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면접위원 절반 이상 위촉…타대학 출신 지원자 급증
전남대병원 자병원 인턴파견 처음으로 정원 채워
비인기과 전공의 증가로 이어져 도서지역 의료서비스 향상에도 도움
광주의 한 대학병원이 공정을 내세운 채용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로 10여년만에 인턴 정원을 채웠다. 이와 같은 변화는 비인기과 전공의 지원자 증가 등 지역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지역 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안영근)에 따르면 2022년도 인턴 91명 모집 중 96명이 지원해 1.05: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원을 모두 채운 것은 물론 자병원인 ▲순천성가롤로병원 ▲목포중앙병원 ▲여수전남병원 ▲여천전남병원 등 4곳의 병원에도 처음으로 12명의 인턴 정원을 모두 채워 파견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수도권 일부 대형 병원들도 인턴 미달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대학병원이 인턴 정원을 채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남대병원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수련시스템은 물론 인턴 채용 과정에서 기존 틀을 과감하게 깨고 혁신적인 채용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으로는 면접 위원의 외부화다.
전남대병원은 지난 2021년도 전공의 채용 면접 때부터 총 5명의 면접 위원 중 3명을 타대학 의과대학 교수로 위촉했다. 기존에는 5명 모두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였지만 작년부터 절반 이상의 면접위원을 타대학 출신으로 채워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 것이다. 면접관의 외부위원 위촉은 전국 국립대병원 중 전남대병원이 최초로 실시했다.
주재균 교육수련실장(외과 교수)은 “인턴 및 전공의들에게 설문조사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터뷰를 해본 결과 채용시스템의 재검토가 필요했다”며 “철저하게 실력위주의 선발을 위한 외부 면접위원 위촉으로 채용시스템 혁신의 첫 발을 내딛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공의 선발시 외부 면접위원 위촉은 인턴 모집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인턴 선발 인원 87명 중 타 의과대학 출신은 10명(11.5%)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1명 중 22명(24.2%)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공의의 공정 채용이 보장됨에 따라 타대학 출신들의 인턴지원이 급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남대병원 교육수련실에서 인턴·전공의들을 위한 근무 환경 및 시설 개선을 한 것도 주효했다. 개개인별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개선방향은 물론 MZ세대들의 요구에 맞춰 수련환경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었다.
안영근 병원장은 “채용시스템의 변화가 인턴 및 전공의들의 지원 확대로 이어져 지역 내 의료서비스 환경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고무적”이라며 “광주 뿐 아니라 전남지역의 자병원 인턴까지 증가함에 따라 도서지역 의료질 확대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