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방송된 일본 NHK TV 인터뷰에서 “일본과 북한이 대화와 소통을 하고, 필요하면 수교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이것이 가능하도록 상황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 (양국이) 원만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를 추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막힌 가운데 미국 또는 일본이라도 먼저 북한과 대화에 나선다면 그것은 한반도 평화에 바람직하기 때문에 한국은 이를 돕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이러한 북-일 관계 언급은 최근 한국에서 날아왔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무인기 사태에 대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2일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남북이 공동조사하자는 제안을 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0월 경주 APEC 참석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강력 요청했지만 무산됐지만 앞으로 북-일 대화 등을 통해 남북한 간의 대화 채널도 다시 뚫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으게 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기도 하다.
"수산물 수입, CPTPP 가입에 중요하나 장기 과제"
이 대통령은 NHK 인터뷰에서 일본 측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현 수산물의 한국 수입 재개 문제에 대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일본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이 사안도 중요한 의제다”라면서도 “현재 상태로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서적 문제와 신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CPTPP는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결성체로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일본, 캐나다, 호주 등 12개국이 가입해 있다. 한국도 가입을 추진 중이다.
최근의 중일 첨예 대립에 대해 이 대통령은 “각국은 고유의 핵심적 이익 또는 국가 존립이 매우 중요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문제에 관한 일본 측 입장에 대해 매우 안 좋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중일 대립에 대해) 한국이 깊이 관여하거나 개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과 중국이 모두 자기 편으로 한국을 끌어들이려 경쟁하는 양상에서 이 대통령은 신년 벽두 방중 때 시 주석에게 “(한국에게는) 중국만큼 일본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직접 말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청와대에서 일본 NHK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의 역시 진행될 것이라고 위성락 안보실장이 이미 밝힌 가운데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되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며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나쁜 추억들은 잘 관리해 가면서, 좋고 희망적인 측면은 최대한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향적 자세를 강조했다.
"다카이치를 안동으로 초대하고 싶어"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개인적 소감에 대해선 “(다카이치가) 한국에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알았는데, 매우 인간적이고 열정 넘치는 분이었다”며 후광 없이 국가 지도자가 됐다는 점에서 공감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이유로 충돌하는 것이 일본과 한국의 정당한 이익이나 미래를 해칠 수 있다”며 자신도 야당 정치인 시절과 국가 지도자가 된 지금은 한일 관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3∼14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한일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나라현은 다카이치의 고향이자 정치 본거지다.
이 대통령은 “기회가 되면 (다카이치 총리를) 고향 안동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