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인도네시아 유도요노 대통령 내외
이명박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과 동아시아 3국 간의 다자간 협상을 위해서 현재 태국 파타야에 머물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도 태국에서부터 브루나이에 이르기까지 동남아시아의 아세안 소속 국가들과 크고 작은 관계들을 맺어 그에 따른 추억들도 많다.
이 대통령은 그의 저서에서 “아시아 국가들은 수십 년 세월을 호령한 삶의 현장이자, 수많은 역경을 헤쳐 낸 기회의 땅이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태국은 이 대통령이 1965년 현대건설 경리담당 사원으로 2년간 근무한 곳으로 태어나 처음 가본 외국이다.
당시 현대건설은 길이 98km의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수행해 훗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기술력을 확보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사원으로 이곳에 머물 당시, 고속도로 건설현장 기능공들이 폭동 사건을 일으켰다고 한다.
다른 직원들은 사무실을 떠나 피신했지만 이 대통령은 혼자 사무실을 지켜 흉기와 각목을 든 15명의 기능공들에게 구타를 당하면서도 회사 금고를 지켜냈다. 태국에서의 2년은 이 대통령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말레이시아는 이 대통령이 1970년대 말 케냐르 댐을 건설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은 나라이다.
당시 만났던 마하티르 수상은 이 대통령이 ‘역할 모델’로 삼았던 강한 신념과 추진력을 가진 정치인이다.
마하티르 수상은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이 대통령은 세계에서 세 번째 긴 다리로 총 공사비 3억 달러의 페낭대교(총 연장 14.5km) 건설수주에 욕심을 내고 있었다.
1981년 최종 입찰 경쟁은 프랑스의 캄페농 베르나르, 한국의 현대건설 , 일본의 마루베니의 3파전이었다.
일본 측은 수상인 후세인에게, 현대건설은 실권이 없던 부수상 마하티르에게 선을 대고 있었으나, 돌연 후세인 수상이 숨지고 마하티르가 수상자리에 오르면서 이 대통령이 사업을 입찰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와 이 대통령은 1881년에 인연을 맺었다. 창이 국제공항 건설에 현대건설이 참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리콴유 수상을 잊지 못한다. 당시 싱가포르는 수상이 발 벗고 나서 기업인들을 직접 만날 정도로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리콴유는 사장 이명박을 집무실로 초대해 ‘싱가포르는 친기업적인 국가입니다’라는 내용의 5분짜리 비디오를 보여줬다. 이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기업프렌들리’를 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인도네시아와는 1990년 시멘트 공장 확장공사 이전까지 이 나라를 수차례 드나들었고, 서울시장일 때에도 인도네시아 쓰나미 당시 복구지원에 적극 나섰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가 이를 잊지 않고 감사의 말을 전한 바 있다. 현 유도유노 대통령과는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순방 때 이 대통령은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이곳은 30년 전 자주 묵었던 곳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필리핀과는 1985년 현대건설 사장 재직 당시 필리핀 송전선 공사에서 일본 마루베니 사와 수주경쟁을 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기업인 시절 개인적으로 알현한 아키노 전 대통령을 민주화를 이룬 지도자로, 다음 라모스 전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는 2000년 당시 아․태 환경 NGO 한국본부 총재이던 이 대통령을 경제고문으로 위촉한 바 있다.
2007년 앙코르와트 비행기 추락사고 때 대통령 후보로서 훈센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답신을 받기도 했고,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2월 훈센 총리를 청와대에서 접견한 바 있다.
베트남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홍강 개발에 대한 요청을 받고 서울시가 마스터플랜을 세워줬다.
브루나이와는 1973년 젊은 왕을 알현한 일이 있었다. 방이 1000개가 넘는 큰 궁전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