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4·10 총선을 불과 60여일 앞둔 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을 향해 민주당이 ‘명문(明文) 정당’을 강조하며 총선 승리를 위한 단합을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신년 인사차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직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예정지에서 괴한으로부터 흉기 습격을 당해 일정을 취소한 바 있는 이 대표를 이날 만나 30여분 동안 단독으로 회동한 뒤,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결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은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이번 총선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은 정부 여당이 민생을 방치하고 통합을 도외시하는 현 정국을 안타까워하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서 단결하자고 거듭 당부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8월 당권을 거머쥔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처음 예방한 자리에서 나온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이름에서 한자씩 딴 ‘명문(明文) 정당’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 양상과 관련해 “우리는 ‘명문 정당’”이라며 “총선을 즈음해 친문(친 문재인)·친명(친 이재명)으로 나누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 우리는 하나이고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문 전 대통령은 ‘험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민심을 얘기하면서 “이번에 부·울·경에 출마하는 영입 인재가 있다고 하면 이 대표께서 업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상생의 정치에 앞장서주기를 바란다”며 “민주당과 조금 우호적인 제3의 세력들까지도 다 함께 힘을 모아서 상생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 정치를 바꾸는 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상생의 정치를 하려고 해도 결국은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며 “저쪽(여당)은 그런 의지가 없는 정당이고 늘 증오나 적대를 생산하는 것을 일종의 선거전략으로 삼아 그렇게 쭉 해왔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일행이 도착하자 사저 입구까지 마중을 나가 이 대표와 악수하며 포옹한 뒤, 피습 상처가 있는 목 부분을 살펴보며 “자국이 남았네. 많이 남았는데. 진짜 (셔츠) 깃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염려했으며, 이 대표도 왼쪽 셔츠를 매만지며 “(습격범이) 정확하게 여길 겨냥했지만, 정맥만 좀 잘려서 동맥은 안 다쳤다”고 설명하자 문 전 대통령이 “세상이 좀 험악해졌고 갈수록 난폭해지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