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오만‧독주'라는 수식어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검수완박' 이라는 초유의 법률개정 시도로 온통 나라가 시끄러운 마당에 그나마 다행히도 우리 국민들은 양향자라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한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 결정에 키를 쥔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이번 법안이 이런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작성하고 지난 19일 잠적했다.
자신의 정치 생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의 요구에 반기를 든 것이다. 광주가 지역구인 양 의원으로서는 정치생명을 건 것이다. 비록 한 순간의 오해였지만 “사랑하는 민주당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면서 제명처분까지 감수할 만큼 민주당을 사랑한다고 했던 양 의원 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만약에 있을 오류를 막기 위해, 진정으로 민주당을 사랑했기에,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던져버린 것이다.
양 의원은 사랑하는 국민과 민주당 그리고 대한민국과 문재인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었기에 수많은 오해와 억측으로 인해 개인적 비난으로 고통 받을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입장문에 적었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평소 자신의 소신도 함께 지킨 것이다. 과연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에서 이 처럼 양심을 걸고, 아니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걸어가면서까지 행동하는 의원이 있었나 싶다. 여야 국회의원 모두가 양향자 의원을 정치인의 ‘롤 모델’로 아니, 섬기고 본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 양 의원은 “(자신의)정치인생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제 양심에 따르겠다.”고 입장문에서 밝혔다. 또 “(자신의)이번 판단이 정치기반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음을 잘 안다.”고도 적었다.
시간을 거슬러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이 안건조정위에서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해 '도와주면 민주당에 복당시켜 주겠다.'면서 무소속인 양 의원을 법사위로 사보임까지 시켰다. 민주당이 최장 90일까지 진행되는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양 의원을 법사위로 불러들인 것이다.
무소속인 양 의원이 상임위를 옮겨 안건조정위를 구성하면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바뀌게 된다. 민주당 입장에선 양 의원이 민주당 손을 들어주면 자신들의 계획대로 '검수완박' 관련 법안통과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매불망 9개월여 동안 자신이 사랑하는 민주당 복당만을 위해 노력해왔던 양 의원으로서는 민주당의 요구를 거절하기에는 내적 갈등이 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제안에 대해 양 의원은 "날 모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순간의 유혹을 국민과 민주당의 앞날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내려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양 의원은 자신의 정치생명과 모든 것을 걸고 민주당의 '검수완박' 관련법안 처리에 반대를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검수완박' 관련 법안은 법을 제일 잘 안다는 법조계 인사들도 비판적이다. 국민에게 돌이킬수 없는 피해가 간다는 것이다. 법원·검찰·변호사협회 이른바 법조 3륜도 헌법정신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한다. 하물며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반대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항간에서는 퇴임하는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 입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 않는가. 정당성 또한 의심되는 대목이다. 학계·법조계와 여당에 우호적인 민변과 참여연대조차도 반대하는 이유는 그만큼 살펴봐야 할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수사와 기소 분리 주장이 전부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70여 년간 이어져온 대한민국의 사법체계의 근간을 재설계하는 수준의 법안인 만큼 ‘국민을 위한 수사권 조정’ 이라는 대 전제하에 혹시 있을 오류를 막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지 않는가.
“검찰 개혁은 당위다. 국민으로부터 불신받는 검찰은 부끄러워 해야 한다.” 양 의원이 입장문에서 밝힌 글이다. “반드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사법행정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사안이 중차대한 만큼 오류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것도 당위다.“ 양 의원의 거듭된 주장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자체를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검토를 한 뒤 법안을 통과시키자는 게 양 의원의 주장이다.
입장문에서 양 의원은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를 하자. 정치권은 물론, 이해 당사자인 검찰과 경찰, 사법행정 전문가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들과 함께 논의하자”고 여야와 국민들께 제안하면서 민주당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양 의원은 어제 (20일) “내가 사랑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민주당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검찰개혁은 시대적 소명이지만 좀 더 숙고하자”면서 당과 국민을 위한 애정을 굽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에 당부하고 싶다. “국민과 당을 위해 했던 행동이 오해와 억측으로 인해 개인적 비난으로 고통 받을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양심을 저버릴 수 없었다.”는 소신 있는 정치인을 국민들은 큰 인물로 키운다는 것을.
(박용덕 CNB뉴스 광주전라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