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부착형 공간 매핑 온도 측정 소자. (사진=부산대 제공)

금속 성질의 그래핀을 산화제어 공정으로 반도체 성질을 갖게 함으로써 고감도 온도 측정이 가능하게 한 기술이 부산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세계적인 과학저널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지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부산대학교는 재료공학부 이정우 교수팀이 산화그래핀의 제어된 부분적 환원 공정을 통해 반도체 소재에서 나타나는 NTC 특성을 발현해 PTC 특성 기반의 기존 금속 소재에 비해 온도 감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피부부착형 고감도 시공간 온도 매핑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체온은 호흡, 맥박, 혈압과 함께 4대 활력징후 중 하나로, 건강상태를 진단할 때 가장 먼저 살피는 중요한 항목이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낮은 노인 또는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체온 관리가 필요하며, 특히 영유아는 성인 대비 체온 조절 능력이 낮고 심한 경우 열성 경련에 의한 뇌기능 손상 등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체온 모니터링이 더욱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병원이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체온계의 경우 딱딱한 막대 형태의 체온계를 귀나 입에 삽입해 측정하거나, 거치된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고정된 부위의 온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있는 대상에 대해 장시간 온도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상황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부산대 이정우 교수팀은 매우 얇고 유연한 소재인 그래핀을 어레이(집합체) 형태의 유연전자소자 플랫폼에 적용해, 피부에 장시간 부착가능하며 외부의 기계적 변형에도 성능 저하가 없어 체온을 항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센서 개발에 나서 이번에 성공한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자는 산화그래핀을 화학적 박리법으로 합성하고 이를 제어된 부분적 환원공정을 통해 그래핀이 반도체 특성을 가지면서 온도 변화에 따른 전기적 성질을 최적화해 기존 온도센서에 주로 사용되는 금속 소재에 비해 7배 이상 감도가 향상됐다.

또한, 부분환원된 산화그래핀 표면에 존재하는 산소작용기는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 탈리가 발생하게 돼 부분환원된 산화그래핀의 전기적 성질이 변화할 수 있는데, 이번에 개발한 소자에서는 폴리이미드 고분자 사이에 부분환원된 산화그래핀을 삽입해 외부의 대기 변화나 기계적 응력 변화에도 그 특성을 유지할 수 있게 설계했다.

최종 구현된 센서는 어레이 형태로 제작돼 시공간 온도 매핑이 가능해 시간에 따라 온도가 변화하는 혈류량 측정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대 이정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용액공정이 가능한 화학적 박리법으로 제조된 그래핀의 산화 정도를 제어해 센서에 적용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재를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소자 제작 공정을 간단히 할 수 있고 기존의 감도가 낮은 금속 소재나 가격이 비싼 단결정 반도체 소재와 비교해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재료공학부 신유진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 이정우 교수가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양진영 교수팀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 기초연구실지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전자부품산업기술개발-시장선도형 차세대 센서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해당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6월 14일자에 게재됐으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부산대 신유진 석사과정생은 지난해 '바이오센서스(Biosensors)', 올해 초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제1저자 논문을 발표했다.