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윤핵관’ 자임하며 힘 과시
장제원, 단일화 '전권' 비선 논란
국민의힘 내부서도 '윤핵관' 곤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간 후보 단일화 결렬 책임을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논란이 재점화 됐다. 윤핵관은 과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후보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측근들을 비판할때 사용했던 단어다. (CNB=도기천·심원섭 기자)
논란의 발단은 윤 후보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야권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하면서 자신이 전권을 준 협상 실무자가 장제원 의원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윤 후보는 그 이유에 대해 “장 의원의 매형이 카이스트 교수로 (과거 카이스트 교수였던) 안 후보와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어 의사전달이 편하지 않겠나 생각했다”며 “안 후보도 장 의원을 협의 채널로 하는 거에 대해 동의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과거 자신의 부친이 항암 치료를 받을 때 안 후보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여러 도움을 줬다고 설명하는 등 안 후보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장 의원은 지난해 8월 윤 후보의 경선 캠프에서 상황실 총괄실장을 맡는 등 핵심 측근으로 활동하면서 ‘윤핵관’으로 거론돼온 인물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장 의원은 대선 경선 직후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백의종군을 선언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선대본부 내에서 직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할 시기에...
하지만 이번에 장 의원이 야권 단일화 협상에서 윤 후보의 전권을 부여받아 협상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여기에다 권성동 의원은 스스로 ‘윤핵관’임을 강조하면서 “자랑스럽다”고 말해 ‘윤핵관’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달 28일 강원도 동해시 유세에서 “제 별명이 '윤핵관'인 것은 알고 계시지 않느냐. 저는 ‘윤핵관’인 걸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모든 것은 다 인간관계다. 법과 원칙도 있지만 지역 예산 확보하는 것은 결국 지역구 의원이 힘이 있느냐 없느냐, 대통령과 인간관계가 좋으냐 나쁘냐 등에 따라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당내에서는 권 의원이 불필요한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의원은 2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를 하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꺼낼 이유가 없는 얘기를 한 이유를 모르겠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할 정도로 모든 걸 조심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만 야기시켰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핵심 관계자는 어느 곳에나 다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선후보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이라며 불편해했다.
(CNB=도기천·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