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집안의 권력을 위해 왕의 여자가 된 두 여인이 있다. 한 여인은 왕을 유혹하여 왕비의 자리에 올랐으나 천일의 영광만을 누렸고, 또 다른 여인은 아들을 낳아 대통을 이었으나 궁에서 쫓겨나 죽음을 맞았다. 이렇게 닮은 운명을 타고 난 두 여인 <천일의 스캔들>의 앤 볼린과 드라마 <왕과 나>의 폐비 윤씨를 비교해보자.
권력과 야망을 위해 나라를 뒤흔들고 왕을 유혹한 팜므파탈 – 나탈리 포트만
영화 <천일의 스캔들>은 헨리 8세를 두고 두 자매가 벌이는 위험한 사랑과 유혹을 그린 에로틱 드라마. 영화의 주인공이며 실제 천일 동안 헨리 8세의 부인이자 영국의 여왕이 된 앤은 권력과 명예를 위해 욕망과 야심으로 뭉쳐진 여인이다.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고 성공을 위해 동생의 행복도 무참히 짓밟는 여인 앤 볼린. 결국 앤은 왕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지만 천일간의 영광만을 누릴 뿐이다.
앤 볼린을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은 그녀만의 도도하고 섹시한 매력으로 왕을 단숨에 사로잡는 요부 같은 모습과 야망에 사로잡힌 ‘팜므파탈’ 캐릭터를 열연했다. 그녀만이 가진 특유의 당당함과 섹시한 카리스마는 앤 볼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평을 듣기에 충분하며, 당찬 눈빛과 다부진 입매, 그리고 저절로 베어 나오는 도도한 섹시함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단숨에 그녀의 매력에 빠져 들게 한다.
질투에 눈이 멀어 버려진 왕비 제헌왕후(폐비 윤씨)– 구혜선
최근 사약을 먹는 장면이 방영되어 화제가 되었던 TV 드라마 <왕과 나>의 폐비 윤씨는 앤 볼린과 같은 기구한 인생을 살다간 인물이다. 성종의 후궁으로 가장 먼저 입궁한 제헌왕후(폐비 윤씨). 중전이 된 후에도 기울어진 집안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낸 그녀는 성종마저 다른 여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질투로 인해 왕의 얼굴에 상처를 내었고,
결국 궁 밖으로 쫓겨나 사약을 받는 비운의 여인이 된다. TV드라마<왕과 나>에서 제헌왕후(폐비 윤씨)로 변신해 열연을 펼친 구혜선은 단아하지만 강한여인을 연기하며 질투에 사로잡혀가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앤 볼린과 제헌왕후(폐비 윤씨)는 왕의 여자가 되어 권력을 가지게 된 후 자식을 낳음으로써 역사에 큰 영향을 준다. 앤 볼린의 딸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국의 부흥기를 이끈 최고의 여왕으로 칭송 받고 있으며, 폐비 윤씨의 아들 연산군은 갑자사화를 일으키며 정국에 큰 혼란을 가져온 것. 이렇게 기구한 인생을 살았던 두 여인의 인생은 닮은 듯 다른 인상을 주며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로 끊임없이 사랑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