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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불황은 없다? ‘1조 클럽 기업’ 뜨는 비결

게임·인삼·커피·뷰티…차별화 전략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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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02.18 08:48:12

▲장기화된 불황속에서도 꿋꿋하게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기업들이 연이어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각 기업)


경기불황 탓에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매출 ‘1조 클럽’에 새로 진입한 기업들에게 눈길이 쏠린다. 게임·ICT 업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일부 식품 기업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비결이 뭘까. (CNB=김유림 기자)   

온라인 게임 세상, 글로벌 확장
신세계·CJ, ‘소비취향 저격’ 성공 
한국인삼공사 ‘홍삼의 파격 변신’ 

불황의 그늘을 느끼지 못하는 업종은 역시 게임업계다. 현실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잠시나마 고민을 잊으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다, 국경을 초월한 온라인 세상이 성장을 가져왔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 전경. (사진=김유림 기자)


대한민국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는 ‘게임’과 ‘음악’의 약진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연결 매출이 1조4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57.1% 증가했다. 

카카오의 작년 게임 매출은 3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7.8%나 늘었다. 이 중 4분기에 거둬들인 매출은 2215억원이며, 하반기 새롭게 선보인 프렌즈팝콘, 콩푸팬더3 등 모바일 게임이 인기를 끌며 실적을 견인했다. 

또 지난해 3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 1위인 멜론을 품에 안으면서, 음악 매출이 전년 154억 대비 무려 18배나 뛰어 2963억을 기록했다.  

이밖에 카카오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카카오프렌즈도 상당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홍대점은 라이언 등 카카오톡 인기 캐릭터들에 힘입어 하루 최대 매출이 2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로 대박을 치면서 2년 연속 매출 1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사진=넷마블)


게임기업 중에서는 넷마블게임즈가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업계 1위 넥슨을 추격하고 있다. 넷마블은 작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4%나 증가한 1조50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2012년부터 연평균 61%를 성장하며 게임업계에서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는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스톤에이지, 마블퓨처파이트 등 모바일 게임이 국내외에서 고루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51%나 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을 통해 올해 매출 2조 클럽 진입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식품업계, 소리없는 혁신

또 지난해 다수의 식품기업이 경기 침체 속에서 매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 1조원은 기업의 이미지와 규모,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한국 산업계의 상징적인 숫자지만, 식음료업계의 경우 그 의미가 더 남다르다. 전자나 자동차, 건설사들과 달리 가격이 몇백원에서 몇천원에 불과한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2015년부터 자신의 SNS에 피코크 신제품 제작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용진 부회장 SNS)


신세계그룹은 식품 계열사 두 곳을 1조 클럽에 입성시키며 겹경사를 맞았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 매출 1조690억원, 영업이익 21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17.9%, 146% 늘었다. 지난 1995년 신세계백화점에서 분사한 뒤 21년만의 성과다.  

당초 단체급식으로 시작한 신세계푸드는 외식체인과 식품수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갔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그러나 2년 전부터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의 대형 유통채널에 PB브랜드 가공식품을 제조, 납품하면서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또 2015년부터 수익이 나지 않는 외식사업부 점포를 과감히 폐점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신세계푸드는 2008년부터 운영해 온 베이커리 카페 페이야드 3곳(신세계백화점 본점·부산 센텀시티점 등)과 대전 세이백화점에 입점했던 한식뷔페 올반을 철수하는 등 10여개 매장 정리를 단행했다. 

하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여전히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CNB에 “지난해 이마트 PB상품인 피코크와 가정간편식 올반의 인기가 매출 1조를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거래와 관련해 “올해부터 차츰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광화문점 전경. (사진=김유림 기자)


신세계와 미국 스타벅스의 합작법인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국내에 진출한지 17년 만에 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조원의 매출은 스타벅스가 진출한 75개국 중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성공한 요인은 유통공룡 신세계그룹과의 협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결국 양질의 고객 서비스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벅스는 커피프랜차이즈 중에서도 대표적인 ‘고객 중심’ 경영 기업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과 코피스족(카페에서 업무보는 사람)이 장시간 머물러도 누구도 눈치를 주지 않으며, 전기 콘센트가 아예 없거나 한 두군데만 준비해놓은 다른 프랜차이즈와는 다르게 자리마다 있다. 진동벨을 사용하지 않고 고객의 닉네임이나 주문번호를 직접 부르는 것을 고집하는 이유도 고객과 한 번 더 눈을 마주치기 위해서다. 

최신 IT기술의 도입 역시 고객의 편의성을 위해 시작됐다. 2010년 K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 매장 내 무료 와이파이를 도입했으며, 2014년에 한국 스타벅스에서 실시된 사이렌오더는 2015년 본토인 미국에 역수출까지 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전국 1000여곳의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9600여명 임직원을 전부 정규직으로 채용한 점이 서비스의 질을 높인 것 같다”며 “특히 국내 현지화 전략을 위해 아시아 최초로 로컬 디자인팀을 꾸려 가장 한국적인 음료와 푸드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의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휴대가 편리하고 쉽게 마실수 있도록 만든 스틱형 홍삼 제품이며, 2014년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 ‘미생’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사진=KGC인삼공사, 미생 캡처)


KGC인삼공사(한국인삼공사)는 건강기능식품 업계 최초,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들어서게 됐다. KGC는 지난 1999년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가 인삼사업부를 분리해 세운 100% 자회사이며, 2002년 KT&G와 함께 민영화됐다.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 전반적으로 ‘웰빙’ 열풍이 불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홍삼의 원조 KGC인삼공사는 승승장구했다. 2006년 43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1년 9401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목전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저렴한 홍삼 제품과 다양한 건강기능식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2012년(8319억원), 2013년(7848억원) 내리막길을 걸었고, 홍삼은 이미 트렌드가 끝났다는 말까지 나왔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KGC인삼공사는 그 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2030 젊은층으로 타깃을 확대했다. 지난 2012년 정관장의 홍삼정을 100년 만에 액상 형태의 스틱포장으로 만들어 ‘홍삼정 에브리타임’을 출시했고, 전환점을 맞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예전의 정관장 홍삼정은 일일이 작은 스푼을 이용해 뜨거운 물에 타먹어야 했지만, 홍삼정 에브리타임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건강을 챙길 수 있어 돌풍을 일으킨 것. 

이에 힘입어 2014년 건강기능식품 업계에 치명타를 안겨준 가짜 백수오 사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매출이 성장했다. 2014년 매출 8226억원, 2015년 9178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지난해 1조1076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고객의 니즈에 맞춘 신제품 및 전략제품의 운영을 통해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은 것을 성장의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몇년간 사회적이슈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 등으로 인해 개인과 가족의 건강을 중요시 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뷰티 시장 ‘지각변동’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스토어(H&B숍) 올리브영은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기업(CJ) 계열이니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유통공룡 신세계(분스)와 롯데(롭스), GS(왓슨스)를 따돌리고 1조를 달성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홍대에 위치한 CJ올리브영 전경. (사진=김유림 기자)


올리브영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으며 1999년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국내에서 드러그스토어 개념초자 생소했기 때문에 실패할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18년이 지난 지금 후발주자의 공세를 제치고 업계 내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국 오프라인 700여개 국내 매장과 함께 중국 5호점까지 내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이처럼 올리브영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비결은 협력업체 중 국내 중소업체 비중이 70% 수준일 정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브랜드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메이저 화장품 기업이 독식했던 뷰티 시장에 염증을 느끼던 소비자들은 유명메이커보다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효과를 줄 수 있는 화장품을 찾기 시작했고, 올리브영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아이소이, 네오젠, 23이어즈 올드 등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매장도 없던 이들 중소 브랜드들은 올리브영을 통해 스타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앞으로 올리브영은 단순한 헬스&뷰티 스토어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중점을 뒀던 건강과 미용, 화장품뿐만 아니라 리빙과 음향, 반려동물 용품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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