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돌연 수원 유세일정 전격 취소
'윤핵관'이 이준석 심기 건드렸다는 말 돌아
'윤-안 단일화' 실패 책임 두고 신경전 가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윤석열 대선 후보의 수원 지원 유세를 참석 20분 전에 돌연 취소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이준석-윤핵관'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윤핵관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측근(핵심 관계자)을 지칭하는 말로, 작년 연말에 이 대표가 윤핵관과 심한 당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로 인해 대선을 코앞에 둔 현 시점에 당시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CNB=도기천.심원섭 기자)
국민의힘 공보실은 24일 오후 1시 40분께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가 오후 2시 참석 예정이던 경기 수원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이날 오전 선대본 회의 중 나왔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의 이 대표에 대한 공개 경고가 일정 취소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조롱해 야권 내에서도 '지나치다'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을 이중적 행태라며 비난 했었다.
그러자 국민의당 측은 이준석 대표가 먼저 안 후보 쪽에 합당과 지분을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선대본 회의에서 “당 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이 아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라며 공개 석상에서 이 대표를 비판했고, 그 직후 국민의힘 공보실은 이 대표의 유세 일정 취소를 알렸다.
평소 같으면 유세 일정 변경은 종종있는 일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으나, 이날은 선거 컨트롤타워인 권 본부장이 당 사령탑인 이 대표에게 직접 경고성 발언을 한 뒤라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2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권 본부장의 발언을 전해들은 이 대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주변의 얘기로는 이 대표가 권 본부장의 발언을 전해 듣고 상당히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를 향한 권 본부장의 공개 경고는 윤 후보의 뜻으로 봐야 한다. 윤 후보가 이 대표와 다시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곤란하니 권 본부장이 대신 총대를 멘 것 같다”고 전했다.
대선 코앞인데... 다시 폭풍전야
이런 상황을 두고 작년 12월에 터진 ‘당 대표-윤핵관’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야권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이후 당 일각에서 이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일각에서는 ‘윤핵관’으로 지목된 일부 의원들이 이 대표를 '패싱' 한 채 국민의당 측과 막판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국민의당 측도 이 대표에게 단일화 무산의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선대본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단일화에 있어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소통을 전혀 하지 않은 걸로 파악하고 있다. 그쪽(국민의힘)이 제각각 플레이를 하니 단일화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 리가 있겠냐"며 이 대표의 리더십을 의심했다.
(CNB=도기천.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