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 발발…초유의 경찰 항명
서장 징계 하자 ‘윤희근 불가론’ 봇물
총경 회의 이어 경감·경위 회의 예고
8월 2일 경찰국 시행까지 저항 고조
“경찰청은 명단 파악할 필요 없다. 나도 참석했으니 대기 발령시켜달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이 정부의 경찰 통제안에 맞서 ‘전국 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을 ‘대기발령’ 하자 경찰 내부망에는 비판 글이 줄을 잇는 등 반발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CNB뉴스=도기천·심원섭 기자)
원인 징계 사태 ‘왜’?
앞서 경찰청은 전국 서장들에게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50여명의 전국 경찰서장이 지난 23일 현장 회의를 강행했고 온라인으로도 150여명이 참여하는 등 총 200여명이 회의에 동참했다.
이에 경찰청은 회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을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한데 이어, 현장에 참석한 경찰들에 대해 지휘부의 해산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국가공무원법상 복종 의무 위반’을 근거로 감찰하겠다고 밝혔다.
전개 초유의 공무원 항명 시작되다
그러자 일선 경찰관들은 경찰 내부망 등을 통해 ‘셀프 신고’를 하면서 비판 글을 쏟아내고 있다.
“조직을 바로 세우자는데 대기발령이라니” “우리 경찰 조직원이 누구에게 복종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냐” “정권 입맛에 맞게 행동하는 지휘부를 규탄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등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를 향한 비판이 거세다. 조직 수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경찰서장은 25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국민을 외면한채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통령만 바라보는 경찰청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전망 앞으로 어찌되나
이번 사태는 앞으로 더 크게 번질 전망이다. 경감·경위 등 중간·초급 간부들이 조만간 전국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
경찰대 출신의 한 경감은 24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30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감, 경위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현장팀장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은 경찰청 앞에서 류 총경의 대기발령을 비판하는 1인 시위와 함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국회 입법 청원 온라인 서명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한국노총 경찰청주무관노조는 25일부터 29일까지 매일 서울역에서 경찰국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
(CNB뉴스=도기천·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