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이 부산교통공사에 직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지 100일이 됐다. 이들은 오늘로써 부산시청 앞에서의 투쟁을 해산하고 이후 서울로 올라가 국회와 청와대 등에 직접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9일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부산지하철노조 등은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청소노동자 직고용 요구 농성 100일차’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교통공사에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5일 부산교통공사에 직접 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시청역 대합실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오늘(29일) 이들의 농성이 100일째를 맞으며 부산교통공사의 청소노동자들은 다시금 교통공사에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한 날로부터 3년, 지방선거 도입 23년 만에 부산시장 정권교체가 된 지 22개월이 지났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난해 1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매일 아침 시청과 부산교통공사에 선전전을 했다. 또 100일 동안 차가운 바닥에서 농성했지만 우리는 변한 게 없다”며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들 노동자는 “지난 2017년 5월 문 대통령의 약속 후 우리는 부산교통공사 직원이 될 날만을 기다렸다. 35년의 차별보다 더 길었던 지난 3년, 우리는 배제된 인생을 살고 있다”며 “지난해 7월 부산지하철노조가 파업을 벌여 정규직 일자리 540개가 만들어졌다. 청와대부터 부산시, 부산교통공사가 나날이 자화자찬을 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는 변한 게 없다”고 재차 비정규직에 대한 설움을 표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로 부산교통공사 등이 정규직 전환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오거돈 전 시장이 범법행위 성추행을 덮기 위해 도망치듯 사퇴해 우리는 착잡했고 난감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껏 ‘오거돈’에게 청소노동자 직고용을 요구하진 않았다”며 “이는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가 해결할 일이다. 부산시와 교통공사는 ‘오거돈’의 부재란 또 한 가지의 핑계로 외면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대표 황귀순씨는 “우리는 이제 농성장을 지키는 투쟁이 아닌 코로나19 감염 확산 저지법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투쟁을 확대할 것이다. 직접 서울로 가서 호소할 것”이라며 “부산으로 전국의 이목이 몰리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정규직이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위해 전면 투쟁을 진행하는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의 새로운 사회적 모델을 알리고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로 올라갈 예정인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향후 일정은 ▲내달 6일 오후 2시 부산교통공사 본사 앞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기자회견 ▲내달 8일 오후 2시 국회 본관서 정의당 국회의원 당선자 간담회 ▲내달 11, 18일 서비스지부 결의대회 ▲내달 20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 등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