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생생현장] “이 그림은 얼마?” 신한카드 ‘아트페어’ 가보니

  •  

cnbnews 손정호기자 |  2021.06.19 12:14:48

작가들 직접 참여해 고객과 소통
소액으로 유명 예술품 사고팔아
수익률 쏠쏠해 재테크로 자리잡아

 

신한카드의 사내벤처인 아트플러스가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아트페어를 열고 있다. 이름은 ‘The Preview’이다. (사진=손정호 기자)

“이 그림 얼마죠?” 최근들어 아트페어(미술품 거래 시장)를 주도하는 금융사들이 늘고 있다. 기업 이미지를 향상 시키고 미술품 거래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등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분주하다. CNB가 신한카드의 아트페어 ‘The Preview’를 다녀왔다. (CNB=손정호 기자)


 


“그림 감상하고 가세요.” 

 

한 젊은 여성 화가가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라고 권했다.

신한카드 사내벤처인 아트플러스가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최한 아트페어 ‘The Preview’에는 개성 넘치는 작가들이 직접 나서서 고객의 발길을 잡는다. 아트페어는 지난 10~13일 파트1이 열렸고, 17~20일까지 파트2가 진행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2일 이곳을 방문했다. 블루스퀘어의 ‘네모’라는 공간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네모는 거대한 컨테이너박스를 연결해 만든 공간인데, 총 3층으로 이뤄져 있다. 1층 입구에 들어서면 반짝이는 소재로 거대한 생명체를 형상화한 설치작품이 있다. 스크린을 통해 비디오아트도 상영했다.

1~3층의 세부 전시공간에서는 젊은 작가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정성을 들여 만든 도자기, 사진, 비디오아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장에서 직접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는데, 작품 바로 옆에 가격을 기재해서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번 아트페어에는 총 32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대부분 2030 젊은 작가, 큐레이터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이다. 참가비 없이 작품이 판매될 경우 전체 소득의 20%, 최대 100만원을 나중에 지불하는 조건으로 문턱을 낮췄다. 그래서 그런지 전시장 곳곳에서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영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CNB에 “금융권 중에서는 처음으로 예술을 다루는 사내 벤처기업을 출범시키고 첫 오프라인 사업으로 이번 아트페어를 준비했다”며 “기존의 카드업을 넘어서 다양한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단돈 만원으로 피카소를 산다?



신한카드가 아트페어를 개최한 이유는 금융권의 ‘아트 투자’ 바람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쏠(SOL)’의 라이프 부문에 ‘소투(SOTWO)’를 운영하고 있다. ‘소투’는 소액투자의 줄임말로, 유명한 작가의 예술작품이나 한정판 스니커즈 운동화 등을 공동구매로 구입할 수 있다. 가령 회화 작품이나 희귀한 스니커즈의 1000분의 1조각만 구입할 수도 있다.

 

신한카드의 아트페어 ‘The Preview’에서는 신진 작가의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현재 일본 작가인 쿠사마 야오이의 ‘인피니티 넷츠(Infinity nets)’를 공동구매로 컬렉팅할 수 있다. 이런 그림은 고가라서 혼자 구입하기 힘든데, 여러 명이 힘을 모아 구입한 후 일정 기간 후에 되팔아 투자금과 차익을 돌려준다. 예상 수익률은 12%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인 생활금융 플랫폼 앱 ‘핀크’에서 ‘아트 투자’를 운영하고 있다. 아트 투자는 ‘만원으로 피카소를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모토를 갖고 있다.

최근 영국의 미술가인 데미안 허스트의 ‘페인 앤 쏘로우(Pain and sorrow)’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1만원부터 1조각 이상 구입할 수 있으며, 구매한 작품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전시공간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앱인 ‘우리 원뱅킹’에 서울옥션블루와 함께 미술품 소액투자 서비스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 거래도 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사내벤처인 아트플러스가 앱인 ‘마이 아트 플렉스’를 만들었다. 맘에 드는 그림이나 조각을 앱에서 구입할 수도 있고, 자신의 작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CNB에 “앱에서의 미술품 거래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며 “평범한 시민들도 작품을 소유하거나 투자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트테크’ 2개의 시선 공존



금융권의 미술 투자는 앞으로도 이어질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우선 긍정적인 시선이 우세하다. 젊은 작가의 원작을 소장하거나, 유명한 작품을 공동구매로 소유하는 것은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작은 사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금융권에는 최근 아트 바람이 불고 있다. 왼쪽부터 신한은행 앱 쏠의 ‘소투’,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앱 핀크의 ‘아트 투자’, 신한카드 사내벤처 아트플러스의 앱인 ‘마이 아트 플렉스’. (사진=손정호 기자)

특히 유명한 작품의 경우 펀드처럼 일정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재테크의 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트테크(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신진 작가의 작품은 가격이 오르기 쉽지 않기 때문. 투자할 목적으로만 구입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유명 작가의 작품은 꾸준히 가격이 오르더라도 상승 곡선이 너무 완만해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할 수 있고, 손바뀜이 빠르지 않아 한동안 투자자금이 묶일 염려도 있다.

미술계 관계자는 CNB에 “젊은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찾는 것도 굉장히 힘들다”며 “이들에게 아트페어나 공동구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투자에는 손실이 따를 수 있기에 지나친 기대를 갖고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했다.

(CNB=손정호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