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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동의보감과 녹차 이야기

한자 의미 새기지 않아 생긴 오류,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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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양승엽기자 |  2011.08.12 16:41:50

녹차는 요즘 우리 주변에서 부각되는 건강식품 중 한가지다. 언론 발표를 보면 그 자료를 대개 현대식 논문이나 중국, 일본의 자료를 인용하곤 한다. 그러나 역자는 우리의 것, 그 중에서도 동의보감의 자료를 제대로 한번 공부해 보거나 한번이라도 살펴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동의보감에는 여섯개의 조문으로 녹차 부분을 기록하고 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녹차
동의보감 원문을 살펴보면 ‘목부-87 고다(苦茶·작설차)는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달고 쓰며, 독이 없다(性微寒(一云冷)․味甘․苦․無毒). 몰린 기운을 내리게 하고, 오래된 식체를 삭아지게 하며, 머리와 눈을 맑아지게 하고, 소변을 나가게 하며, 소갈(당뇨)을 치료하고, 잠을 덜 자게 한다. 또 굽거나 볶아먹고 생긴 독을 풀어준다(下氣, 消宿食, 淸頭․目, 利小便, 止消渴, 令人少睡, 又解炙․炒毒)'. 나무는 작고 치자나무 비슷하나 겨울에 잎이 난다. 일찍 채취한 것은 작설차이고, 늦게 채취한 것은 명차다. 그 이름에는 작설차, 가차, 설차, 명차, 늦차의 5가지가 있다.

옛사람들은 차의 싹을 작설, 또는 맥과라고 했다. 이것은 아주 어린 잎을 말한 것으로, 곧 ‘납다’라는 것이다. 어린 잎을 채취해 짓찧어서 떡을 만들었다. 어느 것이나 불을 거쳐야 효과가 좋아지게 된다(樹小似梔子, 冬生葉, 早採爲 茶, 晩採爲 茗. 其名有五, 一曰 茶, 二曰 檟, 三曰 蔎, 四曰 茗, 五曰 荈, 古人, 謂其芽爲雀舌․麥顆, 言其至嫩, 卽臘茶是也. 採嫩芽, 搗作餠, 並得火․良).

명은 노차라 하기도 하는데 잎이 늙은 것을 말한다(茗, 或曰荈, 葉老者也).(본초)

수·족궐음경으로 들어간다. 마실 때는 마땅히 덥게 해서 마셔야 한다. 만일 식혀서 마시면 담이 몰리게 된다. 오랫동안 복용하면 사람의 지방이 빠져 살이 빠지게 된다(入手․足厥陰經, 飮之宜熱, 冷則聚痰, 久服․去人脂, 令人瘦).(입문)

몽산에서 나는 차는 성질이 따뜻해 병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아주 좋다. 의흥차·육안차·동백산차·신화산차·용정차·민랍차·촉고차·보경차·여산운무차는 다 맛이 좋아서 붙여진 이름이다(蒙山․茶, 性溫, 治病最好. 宜興茶·陸安茶·東白山茶·神華山茶·龍井茶·閩臘茶·蜀苦茶·寶慶茶·廬山雲霧茶, 俱以味․佳, 得名).

구운 거위 고기를 먹기 좋아하는 어떤 사람에게 의사는 반드시 내옹(종기)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끝내 그 사람은 병이 생기지 않았다. 그 사람을 찾아가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 사람은 매일 밤 꼭 맑은 차 한사발씩 먹곤 했는데 이것이 독을 해독했던 것이다(一人好食燒鵝不輟, 醫者謂其必生內癰, 後卒不病, 訪知此人, 每夜必啜凉茶一椀, 此其解毒(식물)라고 기록돼 있다)
(주:위 본문은 역자의 ‘물고기 동의보감’에서 인용했다. ‘양승엽코드’에서 목부-87은 약으로 쓰이는 나무 158종 중에서 87번째라는 뜻이다. 허준 선생이 (본초)는 ‘본초강목’에서, (입문)은 ‘의학입문’에서 인용한 것이다)

◇글자 한자 차이
녹차의 효능에 대해서는 일반에 잘 알려져 있으므로 별로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첫째 조문, 넷째 조문, 여섯째 조문을 해석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첫째 조문에서 녹차의 성질이 약간 차다했다. 이 말은 몸의 몰린 기운을 풀어줘 바로 잡아주는 작용이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 그래서 넷째 조문의 복용법에서는 따뜻한 상태에서 녹차를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만일 차게 해서 먹으면 몸의 몰린 기운을 풀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작용이 일어나 몸의 몰린 기운이 더 몰리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섯째 조문이다. 여기서는 양다(凉茶)라는 글자가 나오는데 실제 환자의 경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옥편을 찾아보면 양(凉)자는 차다(冷)는 뜻과 맑다(淸)는 두가지 뜻을 갖고 있다.

따라서 ‘양다’라는 해석을 차운 차, 혹은 식은 차로 해석을 한다면 첫째 조문과 넷째 조문의 내용이 뒤집어 지는 결정적 오류가 나오게 된다. ‘양다’는 맑은 차로 해석돼야 할 것이다. 동의보감을 해석하는 사람은 단순히 한문 문자를 문자대로만 해석하고 그 의미를 새기지 않으면 이처럼 결정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

윗글에서 동의보감 원문을 살펴봤다. 비록 400년 전의 기록이지만 삭제해야 할 내용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더 많다. 그러므로 동의보감 내용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언론에서 이런 부분을 알리는데 더 신경써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투명인간’ 보다 더 심각
요즘 동의보감이 2009년부터 영문판으로 해석돼 외국으로도 나간다고 한다. 외국으로 나간 영문판 동의보감은 녹차에 관해 어떻게 해석돼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역자는 당연히 영문판 동의보감이 여섯째 조문을 맑은 차로 제대로 해석해 외국에 나갔으리라고 생각한다. 만일 차운 차, 혹은 식은 차로 해석해 외국으로 나갔다면 이는 해석하는 이가 단순히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결정적인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반드시 한번 더 검토해야 할 것이다. 마땅히 동의보감과 ‘투명인간’ 같은 내용도 그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을 설명해주면서 우리말로 해석하는 사람이 정확하게 해석을 했더라면 그동안의 논란이 없었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동의보감과 ‘투명인간’ 처럼 말도 안 되는 내용 때문에 국력이 소모되고 누워 침 뱉기 식의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동의보감과 투명인간 같은 내용은 글자의 해석만 정확하게 하면 논쟁이 해결된다. 그러나 일부에서 한의학이나 동의보감을 해석한 녹차 같은 부분의 오역은 한번 더 검토한 후 영문판으로 해석해 외국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에는 녹차 보다 더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고, 한의학의 존재 가치를 위협할 수 있는 ‘메밀과 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프로필>

1987년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1회 졸업
1987년-현재 대구 인제한의원 원장
2011년 ‘물고기 동의보감’ 출간
대표전화 053)555-5508
www.inj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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