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韓정치] 안철수가 쏘아올린 공…벼랑 끝 '野 혁신위'

심원섭 기자 2025.07.08 12:26:53

안철수 또 철수?…국힘 혁신위 ‘쌍권’ 출당 문제로 선임 닷새 만에 무너져

친한계 “실컷 즐겨놓고 ‘또 철수’ 꼼수”…지도부 “혁신위 구성 원점 재검토”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안철수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원장을 사퇴하고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불과 20여분 만에 전격 사퇴를 선언해 당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안 의원이 사퇴 배경으로 ‘지도부의 인적 청산 요구 거절’과 ‘일방적인 혁신위원 구성’을 지목하면서 당 대표 출마 의향을 밝히자 당 지도부는 안 의원의 갑작스런 사퇴에 수습책 마련에 골몰하는 분위기 속에 일각에서는 지도부와 안 의원을 향한 비판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6인의 혁신위원회 인선안이 의결된 지 불과 20여분 만에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면서 “(대신)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은 사퇴 배경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대선 당 후보 교체를 추진했던 ‘책임 있는 2명’에 대한 인적 청산을 거절한 채로 합의되지 않은 혁신위원 인선을 이날 의결했다”고 밝혀 ‘책임있는 2명’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대선 당시 지도부였던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출당 또는 탈당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안 의원은 비대위가 이날 회의에서 확정된 6인의 혁신위원 인선안을 우선 의결·발표한 것과 관련해 “비대위가 이중 합의되지 않은 원외 인사 1명을 포함하고 원내 인사 1명은 공석으로 둔 인선안을 이날 일방적으로 의결했다”면서 “(오늘 비대위에서 의결된) 최소한 1명에 대해서는 제가 합의해준 바가 없으며, 특히 비대위원 6명이 전부 (인선) 될 때까지 (인사 안건이) 비대위에 올라갈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핵심 관계자는 8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인선을 발표했다’고 주장한건 사실과 다르다”면서 “합의되지 않은 인사가 포함돼 발표된 사안은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당초 미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혁신위원 인선을 의결한 데 대해서는 “내부 이견이 지속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확정된 인선안만 우선 의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안 의원의 급작스러운 혁신위원장 사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한계(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혁신위원장 인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실컷 즐긴 뒤 이제 와서 ‘친윤이 인적 청산을 거부해 그만두고 당 대표 나간다’고 하면 그 진정성을 누가 믿어주겠는가”라며 “똑같은 꼼수다.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안철수식 철수 정치’ 이젠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김대식 비대위원도 SNS에 “혁신을 말하던 분이 혁신의 자리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겠는가”라며 “혁신위에서마저 철수하지 말아달라”고 적었다.

하지만 핵심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SNS에 “대단한 것은 친윤(친윤석열)들이다. 당 대표 여러 명 날린 것도 모자라 혁신위원장도 붙였다 뗐다 마음대로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최악의 간신들로 기록될 것”이라고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친윤계로 규정하며 지도부에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친한계 일각에서는 “앞서 안 의원이 소장파인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과 박은식 광주 동남을 당협위원장을 혁신위원으로 제안했지만, 비대위가 거절했다”면서 지도부 사퇴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선 패배 후유증을 극복할 발판으로 여겼던 혁신위가 닷새 만에 첫발도 떼지 못한 채 좌초되면서 송 위원장은 안 의원의 혁신위원장 사퇴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며 수습책 마련을 고심 중임을 토로했다.

특히 당장 당 지도부로서는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원 인선을 원점 재검토해야 할 입장이지만, 안 의원이 사실상 ‘혁신위 무용론’을 지적하며 사퇴한 마당에 혁신위라는 틀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불거지면서 혁신위원 인선부터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앞두고 혁신위 구성해야 하는지, 여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전대에서 후보들이 혁신 경쟁을 하고, 새 대표가 혁신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19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가운데 안 의원을 포함해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며, 그리고 지난 대선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 의원, 장동혁 의원도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