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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발 경기남부 공성전①] 수성 나선 현대백화점 판교점, ‘매출 1조’ 시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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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김수찬기자 |  2021.08.30 09:32:29

판 커진 ‘VR판교랜드’ ‘영앤리치’ 전략
롯데, 터주대감 현대백화점에 선전포고
인구 1000만 시장 놓고 무한경쟁 돌입

 

 

오픈 5년 4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 인구 1000만이 집중된 경기 남부 지역에서 빠르게 맹주로 자리 잡았다. (사진=현대백화점)

 

인구 1000만이 집중된 경기 남부 지역에 유통발 격전이 예고됐다. 이미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용인), 현대 판교점(성남), 갤러리아 광교점(수원) 등이 포진한 상황에서 업계 선두 롯데백화점이 지난 20일 화성에 신규 점포인 동탄점를 열었기 때문. 이제 이 거대 상권의 정상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뺏고 뺏기는 공성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후에 웃는 성주는 누가 될까. CNB가 주요 백화점의 공격과 방어에 얽힌 전략을 짚어본다. 1편은 이 지역 터줏대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CNB=선명규·김수찬 기자)
 

 


개점 5년 만에 ‘1조 클럽’



철옹성을 구축하기까지 5년 남짓이면 충분했다. 매출의 가파른 상승이 우뚝 선 옹벽의 높이와 비례한다. 점입가경의 포화(飽和) 상태서 포화(砲火)가 걷히자 그 성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도시와 신도시가 밀집된 경기 남쪽 상권에서 맹주로 자리 잡은 현대백화점 판교점 이야기다.

지난 2015년 개점한 이 점포는 지난해 연매출 1조74억원을 달성했다. 출발부터 빨랐다. 총성을 듣자마자 치고나간 셈이다. 오픈 첫해 8월부터 4개월만 영업했는데도 매출 3000억원을 올렸고, 이후 매년 5~10%대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2019년에 9200억원을 찍었다. 그리고 비로소 지난해 업계에선 드문 ‘1조 백화점’이란 수식어를 달게 됐다.

아무리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많은 지역이라지만, 이 같은 고공비행은 이례적 성과다. 판교 일대에는 IT 기업이 밀집돼 있고, 소득 수준 높은 3040 젊은 부부가 소비력을 과시해 이른바 ‘돈이 도는’ 동네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서울·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매출 1조를 넘긴 첫 점포가 판교점이다. 이쯤에서 ‘젊은 도시’의 ‘영앤리치’(젊은 부자)를 공략한 전략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그 시작점은 이러한 물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험을 제공할까?”
 

기자가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실제 모습과 ‘VR 판교랜드’의 모습을 비교해보고 있다. (사진=김수찬 기자)

 


“일단 겪어 보세요” 매출 탄탄 ‘철옹성’



전술의 다양화를 꾀했다. 독특한 시도를 부단히 했다. 무엇을 파느냐에 더해 어떤 새로움을 전달할까에 초점 맞춘 일련의 도모다.

대표적인 사례가 실제 쇼핑과 가상 쇼핑을 결합한 ‘VR판교랜드’다. 백화점 앱에 접속하면 이 점포 지하 1층부터 10층까지 ‘터치’를 통해 돌아다니며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에 백화점이 소환되는 것인데, 맵을 전전하는 게임 방식을 차용해 흥미도를 높였다.

가상 쇼핑의 몰입감은 기술의 완성도로 높였다. 가장 돋보인 건 선명한 화질. 여기에 점포 이미지를 입체감 있게 제공해 현실감을 더했다.

구경하고 구매하는 절차는 간단했다. 특정 매장을 선택하면 그 공간이 고스란히 뜬다. 바닥을 클릭하는 것으로 그 안에서 움직이며 진열된 상품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상품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온라인몰 더현대닷컴 홈페이지로 넘어가는데, 여기서 자세한 상품 정보를 보는 것과 구매가 가능하다. 

백화점 업계에서 지금은 흔해진 시도도 한발 빨리 했다. 내외부를 미술관처럼 바꾸고 작품을 감상하고 살 수도 있게 한 것이다.

지난해 가을, 이 점포에는 굵직한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전시됐다. 1층과 10층에 대규모 전시장이 들어서 이들의 작품을 담았다. 김환기, 이우환,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등의 이름이 붙은 그림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총 200억원 규모의 작품이 건물을 잠식했는데, 일반 미술관과 차이가 있다면 감상뿐 아니라 구매가 가능했다는 점. 당시 한 달 간 진행되는 동안 약 10만명이 다녀간 갤러리이자 미술 장터인 ‘판교 아트 뮤지엄’ 얘기다.

지난봄에도 같은 행사가 열렸다. 역시나 작가들의 면면이 대단했다. 구본창, 원범식, 바바라 크루거 등. 이름값이 워낙 높았는데도 구매 또한 활발히 이뤄졌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한 작가의 작품이 세 점이나 팔려나가기도 했고 기업이 나서서 작품을 사들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는 색다른 볼거리 제공과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봄, 판교점을 미술관이자 예술 장터로 바꿨다. ‘판교 아트 뮤지엄’ 이란 이름으로 데미안 허스트, 바바라 크루거, 구본창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사진=선명규 기자)

 


살거리·볼거리만? 먹거리도 있다



국내 소비자에게 선호도 높은 명품 브랜드를 개점 초기부터 대거 입점시킨 것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판교점은 개점 이후 루이비통, 까르띠에, 티파니, 불가리, 피아제 등을 연이어 품었고 올 하반기에는 10여 개의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메뉴판’에도 힘을 줬다. 식품관 면적만 축구장 두 배 크기인 1만3860㎡(4192평)이다. 여기에 들어온 국내외 맛집만 130여개다. 대구 유명 빵집 ‘삼송빵집’, 65년 전통의 국밥집 ‘부민옥’, 인천 차이나타운 맛집 ‘신승반점’,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전문점 ‘이탈리’를 비롯해 프랑스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 ‘몽상클레르’,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등이 대표적. 국적, 지역 불문 메뉴로 다채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았다.

이처럼 살거리는 물론 볼거리와 먹거리에도 공들인 효과는 컸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판교점에 2600만명이 찾았다. 이는 작년 현대백화점 15개 전 점포의 평균 방문객인 1000만명을 2.5배 웃도는 수준이다.

이제 다음 목표는 전국구 점포. 실행 방안은 변화 또 변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판교점을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 넘버원 ‘쇼핑 랜드마크’로 키워나갈 방침”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경쟁력있는 MD를 보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선명규·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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