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피의자 윤석열'과 조우한 특검…'내란' 종지부 찍는다

심원섭 기자 2025.06.23 12:38:58

‘3대 특검’ 본격 수사 채비…‘내란 특검’ 첫 공소 유지 지휘

‘김건희 특검’ ‘채 해병 특검’ 속도…특검보 회의·업무 분장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지난 정부 관련 의혹을 수사할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이 지난주 특검보 인선을 마무리 지으면서 주말도 반납한 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3대 특검’ 가운데 가장 먼저 수사를 개시한 조은석 특별검사가 지휘하는 ‘내란 특검팀’은 지난 19일 내란 사건을 이첩받아 오늘(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윤 전 대통령 등 제8차 내란 재판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오늘 오전 10시15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8차 공판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내란 특검팀’은 지난 18일 수사를 개시한 후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을 법정에서 마주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전 10시 네이비색 양복에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에서 내린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응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에 대한 입장, 김건희 여사 관련 혐의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공판에선 이재식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 권영환 전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지난 정부 관련 의혹을 수사할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이 지난주 특검보 인선을 마무리 지으면서 주말도 반납한 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왼쪽부터 민중기 김건희특검, 조은석 내란특검, 이명현 채 해병 특검.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이날 오후 2시30분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이 진행된다. 김형수 특검보가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조 특검은 오는 26일 구속 만료를 앞둔 김 전 장관의 석방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18일 수사 개시를 알리며 김 전 장관을 추가 기소했고 이후 김 전 장관 추가 기소 사건의 신속병합과 보석결정 취소,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하는 서면을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조 특검이 이같이 빠르게 기소할 수 있던 배경은 내란 혐의 재판 공소 유지를 하던 서울중앙지검 소속 공판 검사들과 수사를 이끌어왔던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들이 한꺼번에 특검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추가 구속이 성공할 경우, 오는 7월 초 구속이 만료되는 이진우 전 국군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 내란 혐의의 핵심 피고인들에 대한 구속 연장 시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사건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 신병확보 및 대면조사가 수순이 될 전망이다.

한편 ‘김건희 특검’과 ‘채 해병 특검’은 본격적인 수사를 개시한 ‘내란 특검’과 다르게 지난 주말 수사 개시를 서두르기보다는 수사팀 구성과 사무실 정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선 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은 ‘3대 특검’ 중 가장 먼저 4명의 특검보가 임명된 후 그동안 김씨 관련 의혹을 수사한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인력파견 협조를 요청했지만 타 특검과 달리 김 여사 관련 수사대상은 16개로 범위가 가장 넓어 각 분야 수사전문가를 찾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장하는 것이 초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코바나콘텐츠 뇌물협찬 △명품가방·다이아몬드목걸이 등 금품 수수 △명태균·건진법사 국정개입 및 공천개입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양평공흥지구 인허가 특혜 등 금융·선거·부패 등 다양한 의혹들을 수사해야 한다.

민 특검은 주말인 22일에도 서초동에 마련한 임시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사무실 입주는 다음 달 1일까지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목표는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우선은 사무실 배치와 준비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기획재정부로부터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중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곳에 대한 사용 승인을 받아 해당 건물 13층에 사무실을 꾸리며 특검법에 따라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 받을 수 있는 검사 파견 요청과 관련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민 특검팀에는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사건 보고 라인에 있었던 채희만 대검찰청 반부패2과장(사법연수원 35기), 지난 2021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데 이어 현재도 서울고검 재수사팀에 참여하고 있는 한문혁 부장검사(연수원 36기),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에서 공천 개입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인훈 울산지검 형사5부장(연수원 37기) 등 김건희씨 의혹에 대한 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 5명이 합류했다.

특히 민 특검은 법무부에 28명의 검사 파견을 요청해 놓은 상태로서 대한변호사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개 공개 모집 중인 특별수사관 채용도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특성상 수뇌부 구성 속도가 가장 더뎠던 이명현 특별검사가 이끄는 ‘채 해병 특검팀’ 은 특검보 인선이 마무리된 지난 22일 국방부를 방문해 군 검사 등 20여명 인력파견을 요청하면서 파견자 숙소 지원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은 이날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 본인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은) 출장 조사나 서면조사가 원칙이 아니라 대면수사가 원칙”이라고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은 다른 수사가 다 이뤄진 뒤 마지막에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특검은 23일 그동안 순직 해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해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방문해 오동운 공수처장과의 면담을 통해 수사 인력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지난 12일 임명된 ‘3대 특검’은 준비기간이 20일인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오는 7월 2일까지는 수사팀 구성을 마쳐야 하며 본격적인 수사는 7월 초부터 최장 150일(본수사 90일, 30일+30일 두 차례 연장 가능) 간 전방위 수사가 시작돼 ‘내란·김건희 특검’은 11월 중순쯤 수사를 마칠 것으로 보이지만, 최장 수사 기간이 120일인 ‘채해병 특검’은 10월말 경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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