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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비즈] 현대차가 던진 질문 14개 “로봇의 과거와 미래”

‘이색 로봇 전시회’ 부산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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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1.10.20 09:58:23

전시존마다 물음 띄워 관람객 고민 유도
BTS와 춤판 벌였던 로봇개 ‘깜짝 등장’
현대차가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실감

 

현대자동차가 오는 31일까지 여는 '헬로 로봇, 인간과 기계 그리고 디자인'전은 질문의 연속이다. 시작은 "로봇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이다. 여기에 과연 어떤 답을 내놓을 지는 관람객의 몫이다. (사진=선명규 기자)

 

모이지 말고 움직임도 줄이고 마스크 없이는 대화도 금해야 하는 ‘자제의 시대’. 출타는 왠지 눈치 보입니다. 그래서 CNB가 대신 갑니다. 재밌고 새롭고 어쨌든 신선한 곳이라면 어디든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부산 수영구 망미동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차의 로봇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자동차 회사가 로봇을 소재 삼은 속내는 뭘까요? <편집자주>


 


예술 전시회인가 공상과학(SF) 박람회인가.

현대자동차가 지난 4월 개관한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오는 31일까지 여는 ‘헬로 로봇, 인간과 기계 그리고 디자인’전은 그사이 어디쯤에 있다. 로봇을 한보따리 풀어놓고 관람객을 맞는다. 그리고 묻는다. 로봇에 관한 질문들이다. 기계 구조나 기술적인 문제일까 벌써 머리가 지끈거리는가? 그럴 필요 없다. 난해하지 않다. 실마리 찾기를 보는 이에게 떠넘겼는데, 고민하는 과정에서 흥미가 유발된다. 정답지 없이 자유로운 생각을 묻는 것이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인 이 한 단어만 기억하자. 로봇.
 


‘매트릭스’ ‘블레이드 러너’ 당신의 로봇 첫 경험은?



크고 작게 나뉜 전시실을 통틀어서 물음표 14개가 있다. 구역마다 천장에 문장이 매달려 있다. 가령 들머리에 장대하게 선 로보트 태권V 위에는 이런 까만 글자가 대롱대롱하다. “Have you ever met a robot?(로봇을 만난 적이 있습니까?)” 이번 전시회의 시작을 선포하는 안내 말과 같다. 이 앞에서 관람객은 처음으로 곱씹는다. “언제였더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답의 서막이 이렇게 오른다.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로봇이 등장하는 영화 포스터와 프라모델을 마주하게 된다. 공각기동대, 건담 등이 보기처럼 늘어서 있다. 이곳의 질문은 이거다. “로봇에 대한 첫 경험은 무엇입니까?” 여기선 대답을 잘해야 한다. 나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매트릭스’(1999作)를, 40대 남성은 ‘블레이드 러너’(1982作)를 꼽았다. 이 구역에선 이렇게 세대 판독기가 작동한다.

 

매트릭스 등 영화 포스터가 늘어선 구역(맨위)과 인간의 업무를 돕는 로봇이 소개된 곳(가운데), 그리고 아기를 돌보는 로봇이 젖병을 든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편리와 모성 사이



‘늘어나라 가제트 만능팔!’. 이 지시어를 보고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떠올랐다면 최소 불혹은 넘겼을 것이다. 그 시절 어린이들은 상상했다. 팔이 고무처럼 자란다거나 모자에서 프로펠러가 나와 날아가는 만화적 상상.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공상이다.

“당신은 본래의 타고난 것보다 더 나아지길 원하십니까?” 이 질문 아래 1983년 미국 CBS에서 방영한 만화 '형사 가제트'의 삽화가 놓여있다. 그 옆에는 사람의 목부터 발까지 뒤에서 감쌀만한 모양의 ‘로봇 외골격 장치’가 있다. 안내문은 이렇게 소개한다. “내장된 센서가 1초에 500회의 속도로 하반신 마비 환자 움직임의 의도와 기능을 계산하는 동안 환자는 자신의 몸무게를 옮겨 비스듬하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정상적인 걸음걸이 흉내가 아니라 환자들이 다리를 움직여서 자신의 근육을 사용하는 것을 도와준다” 로봇은 과연 유용하다.

그러나 다음 질문엔 선뜻 호의 어린 답을 내리기 어렵다. 로봇의 역할을 어디까지로 한정지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요람 옆에 젖병을 든 로봇이 보모처럼 자리하고 있다. 젖먹이를 먹이려는 것이다. “로봇의 보살핌을 받기 원하십니까?” 4살 딸과 함께 온 김지이 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기계’에 아이를 맡길 순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편리함은 모성의 영역에 쉬이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엔 깜짝 스타도 출연한다. 얼마 전 방탄소년단(BTS)과 춤판을 벌여 화제가 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로봇개 ‘스팟’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두 로봇은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 맞춰 멤버들과 함께 흥겨운 안무를 소화했다. 점프는 물론 포인트 안무인 옆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스탭까지 잔망스럽게 이행했다.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 뺨치는 이 댄스 영상은 조회수 34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 깜짝 출연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왼쪽)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 (사진=선명규 기자)

 


로봇 투자는 ‘인류를 위한 진보’ 과정



그렇다면 자동차 만드는 회사가 왜 로봇에 눈독 들이는 것일까?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인간을 무한한 가능성의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혁신적인 로보틱스 기술을 선보이면서 현대차가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방향성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를 목표로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영역에 투자하며 일상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헬로 로봇, 인간과 기계 그리고 디자인'전은 그 시연의 장인 셈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로봇을 미래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 등을 개발해 주목 받던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신호탄을 쐈다.

당시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보행), 로봇팔, 비전(인지/판단) 등의 기술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산업현장의 위험을 감지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Factory Safety Service Robot, 팩토리 세이프티 서비스 로봇)’을 최초로 공개하고 기아 오토랜드 광명 내에서 최근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조, 물류, 건설 분야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할 거란 청사진도 발표했는데, 그 결과물이 최근 나왔다.

기아 광명공장에 산업현장의 위험을 감지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경비원으로 ‘스팟’을 기용한 것이다.

능력치를 높인 것이 특징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에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AI 프로세싱 서비스 유닛’을 접목시켜 완성했다.

이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이동하기 힘든 좁은 공간과 계단 등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특히 유연한 관절의 움직임을 활용해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사각지대까지 파악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장 현동진 상무는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첫 번째 협력 프로젝트로써 사람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앞으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사람의 안전과 편의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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