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제조업과 방위산업의 핵심 거점인 창원국가산단을 배경으로, 국립창원대학교는 고급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에 본격 나섰다고 14일 밝혔다.
국립창원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혁신인재양성사업(AX대학원)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위아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면서다. 대학과 기업이 손잡고 제조·방산 현장에 필요한 석·박사급 AX(인공지능대전환) 인재를 함께 길러내는 구조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분명하다. 제조와 방산,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창원국가산단이다. 창원국가산단은 국내 대표 기계·부품·소재·정밀가공 산업 집적지이자, 경남 제조업 경쟁력의 기반이다.
동시에 방산 생산과 기술 역량이 축적된 지역 산업 생태계의 중심축이기도 하다. 국립창원대의 인공지능혁신인재양성사업은 단순한 대학 사업을 넘어, 창원국가산단과 경남 산업 전반의 AI 대전환을 뒷받침할 인재 기반을 만드는 작업으로 읽힌다.
제조와 방산은 모두 정밀성과 신뢰성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야다. 생산 공정의 작은 오차는 품질과 원가, 생산성에 직결되고, 운용 단계의 짧은 지연은 안전과 성능, 시스템 신뢰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방산은 설계·생산·시험·운용·정비·후속군수지원까지 전 주기적 판단 역량이 요구된다. 결국 제조와 방산 모두에서 AI는 더 이상 부가 기술이 아니라, 경쟁력의 핵심 기술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립창원대가 내세우는 인재양성 방식도 이론 중심 교육과는 결이 다르다. 실제 산업현장과 운용현장, 실증환경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문제를 해결하는 현장운용형 AX 인재양성이 골자다. 국립창원대는 대학 안에서만 머무는 교육이 아니라, 창원국가산단을 비롯한 경남 산업 현장의 과제를 교육과 연구의 중심에 놓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참여한 공동연구기관의 산업 생태계는 이번 사업의 실효성을 더욱 키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월 항공엔진 소재·부품 자립화 상생협의체 출범 당시 협력사 39개사와 함께하는 구조를 공개했고, 현대위아는 올해 3월 주요 협력사 123곳이 참여한 ‘2026 파트너십 데이’를 열었다. 공개된 수치만 단순 합산해도 두 기업의 직접 협력 네트워크 접점은 160곳을 웃돈다. 국립창원대의 인공지능혁신인재양성사업이 대학과 두 기업만의 협력에 그치지 않고, 창원국가산단과 경남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대표 방산 제조기업으로 항공엔진과 추진체계, 방산 플랫폼 분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정밀기계, 구동부품, 열관리 시스템, 로봇 등 첨단 제조 역량을 앞세워 미래 제조 생태계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두 기업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국립창원대의 사업이 선언적 구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제조 AX와 방산 AX의 실제 수요를 교육과 연구 안으로 끌어들이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7일 국립창원대를 찾은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박민원 총장과 함께 AI 기술의 지역 협력과 산업 연계 방안을 논의한 자리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위아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AI 정책, 지역 거점 대학, 창원국가산단 기반 핵심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경남 산업의 미래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적지 않다.
결국 AI 전환의 성패는 기술보다 사람에게 달려 있다. 창원국가산단과 경남 산업현장을 이해하고, 제조와 방산의 복합 문제를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풀어낼 수 있는 인재가 있어야 산업 전환도 현실이 된다. 국립창원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위아의 이번 협력은 바로 그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키워내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경남 지역과 창원국가산단을 기반으로 한 이번 인공지능혁신인재양성사업이 제조 경쟁력 고도화와 방산 경쟁력 강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보여주기식 협약을 넘어, 지역 산업의 미래를 바꿀 실질적 AX 인재양성 체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