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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IT)야기] 007가방 속 비밀무기…LG전자의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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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3.07.10 09:53:13

80년대 추억의 넥타이부대 사각가방
이동식 첨단TV로 변신…화려한 부활
케이스 열면 화면 켜지고 닫으면 꺼져
정용진 부회장 “내 스타일 TV 발견”

 

LG전자가 선보인 신개념 포터블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Go’는 여행 가방을 닮은 일체형 디자인으로, 들고 다니기에 수월하다. 사진은 LG전자가 지난 5일까지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숲 속 오두막집을 주제로 진행한 ‘LG 스탠바이미 클럽’ (사진=선명규 기자)

“대한민국은 IT강국”이란 말은 이제 잘 쓰지 않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는 이유가 가장 클 텐데요. 그만큼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세계에 이름을 날려 왔습니다. 날로 고도화되는 기술,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결과물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IT 이야기’, 줄여서 [잇(IT)야기]에서 그 설을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1980~90년대 샐러리맨 사이 유행한 아이템이 있습니다. 007가방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아타셰 케이스 입니다. 사각형의 서류가방인데 겉면이 딱딱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 시절 회사원들은 이 튼튼한 가방에 서류나 간단한 소지품을 넣고 다녔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격식 차린 브리프케이스와 실용적인 백팩을 섞은 느낌이랄까요?

어느 유행에나 선구자가 있는 법입니다. 007가방의 경우 제임스 본드가 장본인이죠. 영화 007 시리즈의 이 비밀요원은 적과 싸울 비밀 무기를 007가방에 소지했습니다. 총, 칼은 물론이고 폭탄까지도요. 선 굵은 외모의 주인공이 첨단 장비를 사용하는 장면은 황홀했습니다. 그 당시 거리에 ‘한국형’ 제임스 본드들이 즐비해진 이유는 단순할 겁니다. 멋있으니까, 따라하고 싶어서가 컸겠지요.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나요. 그 시절 샐러리맨의 무기인 서류와 제임스 보드의 병기를 담던 가방이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무엇이 들었냐고요? 서류도 아니고 총도 아닙니다. 바로 TV입니다. 넣은 쪽은 LG전자이고요. 무기의 이름은 ‘LG 스탠바이미(StanbyME) Go’ 입니다. 007가방처럼 네모나고 딱딱한 케이스에 담겼습니다. 들고 다니기 편하라는 의도인데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붙박이란 인식이 강한 TV를 왜 휴대하란 거지? 사연은 이렇습니다.

 

LG전자가 지난 5일까지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숲 속 오두막집을 주제로 진행한 ‘LG 스탠바이미 클럽’. 'LG 스탠바이미 Go’는 가로와 세로의 전환이 자유롭다. (사진=선명규 기자)

 


이제는 야외로도 간다



LG전자는 이동이 자유로운 스크린에 주목해 왔습니다. 시발점은 지난 2021년 선보인 신개념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입니다. 하단에 무빙휠이 적용돼 끌고 다닐 수 있고, 내장 배터리가 탑재돼 전원 연결없이 3시간 사용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주로 집에서 활용도가 컸죠. 거실, 부엌, 방을 넘나들며 쓸 수 있으니까요. 쓰임새가 크다보니 시장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습니다. 출시 초반엔 물량이 달려서 못 팔 정도였으니까요.

이번에 출시한 ‘스탠바이미 Go’는 이동성과 휴대성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입니다. 이름에 고(Go)를 붙인 만큼 더 멀리 갑니다. 집안은 물론이고 공원이나 캠핑장 같은 야외로도 갑니다. 007스타일의 일체형 가방에 담겨서요. 열면 장비가 펼쳐집니다. 리모컨, 전원 케이블 등 액세서리가 자기 자리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케이스 상단에는 손잡이가 달려있어, 들고 다니면 진짜 비밀요원처럼 보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화면이겠죠. 케이스를 열면 화면이 켜지고 닫으면 꺼집니다. 위로 최대 90도까지 기울일 수 있고, 시계 방향으로 90도까지 회전됩니다. 보고 싶은 각도에 맞출 수 있는 거죠.

기존 TV처럼 편의기능도 갖췄습니다. 우선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webOS를 탑재했습니다. 에어플레이와 화면 미러링 등을 지원해 iOS 및 안드로이드 OS 기기와 간편하게 화면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유용해 보이는 건 음성인식 지원입니다.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 음성만으로 채널 변경, 음향 조절, 콘텐츠 검색 등이 됩니다.

여기서 의구심이 생깁니다. 야외활동에 TV를 데려가는데 무사할까? 아무래도 피지컬에 신경이 쓰입니다. LG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은 미국 국방성 내구성 테스트(Military Standard)의 11개 항목(저압 2종, 고온 2종, 저온 2종, 먼지, 진동, 염무, 충격, 낙하)을 통과했다고 합니다. 이 회사가 튼튼하다고 자신하는 이유입니다.

 

LG전자가 지난 5일까지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LG 스탠바이미 클럽’에서 제품을 체험하는 방문객들 (사진=선명규 기자)

 


초기 흥행은 성공…무게·가격이 관건



가방에 넣고 다니는 TV. 신기하긴 한데 과연 소비자 반응은 어떨까요? 우선 초기에 관심은 제대로 받은 모양입니다. 지난달 7일 LG전자가 온라인브랜드샵 라이브방송 ‘엘라쇼’에서 사전판매를 진행했는데 11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몰렸거든요. 회사 측이 준비한 초도물량은 200대로 알려졌는데, 10분 만에 완판됐다고 합니다. 이후 온라인브랜드샵 본판매에서는 페이지 접속 대기자가 2000명이나 몰리며 1시간여 만에 전부 팔렸고, 이어 진행한 판매에서도 역시 시작 1시간여 만에 또 한 번 완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여담입니디만, 이 TV에 빠진 의외의 인물이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인데요.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스탠바이미 Go’에 손을 얹은 사진과 함께 “내 스타일 티비 발견”이란 글을 올렸습니다. ‘스탠바이미 Go’ 출시 직후였죠. 평소 자기주장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정 부회장이기에 관심은 더욱 집중됐습니다. 이 제품의 인기에 정 부회장의 지분이 어느 정도 있을 지 추측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아무튼 이렇듯, ‘스탠바이미 Go’의 초반 인기가 심상치 않은 건 사실입니다. 다만 진입장벽도 존재하죠. 12.7kg의 다소 무거운 무게와 100만원을 훌쩍 넘는 만만치 않은 출하가 입니다. 자유로운 이동에 비해 무거우며 가격도 가볍지 않죠. 이 제품이 롱런하기 위해선 다른 편의성들이 상쇄해야 할 듯합니다. 소비자는 과연 어느 쪽에 주목할까요. 강점일까요 약점일까요. ‘스탠바이미 Go’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합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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