시작해 2030년에 본격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쯤 되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시대가 금방 올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 때는 언제쯤이고, 기술 주도권은 어떤 나라, 어떤 기업이 차지하게 될까?

이영진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4~5년, 양산기술을 개발하는 데 2~3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 시장 형성은 2030년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빼앗긴 세계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전기차 뿐만 아니라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